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01화 잠에 들어 역몽을 꾸다 본문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06/
夢通い夢違う
「우와!? 에? 뭐야 이거!?」
하란은 눈을 뜬 순간 눈앞에 펼쳐진 엉겅퀴 밭에 놀라 꼴사나운 목소리를 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순간, 가시가 하란의 손가락을 찌른다.
「아파……! 아, 올리 위험해! 이 꽃 가시가……!」
「나는 괜찮아」
일어선 나는 여전히 맨발이었고, 가시투성이인 엉겅퀴 밭을 밟고 있었다.
하지만 내 발 밑에 있는 엉겅퀴는 폭신폭신한 촉감이기에 나를 상처 입히지 않는다.
「에? 어라, 어째서……? 거기만 부드러운 거야?」
「만져볼래?」
하란은 내 발 부근에 있는 엉겅퀴에 조심스레 손을 뻗는다.
가시가 손가락을 찌르고, 손가락에 붉은 점이 솟아오른다.
「하란도 마음만 먹으면 가시 같은 건 아무렇지도 않게 될 거야」
「미안. 나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어. 엄청 혼란스러워」
「응ー그러니까, 우선 여긴 꿈속입니다」
「그건 뭐, 그런 느낌이 들어. 나 언제 잠든 거야?」
「방금 전에 복도에서, 나랑 이마 마주 댔을 때」
「얼른 일어나야지. 내가 갑자기 자버리면 올리가 걱정해」
「괜찮아. 나도 같이 자고 있으니까」
「꿈속의 올리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는 현실의 올리랑 있고 싶어」
「아아~. 그런 건가, 과연. 보통은 그렇게 이해하겠지」
하란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때문에 꿈속의 등장인물인 나도 “꿈속의 올리”이지, 현실 세계의 나와는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쩌지. 이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하란은 “꿈속의 등장인물이 하는 말이니까”라는 느낌으로 처리해버리는 거지?」
「뭐, 꿈이니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막연하게 알 것 같지 않아?」
「뭐, 꿈이니까」
「난적이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냉정하고, 난감할 정도로 현실적.
비스크조차 꿈속의 나와 현실 세계의 내가 같은 존재라고 간단하게 받아들여줬는데.
「하란은 깨어나면 이 꿈도 잊어버리는 거야?」
「에ー? 글쎄. 아마 잊을 것 같은데」
「그럼 하란이 일어난 뒤에 내가 “꿈속에서 이런 이야기 했지”라고 해도, 하란은 무슨 말 하는 거야 이 녀석이라는 눈으로 나를 보겠지」
「뭔가 생생하네 이 올리. 엄청 올리 같아」
「올리니까」
「그럼 한 번 나 싫어한다고 해봐」
「말 안 해 그런 거」
「왜? 내 꿈인데」
「내 꿈이기도 하니까」
하란은 흐응, 하고 어딘가 불만스러운 듯이 고개를 기울이다 문득 자신의 손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어라? 상처가 없어」
「이게 꿈이라고 인식해서 그런 거 아니야? 이것 봐, 가시에도 더 이상 찔리고 있지 않아」
「아, 진짜다」
하란은 푹신푹신해진 엉겅퀴의 가시를 손끝으로 찔러보고 벌렁 드러누운다.
「푹신푹신해」
「마음에 들어?」
「응, 좋은 꿈이다」
하란은 눈을 감는다.
「올리도 있고, 죽지 않았어」
아아, 그런가.
하란은 꿈속에서는 자신의 악몽을 떠올릴 수 있구나.
「내가 하란은 죽이는 일도 없어」
「그럴까? 갑자기 내 목을 조를지도」
짜증이 나서 드러누운 하란의 배 위에 올라탄다.
그리고 그 입술에 키스를 한다.
하란은 인형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반응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에 불안해져, 입술을 떼고 그 얼굴을 내려다본다.
경직된 무표정.
그날 하란의 꿈속에서 본 금이 간 인형 같다.
「하란?」
「이제 진짜로 일어나야지」
「왜?」
「이 꿈은 안 되겠어」
「왜?」
「나쁜 짓이니까」
「뭐가?」
「비켜줘, 올리」
「안 비켜」
하란은 나를 떼어놓기 위해 조심스레 내 허리를 잡는다.
하지만 여긴 내 꿈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비켜주지 않을 거다.
「안 비킬 거야, 하란. 여긴 내 꿈이니까」
「눈을……뜨지 않으면. 일어나, 얼른……! 일어나일어나일어나……!」
「하란!」
하란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본다.
하란의 공포와 불안과 초조가 내 마음에 흘러들어온다.
이렇게 평화로운 엉겅퀴 밭의 꿈속인데 하란은 마치 악몽에 붙잡혀있는 것 같다.
이 마음―― 이 감정――.
「……죄악감?」
하란의 마음을 좀 더 깊이 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나는 그렇게 바라며 하란의 가슴을 만진다.
