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26화 완벽하게 올바른 원장 선생님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26화 완벽하게 올바른 원장 선생님

네츠* 2025. 2. 12. 15:19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31/

 

 

完璧に正しい院長先生

 


 비스크는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이스쿰 사제원의 원장으로서 채찍을 받긴 했지만 휘두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고, 아이들도 비스크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었다.
 아마도 비스크가 가진 이상이 내가 가진 이상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다.
 단지 비스크는 현실을 보는 눈과, 분별과, 포기하는 자제심이 있다.

 그러니까 비스크는 나만을 믿었다.
 나만이 확신을 가지고 비스크의 이상을 「가능하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나는 지금 비스크에게 그 말을 해줄 수 없다.
 지금쯤 어쩌고 있을까. 그 넓은 저택에서, 혼자서.
 아니면 비스크한테도 "누군가"가 있는 걸까. 하란이 밤마다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오는 것처럼 비스크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사람이.

「우~……! 또 제멋대로 심란해지네」

 아침에 로글레아 저택에 가, 점심이 지났을 즈음 하란의 상관에 돌아온 나는 방의 안쪽에서 문을 잠그고 농성을 한다.
 열쇠라고 할까, 안에서 밖으로 여는 문에 의자를 걸어서 문이 열리는 걸 방지한 것뿐이지만.
 한 번 방에 들어오려 한 하란이 내 농성을 눈치채고 「이 7살 무서울 정도로 똑똑한데」라며 마르스씨와 쓴웃음을 짓고 떠나갔다.
 하지만 하란은 아직 나를 깔보고 있다.
 밤이 되면 창문으로 나갈 수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올리. 저랑 조금 이야기하지 않겠습니까? 맛있는 과자를 가지고 왔어요」

 노크 두 번.
 문 너머에서는 평온한 "원장 선생님"의 목소리.
 나는 점심도 거르고 저녁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배고픔에 몸부림치고 있던 터라 무심코 문을 열어버릴 뻔했다.

「피, 필요 없어!」

 기력을 총동원하여 소리친다.
 문 밑 틈새로부터 비스크의 구두 끝이 보인다.
 그곳에 바구니가 놓인 것이 보였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면 과자만이라도 좋으니 받아주세요. 모두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란한테 혼났어요. "네가 고아원에 보내라고 하니까 이렇게 됐잖아"라고」

 비스크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니, 하지만 최고 책임자로서의 책임은 있을지도 모른다. 

「과자는 여기 두겠습니다. 나중에 또 상태를 살피러 오겠습니다만――그때까지 이 과자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저는 이 문을 부숴야 해」
「……어차피 거기에 몰래 숨어있다가 내가 문을 열면 억지로 끌어낼 거잖아」
「전에 누가 그렇게 했나?」

 당한 적은 없다.
 하지만 비스크가 그럴 인간이라는 건 안다.
 하란도 마찬가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올리. 당신을 때린 보모는 처분당할 겁니다. 그녀의 이야기도 듣긴 했습니다만, 도저히 용서할 일이 아니야. 애초에 그녀를 고용한 게 잘못이었어. 고맙습니다. 당신이 싸워준 덕에 다른 아이들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비스크는 깊은숨을 내쉰다.

「그 누구도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조차 맞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 말을 듣지 않으면 맞는 게 당연하다고. 하지만 저는 고아원에서 그런 식으로 자라지 않았습니다. 분명 당신도 그렇겠죠」

 그리고,

「……그로우가 그런 식으로 아이를 키울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라고 중얼거린다.
 거의 혼잣말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나한테 하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버지랑 아는 사이야?」

 내가 말을 걸자 비스크는 조금 놀란 듯 입을 다문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렇네요. 예전 일이긴 합니다만」

 라고 대답한다.

「나쁜 사람이었어?」

 비스크는 이번에야말로 입을 다물었다.
 내가 그로우의 딸을 자칭하고 있는 이상, 본인 앞에서 부친의 험담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으로 그 침묵이 증거다.

 나는 의자를 살짝 치우고, 문을 조금 밀어 연다.
 거의 목만 빼니 비스크의 얼굴이 겨우 보인다.

