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02화 짐승의 아침과 죄인의 밤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02화 짐승의 아침과 죄인의 밤

네츠* 2023. 12. 26. 20:02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07/

 

 

獣の朝と囚人の夜

 


 갑자기 눈이 떠진 것 같았다.
 눈을 뜨고서야 비로소 지금까지 물속에서 헤엄치는 듯한, 둔중한 사고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란은 기분이 좋아 귀로에 오른 올리의 마차가 보이지 않게 되어도 잠시 열어둔 상관의 입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문 닫고 열쇠 잠가둬」

 라고 문지기에게 전한다.
 놀란 문지기가 「하지만」이라고 해도 「됐으니까」라고만 대답하고, 등 뒤에서 대문을 닫는 소리와 밖에서 열쇠를 돌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무렇지도 않다.

「……기분 나쁘네」

 혀를 참과 동시에 투덜거림이 흘러나왔다.
 대문이 닫히는 소리에 깜짝 놀란 마르스가 허둥지둥 뛰어와 평온하게 서 있는 하란을 보고 더욱 놀란다.

「대, 대, 대, 대장……!? 무슨 일이세요 갑자기……!」
「"마녀가 마법으로 고쳐놓고 갔다"」
「네에!?」
「섬뜩하지. ――올빼미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인 하란은 조금 전 침실로 안내한 올빼미의 상태를 살핀다.

「책을 달라고 하셔서 적당히 골라 건네드렸습니다. 뭔가 주무시고 싶지 않은 것 같아서」
「그런가. 너는 이만 쉬어도 돼」
「네? 대장은요?」
「올빼미에게 할 말이 있어」

 주뼛거리는 마르스를 현관홀에 둔 채 올빼미의 침실로 향한다.
 오늘은 드물게도 아침부터 밤까지 올리와 보냈다.
 스프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뒤, 복도에서 올리와 꿈을 꾸고, 눈을 뜬 뒤에 곧장 식당으로 돌아가, 올리는 그대로 상관에서 저녁까지 보낸 것이다.
 고작 그 하루――그것만으로도,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온갖 것들이 싫을 정도로 눈에 띄었다.

 특히, 올리가 하란을 보는 눈――그 눈이다.
 상처받은 아이를 보는 듯한 눈.
 어린아이를 보는 듯한 눈.
 자애로 넘치는 어머니와 같은――불과 몇 시간 전까지 기분 좋게 느껴졌던 그 눈에 짜증이 치밀었다.

 1년 전, 파스토르에게 뽑힌 짐승의 송곳니가 잇몸 속에서 슬쩍 혀끝에 닿았다.
 아아――싫다.
 이 송곳니가 없으면 올리는 하란을 계속 어린아이를 대하듯 사랑해 줬을 텐데, 분명 이 송곳니는 더욱 날카롭고 크게 자랄 것이다.
 그리고 올리는 그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러면 또 이전과 같은 겁먹은 눈을 하고 떠나간다.
 
 올리는 하란을 일으켜 세운 것이다.
 하란이라는 무거운 짐을 버리기 위해서.

 하란은 올빼미의 침실의 문을 난폭하게 걷어차 열었다.
 책에 몰두하고 있는 올빼미는 그런 하란에게 시선을 돌리지도 않는다.
 올빼미로부터 책을 빼앗아 들자, 올빼미는 금색 눈으로 이상하다는 듯이 하란을 올려다본다.

「눈을 떴다」
「파스토르가 "올리의 꿈에 들어갔다"라고 했지」

 올빼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느닷없는 말을 내뱉는다.
 올빼미는 그를 신경 쓰지 않고 대답한다.

「내쫓았다」
「네가?」
「두려워했다」
「올리는 자신의 꿈에 들어가는 걸 싫어하나?」
「짓밟히는 건 싫다」
「나도 올리와 같은 꿈을 꾸고 싶어」
「같다는 건 뭔가」
「그대로의 의미다」
「이것이 그것이다」

 올빼미는 양손을 핀다.
 하란은 얼굴을 구긴다.

