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03화 마녀의 공죄 본문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08/
魔女の功罪
「재미있는 소문을 들었어, 우리 공주」
아침, 일을 하러 가는 나를 마중 나온 그로우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나는 한쪽 눈썹을 추켜세우며,
「그거 하란이 "바빠서"라는 이유로 내 방문을 일주일이나 거절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나?」
「반대로 내가 묻고 싶을 정도다. 당신은 그 녀석에게 무엇을 한 거지?」
나는 종이를 받아들이고 내용을 확인한다.
간추리자면 이런 내용이다.
레그너스・로글레아 통칭 "폭식"의 레그너스가, 새롭게 "아이들"을 컬렉션에 추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같다.
스스로의 의지로 로그레아 가문의 문을 두드리는 아이들은 레그너스의 컬렉션으로서 각별하게 보호받게 될 것이다.
「뭐야 이거? 올빼미씨가 고아원을 운영하겠다는 말?」
「이미 하란의 수하가 온 나라를 떠돌며 이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고 있다. 하란과 거래하고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상인이나 손님은 모두 문에 로그레아 가문의 문장을 걸고 있는 모양이다. 왕도로 가는 이동 수단이 없는 아이들도 로글레아 가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말이지」
「비스크는 이 사실을……」
「나한테 정보가 닿았다는 건, 녀석에게도 정보가 닿았다는 것이겠지. 내가 사람을 때릴 기회는 없어지겠지만 당신과 비스크가 목표하는 세계를 생각한다면 "최선의 한 수"다. 게다가 타인을 신용할 수 없는 비스크는 결코 둘 수 없는 한 수지」
비효율적이라는 건 이해하고 있었다.
비스크는 "나만 믿는다"고 했다.
그렇기에 내가 마을의 고아원을 한 집 한 집 시찰하고 문제가 있다면 때리고, 부수고, 아이들을 구하고――그런 얼토당토않은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그너스씨의 저택에 모인 아이들은? 어떻게 할 거야? 레그너스씨가 엄청난 부자이긴 하지만……」
「내 생각엔――아아, 역시나군」
그로우는 귀를 쫑긋 세우는 몸짓을 한다.
「하이드키아 가문에서 마차가 왔다」
「ㅇ, 왜?」
「말한 대로다. 비스크는 그 누구도 믿지 않아. 당신을 제외하곤 나도, 파스토르도――당연히 하란도 말이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 사이에 하이드키아 가문의 문장을 건 마차가 우리들의 앞에 조용히 멈추었다.
종자의 손을 빌려 조용히 내려온 것은 레이나씨였다.
「비스크가 부른 거야?」
「무척 급하게」
「그로우는?」
「파스토르 선생님과 하란 대장도 부르신 것 같아요」
그로우가 전개를 따라가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내 손을 잡고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상처 입은 짐승의 쇠사슬을 근사하게 치유하고, 그 쇠사슬을 부순 기분은 어떤가?」
그리고 우리들은 끌려가듯이 하이드키아 가문의 문을 통과했다.
――――――――――――――――――
「"우선 하란에게 이야기를 듣자"가 아니라 전원 부르자"라고 판단한 거, 이야기가 빨라서 좋네」
나와 그로우가 비스크의 집무실로 가자 유유히 소파에 앉아 테이블에 발을 올리고 있는 하란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옆에 올빼미씨가 멍하니 앉아 있고, 정면에 불쾌해 보이는 파스토르가 앉아 있다.
비스크는 표정을 찡그린 채 책상에 기대어, 손가락으로 톡톡 테이블을 두드리며 우리들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의제는 이거 맞아?」
얼른 진행하자.
나는 아까 그로우에게 받은 종이를 얼굴 옆까지 들어 올려 보여준다.
비스크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정보가 빠르군요」
라며 한숨을 쉬었다.
