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25화 타짐 하나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25화 타짐 하나

네츠* 2025. 2. 12. 13:32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30/

 

 

ほころび一つ

 


 나는 로글레아 저택에서 개인실에 머물게 되었다.
 넓지는 않다.
 아마 원래는 사용인의 방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100명 이상의 고아가 모인 이 저택에서는 대부분의 아이가 방을 함께 쓴다.
 6살 이하의 아이용 방을 조금 들여다봤는데, 방 하나에 2층 침대가 6개 들어가 있었으니까, 한 방을 12명이 함께 쓰는 것 같다.
 6살이 되면 4인용 방으로 옮기고, 10살이 되면 15살까지 2인용 방.

 하지만 그중에서도 고아원이 정한 일정 기준을 클리어한 아이는 개인실을 부여받는다.
 나는 기념할 만한 첫 번째 아이로, 모두가 나를 부러워하는 것으로 동기를 부여하려는 시도 같다.

 확실히 최초의 1인을 누구로 할지는 중요할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모범」이라던가 「규범」이 되는 존재이기에, 어딘가에서 귀족 숙녀를 데리고 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자기 딸을 고아원을 위한 사업에 넘길 귀족은 없다.

 그런고로, 귀족다운 교육을 받았음에도 버려진 내가 마침 좋은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로글레아 저택에 도착해 방으로 안내받는 사이, 예상대로 엄청난 시선을 받았다.
 예전에 우에노 동물원에서 본 판다와 견줄 정도의 관심을 받았다. 

「봐, 저 옷. 아가씨잖아」
「열심히 공부하면 우리도 입을 수 있대」
「개인실이잖아? 좋겠다아!」
「에ー? 무서워. 귀신 나올지도」
「밥도 다른 거 먹는 거지? 케이크 같은 거 먹는대」
「케이크! 먹고 싶어 먹고 싶어 먹고 싶어!」
「거드름 피우긴, 꼬맹이 주제에」
「왜 저런 게 여기 오는 거야. 부모님 있는 곳으로 돌아가지」

 아이들은 정말 건강하고 험담을 좋아한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아이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반응은 제각각이다.
 마주 손을 흔들어주거나, 도망가거나, 침을 뱉거나, 토하는 제스쳐를 취하거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겨우 어깨의 힘을 뺀다.
 침대에 뛰어들어 눕고, 천장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쉰다.

「7살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과한 일이 아닌가」

 나는 7살이 아니니까 괜찮지만.
 뭐라고 할까, "그런 가치관"에 조금 위기감을 느낀다.
 만약 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분명 어딘가에 있는 무척 엄격한 수도원 같은 시설의 아이 중에서 선발했겠지.
 그 아이의 부담감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일부터 고아원의 스케쥴대로 움직여야 하는 건가」

 스스로 살아보려고 했지만, 내가 목표로 하는 미래라는 건 "그런 아이들"이 없어지는 거니까 이것에 관해서는 얌전히 보호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금 귀찮네…….
 그도 그럴 게 나는 어제까지 꽤 자유롭게 살고 있던 어른이었으니, 아이의 자유롭지 못한 부분을 상상하니 갑자기 무척이나 성가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하면 안 되는데 그로우의 딸이었을 때는 편했네…….
 자고 싶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밥은 전부 시중이 해주고. 신문은 매일 도착하고, 책도 잔뜩 사주고.

「귀족은 진짜 복 받은 거구나~~!!」

 뒹굴뒹굴뒹굴.
 베개를 안고 고민한다.
 그런데 갑자기 노크도 없이 문이 열려 깜짝 놀라고 만다.
 게다가,

「올리. 이쪽으로」

 라고, 서론도 없이 불려 더욱 놀란다.
 그것보다, 누구? 당신은 누구시죠? 모르는 여자다. 아마 고아원의 운영 스태프 중 한 명이겠지.

「저기……」
「얼른!」

 엄청 나쁜 말투로 재촉당했다. 내가 놀라 굳어있자, 스태프는 방 안까지 들어와 내 팔을 잡고 침대에서 일으켜 세운다.

「에? 저기, 아……아파요」
「싫으면 얼른 걸어! 불리면 곧장 나올 것!」
「당신이야말로 남의 방에 들어올 때 노크 정도는 하지!?」

 무심코 대꾸하자, 멈춰 선 스태프가 있는 힘껏 뺨을 때린다.