「이건 현실이다」
「꿈을 꿈이라고 깨닫지 못한다면」
「올리는 내 꿈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나도 올리의 꿈에 들어갈 수 있어. 파스토르가 한 것처럼 말이야」

 올빼미는 후, 하고 깊게 숨을 내쉬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눈을 뜬다.

 그 순간,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하란은 어느샌가 배 위에 서 있었다.
 멱살을 잡고 있었을 올빼미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고, 주변을 둘러보자 뱃머리에 지루한 듯이 앉아있는 올빼미 머리의 남자가 있었다.

「……그래서 "올빼미씨"인 건가」

 하란은 드디어 올리가 레그너스를 뜬금없이 "올빼미"라고 부르는 이유를 뼈저리게 이해했다.
 올빼미는 썩은 쇠사슬 한 개를 쥐고 있었다.

「그 쇠사슬은?」
「연결이 있다」
「꽤 약해 보이는 쇠사슬이군」
「그렇게 보이나?」

 어떻게 봐도 그렇게 보인다.
 가늘고 녹슬어서, 조금만 힘을 주어도 부서질 것 같다.

「……그건?」

 또 한 개, 올빼미가 지루한 듯이 늘어뜨린 쇠사슬이 있다.
 오래된 것 같지만 이상할 정도로 튼튼해서, 보고 있으면 공포가 느껴졌다.
 올빼미는 그걸 들어 올리고,

「꿈을 꿀 텐가?」

 라고 묻는다.

「……누구 거야?」
「연결이 있다면, 알고 있어」

 녹슨 쇠사슬은 힘껏 잡아당기면 부서질 것 같아, 갑자기 만지는 것이 무서워졌다.
 그것보다 단단하고 튼튼한 이 쇠사슬――이 쇠사슬의 앞에 있는 인간이, 만약 하란의 예상대로라면.

「어떻게 하면 돼?」

 올빼미는 하란에게 쇠사슬을 건넨다.

「당겨」

 그 말을 듣고 하란은 있는 힘껏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

「――하이드키아 가문」

 하란은 그 문 앞에 서 있었다.
 물론, 꿈이다. 자각은 있다.
 그렇다는 건 즉――예상대로다.
 그 묘하게 튼튼한 쇠사슬은 비스크 것이었겠지.
 옆을 보자 올빼미가 서 있었다.

「"연결이 있다"라는 건 결국 무슨 의미야?」
「있는 건 있어」
「그럼 나 파스토르나 그로우와 이어져 있어? 마르스와는?」

 올빼미는 손을 뒤로 돌려 무수한 쇠사슬을 하란의 앞에 늘어뜨린다.

「과연…… "특별한 것"이 아니구나, "연결"이라는 건」

 하지만 쇠사슬 각각의 모양이나 질감이 다르다.
 이것도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일지도 모르지만――.

「아아――알 것 같다. "예지몽" 같은 건가」

 하이드키아 가문의 건장한 문은 열리지 않는다.
 하란은 키가 큰 나무에 올라 문을 넘어간다.
 그러자 넘어간 곳은 갑자기 저택의 복도로 변해, 문은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다.
 창문으로 밖을 엿보자 문 너머에 올빼미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뭐야? 저 녀석은 안 들어오는 거야?」

 뭐 됐어, 하며 복도를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어둡고 음산한 꿈이었다.
 복도에 늘어선 문에 시험 삼아 손을 대보지만 모두 잠긴 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비스크답네」

 헤죽 웃는다.
 그러자 문득 사람의 기척이 느껴져 길게 늘어선 복도의 끝을 본다. 