「올빼미씨의 발안일 리가 없으니까 하란이 시작한 일이지?」
「"일 처리를 왜 이렇게 답답하게 하는 거야 이 녀석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건 뭐……그렇지」
「올리가 한 집 한 집 고아원을 돌며 아픈 꼬맹이는 파스토르의 병원에 보내고――온 나라의 고아원을 다 돌았을 즈음에는 몇 명의 꼬맹이가 죽었을지 생각하니 "아아 내가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내 인맥과 레그너스의 지위만 있으면 보이는 대로 일주일 만에 세상을 바꿀 수 있어」
비스크가 「말이 안 통해」라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야. 이 나라에 있는 갈 곳 없는 아이들을 한 곳에서 돌보는 것은 불가능해. 조만간 로글레아 가문에 닥치는 대로 모은 아이들이 넘쳐나서 손도 쓸 수 없을 정도의 상태가 될 거다」
「레그너스의 저택에서 모두 죽을 때까지 돌본다는 게 아니잖아. 일단 모아놓을 뿐이야, 그리고 적절한 곳에 보낸다. 일할 수 있는 꼬맹이한테는 일을 줄 거고, 일할 수 없는 꼬맹이는 단련시키고 키워서 일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네 장사를 돕게 할 작정이냐? 그건 아이들을 노예로 쓰는 장원 영주와 다름없어」
「15살이 될 때까지 오냐오냐 키우다 15살이 된 순간 "어른이니까 잘 가"라고 하는 게 네 이상의 고아원이냐?」
「어릴 때일수록 숙식의 불안을 갖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키고 키우는 것이 어른의 일이다. 안전한 환경에서 지낸다면 아이들은 언젠가 스스로 자기의 삶의 태도를 생각하게 돼」
「헤에? 그래서 그 이상향은 "언제" 실현하는 거야?」
도발하는 듯한 말투에 비스크의 표정이 굳어진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로우를 올려다보고 만다.
그로우는 온화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어떤 마법을 건 거지?」라고 귀엣말을 한다.
그런 순간에도 하란과 비스크는 싸우고 있다.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가 참견할 필요 없어」
「그럼 나도 내 방식대로 전력을 기울일 뿐이다. 네 일을 방해하는 게 아니니까 참견할 필요 없어」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생계 수단"이 도망치는 것을 두려워하던 녀석들이 지금까지 자유롭게 풀어두었던 아이들을 감금하고 있어」
「그런 꼬맹이들을 네가 구하면 되잖아」
비스크는 허를 찔린 듯 입을 다물었다.
「뭐야……그건. 너 결국 남에게 일을 맡기기만……」
「안 되냐고. 적임자에게 일을 맡기는 게 뭐가 나빠?」
꿰뚫는 듯한 반론에 비스크가 입을 다물었다.
하란은 테이블에서 다리를 내리고 일어나 테이블에 앉은 채 설 기회를 놓친 비스크를 내려다본다.
「혼자서 하려면 일손이 부족해. 뭘 해도 너무 늦어. 네 "최선"의 반경에 들지 못한 꼬맹이들이 "최악"의 환경에서 죽어 나가는 거라고. 그것보다 "최선은 아니지만 조금은 나은" 환경으로 도망치는 게 뭐가 나빠? 내가 도망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사이에 네가 이상향을 만다는 게 뭐가 나빠」
「나는……」
「나는!」
하란은 비스크의 말을 가로막고 비스크의 가슴을 검지로 누른다.
「네가 해낼 거라는 건 알고 있어. 네가 진심으로 움직인다면, 권력이 있다면, 나라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어. 내가 하는 건 임시방편이다. 나랑 레그너스가 살아있는 동안에만 "유효해". 그 사이에 우리들 전원이 죽은 뒤에도 이 나라의 꼬맹이들이 고통받지 않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 그게 "벽옥"이 할 일이잖아. 스스로가 할 일을 착각하지 마. 시야 좁은 바보 같은 놈아」
짝짝짝짝.
나는 하란으의 연설에 무심코 박수를 보내고 만다.
비스크는 내 박수를 듣고 정신을 차린 듯, 안경을 벗고 조용히 눈시울을 누른다.