「네 출신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까지 귀족 영애로 지낼 셈이야? 특별 대우라고 해도 당신이 고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우리 보모들의 말을 거스르지 않고, 민폐 끼치지 않도록. 말대꾸는 꿈도 꾸지 말고」

 말을 잃고 말았다.
 보모는 놀란 나를 질질 끌고 의무실――전에는 파스토르의 연구실이었던 방이다――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옷을 벗으세요. 전부」라고 말한다.
 나는 놀라 주변을 본다.
 눈을 가릴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방에 의사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조수로 보이는 여자 한 명.
 나 이외의 아이 둘. 둘 다 남자로, 속옷 한 장만 걸친, 거의 전라 상태이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상처나 멍은 없습니다. 보이는 대로 건강――」

 또 뺨을 맞는다.
 그리고 보모가 옷에 손을 뻗는다. 나는 소리 지른다.

「싫어! 그만둬!!」
「옷을 벗지 않으면 의사 선생님이 진단할 수 없잖아!」
「그런 거 필요 없어! 이거 놔! 놓으라고!!」

 반쯤 광란 상태로 소리치며 보모의 손을 물었다.
 아, 라고 소리친 보모의 팔에서 벗어나 복도로 뛰쳐나간다.
 현관까지 가는 길은 알고 있으니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다. 뒤에서 보모가 소리치는 게 들린다. 누군가 저 아이를 잡으라고.
 어른들이 당황한 얼굴로 나를 본다. 나는 허둥지둥 달리며 뻗어오는 어른들의 손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로글레아 저택은 너무나도 넓다.
 숨이 찰 무렵 허무하게 잡혀버려 그대로 호되게 혼나고, 나는 "반성의 방"에 갇히고 만다.
 어른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방으로, 딱딱한 의자 한 개. 침대도 쿠션도 없다.
 창문은 저 멀리 위에 하나. 햇살이 쇠창살이 쳐진 어두컴컴한 방을 비춘다.
 하지만 해가 지면 분명 이 방은 암흑이 될 것이다.

「……뭐야, 이거」

 자유라던가, 자유롭지 않다던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인권이 없다. 없어도 너무 없다.
 노크를 하지 않는 건 어느 정도 용서할 수 있지만, 말대답을 하는 아이를 갑자기 때리다니.
 거부하는 아이의 옷을 억지로 벗기려고 하다니.

 나라면 용서하지 않는다. 용서하지 않았다. 절대로.
 지옥에서 구해낸 아이들을, 이 새로운 지옥에 모으고 있는 거야?
 하란은 대체 어쩔 셈이야? 비스크는 이걸 알고 있나?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어서 나는 의자 위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둥글게 몸을 만다.
 그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방은 아직 밝지만 점심때는 지난 것 같다. 배도 고프고.
 뭣보다 목이 마르다.
 몇 번인가 문 너머에 말을 걸어봤지만 반응은 없다.
 반성의 방에 들어가면 물도 자유롭게 마실 수 없는 거야?
 만약 여기서 내가 상태가 안 좋아져서 쓰러지면 대체 누가 눈치채주는 거야?

「보초를 서는 사람도 없이 애를 방에 가두는 건 학대잖아, 하란……」

 누구도 듣지 않는 말을 내뱉는다.
 그러자 호로로, 호로로하는 소리가 들려 창문 쪽을 돌아본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향해 있는 힘껏 발돋움한다.

「올빼미씨!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내 꿈이야? 그냥 꿈인 거지?」

 올빼미씨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 올빼미씨 설마 말 못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네가 바랐다」

 그 말만을 남기고 날아가 버렸다.
 바랐다? 내가? 이 꿈을.
 나는 단지 모두가 나에게 집착하지 않는, 그런 세계를 원했을 뿐이고――.

 그때, 문밖이 조금 어수선한 것이 느껴진다.
 언쟁하는 듯한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갑자기 문이 쾅, 하고 열린다.
 하란이었다. 엄청 기분 나빠 보이는 표정이 나를 보자 부드러워진다.

「올리! 이리 와, 괜찮았어?」

 하란이 양손을 벌렸지만 나는 그 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경계심을 드러내는 야생 고양이 같은 표정으로, 할 수만 있었다면 「샤ー!」라고 위협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손 쓸 수가 없다니까요. 도무지 다른 아이들의 모범이 될 만한 아이가 아니에요」
「입 다물어. 올리, 왜 도망치려고 했어?」
「이 시설은 아이들을 때리는 게 바른 행동인 거야?」

 하란이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린다.

「그렇지.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게 돼」
「방에 들어올 때 노크해달라고 했어. 그게 맞을 만한 짓이야?」

 하란이 또 찢어질 듯이 소리 지르려던 보모를 손을 들어 제지한다.

「그래서 도망친 거야?」
「억지로 옷을 벗기려고 했어」
「건강검진 때문입니다. 벗으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들어서」
「이 아이는 특별 대우하라고 했잖아. 귀족 영애가 사람들 앞에서 간단히 벗을 리가 없다는 걸 모르는 건가?」
「그러니까, 언제까지고 자신이 귀족이라고 생각하는 게 곤란하다고요. 다른 아이들이 따라서 노크해달라고 하거나, 옷을 벗지 않으려고 하면 어쩔 겁니까? 그렇게 되면 고아원을 운영할 수 없게 된다고요!」
「그럴 리가 없어!」

 나는 거의 소리 지르듯이 말한다.