「……우와. 에? 뭐야?」

 묶인 여자였다.
 눈가리개를 당하고, 재갈을 물리고, 꽁꽁 묶인 드레스 차림의 여자가 복도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기묘한 것은, 그것이 "공포의 상징"으로서 그곳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평범하게 보면 「묶여있는 불쌍한 부인」일 텐데 하란은 지금 눈앞의 여자가 「무서운 괴물」처럼 느껴졌다.

「……아아. 그러니까…… 이게 비스크의 꿈……이라는 건……」

 하란은 다시금 저택을 둘러본다.
 열리지 않는 완강한 문.
 단 하나도 열려있지 않은 문.
 어둡고, 음침하고, 무척 불편한 저택.
 그리고 괴물 같은 여자.

「……이게 비스크의 세계……?」

 올리가 하란의 꿈에 발을 들여놓고, 하란을 이해한 듯한 얼굴을 한 것이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과연 "이것"은――너무나도 "그것"이었다.
 꿈이나 환각이 아닌, 생생한 인간의 본질로서의 꿈이었다.

 갑자기 몹시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비스크는 이런 세계에서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걸까.
 하란은 괴물 같은 여자의 옆을 지나 복도 안쪽으로 나아갔다.

 여자의 향수 냄새――토할 것 같다.
 급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하란의 발을 누군가가 확 잡아당겼다.
 놀라서 그 자리에서 멈추자, 피투성이의 아이가 아무 말 없이 하란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한 명이 아니다. 몇 명이나, 수십 명이나, 복도를 가득 채울 정도의 아이들이, 모두가 상처 입고, 야위고, 피투성이인 주제에 울기는커녕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꼼짝도 하지 못하겠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하란이 이곳을 벗어나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되지?
 아니, 아니야. 이건 꿈이다. 게다가 비스크의 꿈이지 하란의 꿈이 아니다.
 버려도 문제 없다. 어쨌든 비스크를 찾아야 한다.

 하란은 매달리는 아이의 손을 뿌리치고 복도를 나아간다.
 복도의 끝에 낯익은 문이 있다.
 비스크의 집무실이다.
 하란은 마치 그곳으로 도망치듯이 달려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뻗어 문을 닫는다.
 
「비스크! 너 뭐야 이――」

 이 꿈은, 이라고 언성을 높였던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간다.
 비스크는 조용히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다.
 그 손에서 피가 흘러, 책상을 적시고, 바닥을 검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바닥은 말라붙은 혈액으로 끈적거려 걸음을 내딛기도 힘들 정도다.

「늦을 거야…… 늦을 거야, 늦을 거야……」

 비스크는 혼잣말을 반복하며 고개를 들지도 않는다.
 
「비스크……어이 비스크!」 

 바닥에 달라붙은 다리를 힘껏 앞으로 내밀고 비스크의 어깨를 잡는다.
 비스크의 손이 우뚝 멈추고, 평소와 같은――무서울 정도로 평소와 같은 의아한 눈이 하란을 본다.

「하란……? 무슨 일이야? 또 누가 괴롭힌 건가?」
「아니, 너야말로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너무 이상하잖아, 올리가 내 꿈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한 기분이 이해가 된다」
「꿈? ――아아」

 비스크는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안도한 듯 나약하게 웃는다.

「희한하네. 하란의 꿈이라니」

 그와 동시에, 하란은 상관에서 벌떡 일어났다
 땀투성이인 얼굴을 들자 올빼미가 금색 눈으로 졸린 듯이 하란을 보고 있었다.

「……지금 건?」
「악몽이다」

 강한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과 다르게 정직하고, 뒤틀려 있어도 흔들리지는 않는다.
 그런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꿈속에서 닿은 비스크의 마음이 휘청거려서――.

 그런데도, 평소처럼 행동한다.
 그것이 비스크가 가지고 있는 강함이라고 한다면.

「……"늦을 거야"」

 비스크의 공포, 하이드키아 가문 그 자체, 묶인 여자――그리고 상처 입은 아이들.
 하란은 일어섰다.

「나라면 늦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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