「……네가」
조금,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나도 조금 더 빨리 너한테 상담했을 거다, 멍청한 놈」
「이야기는 이게 끝인가? 잘난 듯이 불러내다니. ――나는 바쁜 몸이라고」
「아니, 네 의도를 확인했으니 고아원 사업의 재검토에 착수한다. 그럴 생각으로 감사관인 올리와 의사인 파스토르를 불렀다」
금방이라도 방을 나가려고 하는 하란이 다시 안경을 쓰고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끊어내는 비스크에게 「하아!?」라고 소리친다.
「그럼 방금 한 대화는 뭐였던 건데!?」
「네가 올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자선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라면 다방면에서 방해가 될 뿐이었다만, 그렇게까지 진심이라면 본격적인 구조 만들기에 착수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아직 너를 진심으로 믿진 못하니 올리에게는 네 사업에도 감사에 들어가게 할 생각이다. ――올리, 괜찮죠?」
「에, 아, 네」
지나치게 유능한 두 남자 사이에서 이러쿵저러쿵 결정되는 일의 흐름에 나는 존댓말로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파스토르가 커다란 한숨과 함께 비스크를 반눈으로 노려보았다.
「이 소꿉놀이에 내가 불린 이유는?」
「그런 반응 보일 필요 없어. 의사 확인일 뿐이다. 할 건지, 하지 않을 건지」
「……뭘?」
「하란이 로글레아 가문을 급조하여 고아원으로 만든다면 레그너스가 널 위해 만든 연구실이 도움이 된다」
「나보고 소아과 의사 노릇을 하라고?」
「될 건지, 안 될 건지다」
아, 아, 아.
안 돼 비스크 여기선 「너한테 부탁하고 싶어」라고 해야지 비스크.
무심한 비스크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파스토르도 사실을 비스크를 좋아하지만 하란에게 대항 의식을 가지고 있고, 하란이 유능한 것도 알고 있고, 하지만 자신도 하란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유능하다고 생각해 줬으면 하고 인정해 줬으면 할 뿐인데.
그런 「나랑 하란은 손잡을 건데 넌 어떻게 할래?」라는 듯한, 이왕 이렇게 된 거 시켜주는 듯한, 같이 안 해도 괜찮다고 하는 듯한 말투로 말하면.
「――나는 안 해」
아아, 그것 봐. 삐졌다.
파스토르는 아무 말 없이 벌떡 일어선다.
재빨리 방에서 나가려고 하기에 마침 문 옆에 서 있던 내가 황급히 파스토르를 쫓아간다.
「나, 나는 파스토르가 해줬으면 좋겠어」
「……안 해」
「왜? 하고 싶지 않아?」
「어린애가 싫어. 그리고 잘난 체하는 참견쟁이도, 갑자기 유능한 척 컹컹 짖는 개자식도」
「나는?」
「지금 그런 질문을 하는 건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생각해. 엄청 그렇게 생각해.
파스토르는 내 손을 뿌리친다.
「자, 잠깐만 파스토르!」
복도를 걷기 시작한 파스토르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라간다.
「있지, 지금 건 하란과 비스크가 나빴다고 생각해. 그도 그럴 게 눈 씻고 찾아봐도 왕도의 그 어디에도 파스토르보다 좋은 의사 선생님은 없고, 그 연구실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건 파스토르 정도잖아? 더 이상 내 꿈에 관한 연구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 같은 걸 시작하면 굉장한 성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
파스토르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걷는 속도를 늦추지도 않는다.
「파스토르! 있지, 이야기 좀 들으라니까――왓!」
걷기 힘든 힐을 신고 비틀거리는 나를 그로우가 등 뒤에서 껴안는다.
내 목소리에 놀라 발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 파스토르의 표정은 그로우에게 안겨 있는 나를 보고 더욱 험악해진다.
그리고 거의 뛰는 듯한 빠른 걸음으로 복도의 모퉁이를 돌아 사라져 버렸다.
「파스토르!」
「소용없어, 우리 공주. 저렇게 된 파스토르는 손 쓸 수가 없어.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입술을 삐죽이곤 그로우를 밀쳐내 비스크의 집무실로 돌아간다.