「당신도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배려도 없이, 모르는 사람 앞에서 옷을 벗으라고 하는 건 싫잖아요? 노크하지 않고 방에 들어오면 싫잖아요? 옷을 갈아입는 도중일지도 모르는데! 왜 같은 주장인데 이쪽은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건가요? 어리니까? 고아니까? 우리는 이 고아원에서 "너희한테는 어른들을 거역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주입받으면서 자라야 하는 건가요?」
「당연하잖아! 먹을 것도 주고, 교육까지 받게 해주고 있으니까!」

 나는 하란을 본다.
 그리고 실망한다. ――곤란해하고 있기에.
 많은 아이를 맡는 고아원의 원활한 운영――그를 위해 아이들의 권리 따위 일일이 신경 쓰지 못한다는 거겠지.

「알겠어. 이 고아원의 방침은 "누가 먹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부모가 하는 말에 거역하지 마라"라는 거구나」
「올리. 그런 게 아니야」
「그렇잖아? 더불어 "거역하면 때린다"는 방침도 있는 거지. 더 반항하면 물도 먹을 것도 주지 않고, 화장실도 없는 방에 가두는 거잖아? 다음은 뭐야? 길러준 은혜를 보답해라, 부모를 위해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벌어오라고 할 거야?」

 하란은 쓴웃음을 짓는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앞에 둔 어른의 얼굴로.
 나는 분노로 불타고 있다.
 나라면 용서하지 않아. 이런 짓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하지만――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란은 어른이고, 단지 어린애인 내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나 돌아갈래」
「돌아간다니, 어디로?」
「아버지한테」
「없는 거 아니었어?」
「그로우・베스클리프」

 하란이 곤란한 듯 한숨을 내쉰다.

「적당한 유명인의 이름을 대도 안 돼. 모험 소설을 좋아하는 거야?」
「금색 머리카락. 녹색 눈. 커다란 몸. 귀족위는 "남옥". 집은 이스쿰에 있어」

 하란은 겨우 내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든 건지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거의 노려보듯이.

「과연. 조금 맞은 걸로 참을 수 없어서 아빠한테 울면서 매달리는 건가. 거참 대단한 가출이네. 그 녀석의 자식이라면, 그 제멋대로인 성격도 납득이 가」

 하란은 길을 터준다.
 옆에 만족스러운 듯한 보모를 두고.

「돌아가는 길은 저쪽이다」
「내 옷 돌려줄래? 남아용 옷이 더 움직이기 쉬우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보내져, 나는 방으로 돌아온다.
 난폭하게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남아용 옷으로 몸을 감싼다.

 분해서 눈물이 흘러넘친다.
 슬프기도 했다.

 하란. 나의 하란.
 상냥하고, 사려 깊고, 쉽게 상처받고――분명, 지금까지도 이런 식으로 잔혹했다.
 이 세계의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다른 세계에 있었던 올리"가 없다면 하란이 내 편이 되어줄 리가 없다.
 아이는 때려서 훈육하는 것이고, 의식주와 교육 앞에서는 아이의 인권 따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내가 눈물을 닦으며 방을 나서자 마르스씨가 기다리고 있기에 깜짝 놀란다.
 무척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

「……베스클리프 집안의 아가씨라고?」

 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마르스씨는 쭈그리고 앉아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사실은?」
「진짜야」
「대장은 믿지 않아」
「그치만 나가도 된다고」
「있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래? 지금이라면 대장도 용서해 줄 테니까」
「화내고 있는 건 나야, 마르스씨」

 말을 듣지 않는 어른을 타이르는, 조숙한 아이처럼 말했다.
 분명 마르스씨는 하란에게 무언가 말을 듣고 이곳에 와있다.
 비위를 맞추라던가, 위로하라던가, 적당한 말로 붙잡으라던가.

「그럼 알겠어. 고아원은 역시 아닌 걸로 하자.대신 대장의 상관에서 일하는 거야. 어때?」
「하란이 그렇게 말하래?」
「애초에 올리를 고아원에 데리고 가라고 정한 건 비스크씨고. 대장은 처음부터 반대했잖아?」
「비켜. 경찰서에 가서 아버지한테 데리고 가달라고 할 거니까」
「"철새 그로우"한테 애가 있다는 말은 들은 적 없어」

 철새――아까 하란도 「유명인」이라고 했고, 그로우는 이 세계에서도 모험 소설가인 것 같다.
 그리고 자녀가 없다. 아마 결혼도 안 했을 거다.
 당연히 내가 딸이라고 해도 「하?」라는 반응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숨겨둔 아이가 한두 명 있어도 이상하지 않으니 혈연이라는 건 인정해 줄지도 모르지만.