심장이 옥죄이는 듯한 고동이 느껴진다.
「하란은 행복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아아」
「나랑 평화롭게 보내는 꿈을 꾸는 것도 나쁜 짓이야?」
「그래」
「하지만 나랑 결혼하고 싶다고 했지? 나랑 같이 살고 싶다고 했지? 그에 비하면 나랑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꿈을 꾸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
「안 돼. 현실과 꿈은 달라」
「무슨 의미야?」
「올리가 나를 좋아할 일은 없어. 내가 아무리 바라도 내 것이 되지 않아. 그러니까 나는 뭘 바란대도 괜찮아. 하지만, 꿈에서는 이루어져. 그런 꿈을 꿀 자격, 나한테는 없어」
그럴 리가 없다.
그런 슬픈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어떤 꿈이라도 꿔도 돼, 하란」
나는 하란의 눈을 양손으로 덮고, 나도 눈을 감는다.
종소리가 들려온다.
눈을 뜨자, 나와 하란은 마주보고 서있다.
하란은 턱시도를 입고 있고, 나는 웨딩드레스.
「뭐, 뭐야 이거……?」
「내 세계의 결혼식」
「결혼!?」
「나를 향한 사랑을 맹세해줄래?」
하란은 겁에 질려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못해」
「그래? 슬프네」
「미안, 하지만……!」
「그럼 이런 꿈은?」
나는 다시 눈을 감는다.
눈을 뜨자, 장소는 하란의 상관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란의 앞에는 10살 정도의 소녀가 된 내가 서있었다.
「안녕하세요 하란 대장. 오늘부터 신세를 지게 된 올리입니다」
「……안 돼. 쫓아낼 거야」
「에ー! 너무해!」
「너무 귀엽잖아! 범죄야!」
「그럼 이건?」
눈을 감고, 뜬다.
장소는 이스쿰 사제원의 원장실.
그리고 하란이 보는 건 이스쿰 사제원의 원장으로 취임한 내 모습이다.
나이는 40살 중반 정도로, 내가 25년 동안 잠들지 않고 살아갔다면, 나와 하란은 이 정도의 나이 차이가 났을 것이다.
하란은 늙은 내 모습을 보고 얼굴을 구기며 운다.
「왜 우는 거야?」
「그야, 예쁘니까」
「평범한 아줌마잖아?」
「안 돼. 무리. 완전 할 수 있어」
「하란은 백점만점으로 나를 좋아하는구나.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손가락을 튕기자 커다란 거울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지금으로부터 10년 뒤――내가 28세가 되었을 때, 하란은 46세――50대 직전이다.
이 나이 차이의 상정을, 비스크는 항상 이기지 못한다.
하란은 20대의 나와 40대의 자신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을 보고 곤란하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인다.
「이건?」
「10년 후의 하란과 나」
「올리는 그렇다고 치고, 내가 너무 좋은 남자인 것 같은데」
「내 예상이긴 하지만, 과하게 찌거나 머리가 벗겨지거나 하지 않는 이상 90%의 확률로 이런 아저씨가 될 거라고 생각해」
「진짜냐. 미래가 엄청 기대되네. 비스크한테 이길 것 같아졌어」
「참고로 비스크의 예상도는 이런 느낌」
내가 손가락을 튕기자 10년 후의 예상 비스크가 나타난다.
하란은 그 비스크를 찬찬히 바라보다, 복잡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올리는 어느 쪽이 취향?」
「글쎄…… 나 딱히 오지콤은 아니니까」
「그거 엄청 상처 받는데」
「참고로 마르스씨의 예상도는 이거」
28세인 내 옆에 금발의 정한한 청년이 서있다.
으ー응. 연령적으로 균형은 잡혀있지만 어울린다고 하기에는 마르스씨의 얼굴이 너무 잘생겼으려나…….
하지만 하란이 보기엔 「연령적인 균형이 잡혀있는 젊은 미남자」라는 존재가 참기 힘든 듯,
「이 기회에 해고할까」
라고 진지한 얼굴로 마르스씨를 내려다본다.
이 감정이 현실 세계에서 마르스씨의 평가와 관계되지 않을 것을 빌며 손뼉을 친다.
그러자 배경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우리들은 다시 엉겅퀴 밭의 한가운데로 돌아왔다.
나는 18세고, 하란은 36세다.
「자, 다음에는 어떤 꿈을 볼래?」
하란은 웃으며 묻는 나를 보고 가볍게 숨을 내뱉는다.
조금 긴장이 풀린 것처럼 느껴졌다.
꿈을 즐기는 방법을 이해하게 된 걸지도 모른다.
「하란은 나한테 어떤 꿈을 보여줄 수 있어?」
「나? 나는……」
「예를 들어, 나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한 경치는 있어?」
하란은 조금 고민하다 쑥스러운 듯이 웃는다.
「……있어」
「보여줘. 눈을 감고 떠올리면 갈 수 있으니까」
하란은 그 말대로 눈을 감는다. 나도 눈을 감고, 하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집중한다.