「비스크! 왜 그랬어? 방금 말투!」
「무슨 말씀입니까?」
「파스토르가 불쌍해」
「정말로. 치켜세워주고 달래주고 어리광을 받아주지 않으면 그 능력이 발휘되지 못한다니 불쌍한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책망당할 이유는 없어」
「파스토르의 성격은 예전부터 알고 있잖아!? 왜 맞춰주지 않는 거야!」
「파스토르의 마음보다 우선해서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비스크는 파스토르보다 우수한 의사 선생님 알아?」
「그럼 당신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수 없는 남자가 마음을 다친 아이들이 무수히 모이는 고아원 병설 병원의 원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그렇지만……」
나는 입을 다물었다.
다물고 말았다.
그리고 하란이 비스크를 원조하듯이 한숨을 내쉰다.
「확실히 파스토르는 유능하지만 제대로 된 판단력이 있는 어른이라면 파스토르에게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을 의뢰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아. 그런데도 비스크가 그 녀석에게 "할 거냐?"라고 물은 건 일종의 선을 그은 거야. 파스토르는 쓰레기지만 바보는 아니야. "나한테는 무리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머리가 있으니까 선을 그은 거야」
나는 그로우를 본다.
파스토르는 그로우의 주치의였다. ――그리고, 나를 되찾기 위해서 그로우를 망가뜨리려 했다.
어울리지 않는다. 말 그대로다.
「……하지만 파스토르는 변했어. 전보다 훨씬 안정되어 있어. 짜증을 내긴 하지만 밥도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올리. 이야기는 끝입니다. 파스토르는 하지 않겠다고 정했다. 무리해서 붙잡아 둬야 할 정도로 인재가 없진 않아」
「왜 파스토르만 나쁜 것처럼 말해? 비스크도 하란도 1년 전에는 최악이었잖아!」
「네. 저희는 "당신에 대해서만 최악"이었습니다. 하지만 파스토르는 반대다. 그 녀석은 지금도 당신 이외의 모든 것이 어떻게 되어도 좋아――당신의 옆에 있는 그 괴물도 마찬가지지만요」
「말이 심하군. 올리를 되찾기 위해 나를 모함하고 죽이려 했던 남자의 말 같지 않아」
비스크는 웃었다.
「아아, 내 안에서 너는 "사람"이 아니거든」
나는 발을 돌려 아무 말 없이 비스크의 집무실을 나온다.
그로우가 마찬가지로 아무 말 없이 뒤를 쫓는다.
「뭔가 나, 어린아이에게 훈계할 때 하는 말을 할 것 같아」
「"다들 사이좋게 지내렴"――인가?」
「알고 있어. 어른에게 할 말은 아니야」
「그렇네」
「비스크랑 하란은 틀리지 않았어」
「내가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다」
「――그치만 성격은 나쁘지!?」
「어ーーー엄청 싫은 느낌이었어요, 아가씨. 제가 보기에도 파스토르 선생님이 불쌍했는걸요」
우와 레이나씨 언제부터 거기에.
계속 옆에?
하이드키아 가문의 시녀가 되면서 은밀 스킬이 늘었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 기색에 그로우의 등 뒤에서 불쑥 얼굴을 내민 레이나씨가 주근깨 가득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혀를 내밀었다.
「파스토르는 유능한 의사 선생님이잖아?」
「"철새"인 내가 보고 들은 바로는 유례 없는 천재라고 할 수 있는 부류이군.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조건?」
「당신에 대해서 뿐이다. 녀석을 천재로 만드는 것은 전부 당신에 대한 집착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아. 당신을 구하기 위해 만들어낸 다양한 치료법의 부산물이 당신이 아닌 사람들을 구해왔을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다시――이번에는 그로우와 레이나씨와 함께 걷기 시작한다.
「역시 파스토르한테 부탁하는 게 정답이잖아. 그도 그럴 게 내가 있으면 파스토르는 안정되고, 나를 위해서라면 파스토르는 천재니까」
「하지만 제가 파스토르 선생님에게 진찰을 받고 싶냐고 하면, 조금 미묘한 부분도 있단 말이죠…… 말 붙이기 어렵고, 무섭고, 이상한 말 하면 혼날 것 같고」
「그 마음은 엄청 잘 알지만…… 전에 있던 병원은 소개제로 귀족 정도밖에 들어가지 못하지 않았던가?」
그로우는 고개를 끄덕인다.