「저기, 나도 고아원에서 자랐으니 올리의 기분은 잘 알아. 잘난 듯이 행동하는 보모 짜증 나지. 하나하나 명령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장 매를 들고」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마르스씨는 조금 주변을 둘러보고 귓속말한다.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나라면 좀 더 잘할 수 있고, 저 녀석들 전부 늙으면 요양 시설에서 같은 취급이나 받았으면 좋겠어」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대장도 나랑 같은 생각이야. 대장은 금방 손이나 발이 나가긴 하지만, 애를 때리는 건 한 번도 본 적 없고. 대장한테 처음으로 맞았을 때 "우와 나 어른이 됐구나"라고 깨달았을 정도」
「어른도 때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하, 그건 그렇지」

 마르스씨는 가볍게 웃으며 「어쨌든」이라며 양손으로 내 손을 잡는다.

「대장은 올리가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대」
「왜?」
「"내가 예상한 대로니까"래. 비스크씨는 올리가 고아원에서 모범적인 존재가 되어줬으면 했던 것 같은데, 올리한테는 더 좋은 교육과 일자리가 있대」

 자존심을 간지럽히는 달콤한 권유.
 마르스씨는 내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나는 실망했다.
 하란은 내가 고아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이 고아원이 "근사한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

 말이 다르다. 달라져 있다.
 하란은 이곳 아이들을 10년 뒤의 미래, 마을의 명사로 만들 예정일 텐데.
 그렇다면 나는 이 고아원의 교육을 받아도 될 텐데.
 하란은 어른들에게 예속된 채 긍지와 존엄 대신 식사와 잘 곳만을 주며 아이들을 키우려 하고 있다.

「있지, 올리. 대장을 용서해 줄래?」

 마르스씨는 정말 사람을 구슬리는 데에 능한 사람이다.
 내가 7살 아이였다면 여기서 「알겠어」라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거절해도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하란의 상관에 데리고 갔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게 나는 7살 어린아이고, 그로우는 잘 알지만 진짜 그로우의 아이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다.
 게다가 하란과 마르스씨의 반응을 보아하니, 그로우는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인격자"는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마르스씨는 내가 「응」이라고 하지 않는 한 저녁까지 나를 설득하려 할 것이다.
 내가 지쳐서 졸면 「밥 먹고 잔 뒤에 다시 생각하자」라며 저택으로 데리고 갈 것이다.
 아마 나였어도 스스로 위험한 곳에 뛰어들려 하는 아이가 앞에 있다면 그런 반응을 보이겠지.
 그렇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용서해 줄게」라고 거짓말을 하며.

「다행이다! 그럼 마차로 가자. 대장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 보모는?」
「응?」
「앞으로도 계속 여기서 아이들을 때리는 거야?」

 마르스씨는 조금 곤란한 듯 「아마도, 이긴 하지만」이라며 소리를 죽인다.

「보고는 전부 비스크씨한테 올라가게 되어 있어. 그러니까 이번 일을 전부 숨김없이 보고하면 그 보모는 틀림없이 해고될 거야. 그 사람, 대장보다 훨씬 엄격하게 애들을 대하니까」
「에? 그럼 아까는 왜……」
「대장은 보모의 편. 엄격한 건 어디까지나 상사인 비스크씨. 그렇게 해두는 게 분쟁이 덜 일어나거든. 대장도 "벽옥의 명령이라면 거스를 수 없다"라고 할 수 있으니까」

 과연, 그런 구성인 건가…….
 그렇다고 해서 하란에 대한 반감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나는 우선 마르스씨에게 이끌려 하란이 기다리고 있는 마차에 올라탔다.
 하란은 나를 보고 안심한 듯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나는 미소를 보이지 않는다.

「대자앙. 올리 엄청 화났어요」
「응…… 뭐, 그렇겠지. 아니…… 사전에 제대로 이야기하긴 했는데. 아가씨 취급 해달라고」

 하란은 거북한 듯 중얼거리다 운 탓에 조금 빨개진 내 뺨와 눈가를 살짝 쓸어준다.

「미안, 올리. 안 좋은 일 겪게 해서」
「당신이 겪게 한 거야, 하란」
「두 번 다시 겪게 하지 않을게. 맹세할게」
「다른 아이들도 지켜줄래? 그런 일 겪지 않도록 해줄래?」
「응, 맹세해」

 내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하란도 거짓말을 한다.
 마르스씨가 마부석에 앉아 마차가 움직일 때까지 나는 하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고아원을 응시했다.
 감사관이 필요하다. 필요했다.
 나처럼 무조건적으로 이상을 믿을 수 있는 인간이.
 비스크가 그걸 깨달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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