소금의 냄새가 났다.
속삭이는 듯한 파도 소리.
뺨을 쓰다듬는 바람.
나는 푸른 바다를 상상하고 눈을 뜬다.
하지만 눈에 들어온 풍경은 붉은 색으로――.
「석양……?」
「맞아. 잔잔해진 수평선과, 석양의 붉음과, 그라데이션이 생긴 하늘의 보라. 보고 있으면 태양이 가라앉고 “밤의 장막이 내려와”」
「근사하다. 그림 같아」
「예쁜 것을 볼 때,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언제나 옆에 올리가 있으면 좋을 텐데 라고 생각해. 올리라면 어떻게 느끼고, 뭐라고 말할지 알고 싶어져」
「더 있는 거야? 나한테 보여주고 싶은 풍경이라던가, 먹이고 싶은 거라던가」
「있어. 바다의 풍경만으로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있어. 다른 나라의 노래나 춤도, 헤엄치면 빛나는 호수도」
「그거 엄청 보고 싶어! 전부 보고 싶어!」
「……하지만」
「하지만, 뭐?」
「하면 안 되는 거야」
「내가 보고 싶어하는데?」
하란은 괴로운 듯이 얼굴을 찡그린다.
「이건 내 꿈」
「하란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래도 돼. 하지만 네 꿈속의 내가 행복한 게 나쁜 일이야?」
「그건……」
「떠올려. 네가 언제나 꾸는 끔찍한 꿈」
배가 부서져, 우리는 바다에 떨어진다.
머리까지 바다에 잠겼다 파도가 물러갔을 때, 나와 하란의 주변에는 내 익사체가 굴러다니고 있다.
내 사체가 원망스럽다는 눈으로 하란을 노려보고 있다.
「살인자」
내 사체가 저마다 원망 가득한 말투로 하란을 욕한다.
나는 하란의 뺨을 감싼다.
「꿈속에서 내가 이런 꼴을 당하게 하는 게 하란의 사랑이야?」
「아, 아니야……!」
「석양이나, 이국의 춤이나, 맛있는 식사보다, 나한테는 사체역이나 살인귀가 어울려?」
「그렇지 않아……! 그런 게 아니야……!」
「그럼 나를 구해줘. 나를 네 꿈에서 죽지 않게 해줘. 네 꿈에서 내가 너를 죽이지 않도록 해줘. 나를 기쁘게 해줘, 즐겁게 해줘, 매일 아침 매일 밤 웃게 해줘」
「하지만, 나는…… 나한테, 그런 자격은……」
「자격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만약 하란이 정말 나를 좋아한다면 꿈속에서도 나를 행복하게 해줄 거지?」
「그……건……」
「나는 하란이 귀신 꿈을 꾸면 귀신을 물리치는 역으로서 하란의 꿈에 등장하고 싶어. 나는 하란을 지키지 못했어. 도와주지 못했어. 버린 적도 있어. 하지만 적어도 꿈에서도 하란을 지키고 싶어. 꿈속에서 정도는 이상의 올리로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
살인자, 라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뚝 끊긴다.
나와 하란을 둘러싸고 있던 “올리의 사체”는 어느샌가 얼굴 없는 인형으로 변해있었다.
그것이 부서지고, 무너지고――정신 차리고 보니 우리들은 익숙한 상관에 서있었다.
내가 주위를 둘러보자 하란이 내 뺨을 감싸고 위를 보게 한다.
하란은 울고 있었다.
예쁜 눈물.
「꿈속에서는 이상의 올리로 있어줄래?」
「……응」
「그렇게 바라도 되는 거야?」
「돼. 하란은 어떤 내가 좋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나는 웃는다.
「그건 현실의 나랑 다르지 않잖아, 하란」
나는 내 뺨을 감싼 하란의 손을 내 가슴에 댄다.
「내 소중한 아이. 널, 정말로, 마음속으로부터 사랑하고 있어」
하란이 무언가를 말하고, 그 말이 끝나기 전에 우리들은 눈을 뜬다.
복도 한가운데에서 벽에 등을 대고, 어깨를 마주 대고――시계를 보자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하란은 눈을 깜빡이며 「에? 우리들 잤어?」라며 여우에 홀린 듯한 얼굴로 나를 본다.
「나 하란의 꿈을 꿨어?」
「이 단시간에? 어떤?」
「하란이 꾼 꿈을 들으면 떠올릴 수 있을지도」
「나?」
하란은 부스스하게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하품을 하며 일어선다.
따라 일어선 내 옷에 붙은 먼지를 탁탁 털어내며, 문득――.
「……석양」
라고 중얼거린다.
나는 놀라서 하란을 바라본다.
하란은 민망한 듯, 시선이 공중을 방황하고 있었다.
「본 것 같아…… 올리랑 같이……」
나는 방긋 웃고,
「나도 그런 것 같아!」
라며 하란을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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