귀족이고 입원 환자였던 남자의 말이다.
「놈의 편협함이 오만하고 거만한 귀족에게는 딱 좋았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들과 파스토르의 상성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군. 의안이 갖추어져 있던 때라면 몰라도 지금의 파스토르에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의 증상을 보기만 하는 것으로 알아차릴 힘은 없어」
「――하지만 꿈에 들어갈 수 있어. 올빼미의 보조 없어」
그로우는 소리 내 웃는다.
「과연. 정신과 의사로서는 뛰어난 재능이라고 할 수 있지. 학대 당한 아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가 더 많을 정도다」
「그 꿈에 대한 겁니다만, 솔직히 저는 아직 반신반의하고 수상한 종교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만…… 하란 대장이 저렇게 변한 건 그 종교에 기대고 있는 느낌입니까?」
「으ー응…… 타이밍적으로는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레이나씨가 저렇게 물으면 「제가 그의 꿈에 들어가서 그의 정신을 치료해 주었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거에 대해선 나중에 하란한테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야지…… 이 일주일 계속 피해 다녔으니까」
「피해? 하란 대장이? 아가씨를요?」
「밥 먹으러 가면 밥은 나오지만 하란은 없거나…… 편지를 보내면 답장은 와도 냉담하거나……」
「에에ー!? 그 대장이!?」
오늘 한 이야기를 듣고 정말 바빴다는 건 알았다.
그리고 나에게 정보가 새서 내가 비스크에게 고자질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즉, 이런 것이다.
하란은 이제 목적을 위해서라면 나를 자신의 생활 반경에서 쫓아낼 수 있다――그 정도로 나에 대한 의존이 사라졌다.
뭣하면 하란은 이제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여자로서 보고 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그건 내가 바란 대로의 결말이다――너무나 싱겁게 끝났지만, 그런 걸지도 모른다.
「……아, 그런가. 그럼 별로 무리해서 이야기 듣지 않아도…… 하란이 이야기하고 싶으면 듣는 정도면 되려나」
「저는 처음부터 그 정도가 좋았다고 생각하지만요」
레이나씨가 너무 지당한 말을 한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상대는 전원 나이 찬 아저씨인데, 왜 아가씨가 돌봐줘야 하는 겁니까」라는 태도다.
「으ー응…… 하지만 솔직히 하란이 특별히 상태가 심했을 뿐이지 비스크도 파스토르도 그로우도 내가 꿈에서 어떻게 해서 무언가가 해결된다는 느낌은 아니란 말이지」
「내 꿈은 손을 쓸 수도 없을 테니까 말이지」
껄껄 웃는, 가장 위험한 꿈을 꾸고 있는 그로우가 있다.
그 꿈과 현실을 혼동하지 않기를 매일 기도할 뿐이다. 그도 그럴 게 내 목숨과 관계가 있으니까.
「올빼미의 생각은 아니지만 꿈과 현실은 분리된 것 같으면서도 이어져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꿈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면, 꿈을 고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현실을 바꿀 필요가 있겠지. 현실 세계에서 망가진 환경에 계속 몸을 담고 있다면 꿈을 아무리 고쳐도 다시 일어설 수 없다」
「그럼 그로우의 꿈은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어?」
「나도 그 치료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당신을 내 꿈에 초대할 용기는 두 번 다시 나지 않을 거야」
「주인님은 어떤 꿈을 꾸고 계신 건가요? 전에 "나는 올리를 먹은 건가?"라던가 위험한 질문을 하셨는데」
나와 그로우는 목소리를 맞추어 웃는다.
레이나씨는 「너무 무서워」라며 몸을 떤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하이드키아 가문의 현관홀에 도착한다.
마차가 이미 대기하고 있기에 나와 그로우는 그 마차에 올라탄다.
배웅을 나온 레이나씨를 데리고 가고 싶지만 비스크와 하란의 동향도 신경 쓰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하이드키아 가문의 은밀 시녀로서 일해주도록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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