「으응ー 그러니까…… 나, 아버지랑 만난 적이 없어서」
「아아, 그렇군요」

 그런 설정으로 할까.
 앞으로 그로우가 「전혀 모른다」라고 해도 나는 "모친으로부터 그렇게 들었다"라고 우기면 되고.

 비스크는 내 말에 그 어떤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
 평소와 같은 "완벽한 원장 선생님"은 그저 어린아이를 생각해서, 지금도 터무니없는 언동을 예상하며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찾아서 만나려고요?」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나도 마찬가지로 응수할 수밖에.
 모두가――하란 마저 나를 「돌아갈 곳 없잖아」라며 깔보는 탓에 그만 그로우의 이름을 꺼내고 말았다.
 딱히 정말 의지할 생각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나에 대한 호의나 집착이 없는 그로우는――그치? 가장 만나면 안 되는 존재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작은 여자애를 다치게 하진 않겠지만 뭐어, 상냥하게 대해주지도 않을 것이다.
 어렸을 적의 그로우는 어땠더라?
 그대로 자랐다면 일부러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밟을 것 같다.
 밟은 뒤에는 「쓰레기를 밟아서 발이 더러워졌다」라고 할 것 같다.
 그리고 비스크는 아마 "그런 인간"을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당신이 싫지 않다면 저한테 오지 않겠습니까?」

 비스크는 쭈그리고 앉아 문틈으로 나온 나와 시선을 맞춘다.

「하지만 하란이 화내지 않아?」
「화낼지도. 하지만 이곳에 놓고 가면 당신은 도망칠 거야. 그렇죠?」
「비스크는 뭐든지 꿰뚫어 보고 있는 거야?」
「그렇네요. 도망치기 직전인 아이의 얼굴은 특히 잘 알아」
「……나 같은 건 도망쳐도 아무래도 좋지 않아?」

 그게 덜 귀찮을 텐데.
 그렇게 중얼거린 내 귀에,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린다.
 뭔가 했더니, 비스크가 문을 두드린 것이다.

「실례하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새삼스럽지만, 나는 문을 연다.
 비스크는 긴 팔을 뻗어 나를 상냥하게 끌어안는다.

「자, 잡았다. 이걸로 겨우 안심이다」

 갓난아이에게 하듯, 등을 토닥여준다.
 비스크의 고동은 잔잔하고 따뜻하다.

「아무래도 좋은 아이는 없어요. 올리도 고아원의 아이들도, 전부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힘든 일은 겪지 않았으면 하고, 가능하다면 행복해졌으면 해요」

 하마터면 조금 울 뻔했다.
 백 점 만점짜리 "원장 선생님"이다. 그렇기에 이 사람은 사랑받은 것이다.
 나만 없으면, 이 사람은 이렇게나 근사하고 따뜻하다.

「비스크가 있는 곳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네에, 얼마든지요. 닦아야 할 창문도, 돌봐야 할 가축도, 물을 갈아야 할 화병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있으니까요」

 내가 비스크와 마주 안고 있자, 복도에서 「아ー!」라고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란이다. 비스크는 나에게 조금 짓궂은 미소를 보이곤, 달려온 발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설마 선수 친 거냐!? 이미 상황 끝!?」
「그래. 올리는 하이드키아 저택에서 일하기로 했다. 아까운 인재를 놓쳤구나, 하란」
「에~~!? 그건 치사하잖아! 애초에 내가 상관에서 맡으려고 했는데 비스크가 고아원에 보낸다고 한 게 원인잖아!」
「그 후에 있었던 일로 올리한테 미움을 산 건 네 잘못이잖아」
「나 미움받고 있어!?」

 별로 싫어하는 건 아닌데.
 하지만, 그러고 보니…….

「"거참 대단한 가출이네. 그 녀석의 자식이라면, 그 제멋대로인 성격도 납득이 가"라는 말을 들은 건 슬펐어」

 라고 말해준다.
 하란은 그건 위험하다며 나를 보고, 비스크는 나한테 「잠시 과자 들고 계세요」라며 모처럼 연 문을 닫았다.



 몇 시간 뒤, 비스크에게 호되게 깨져 축 처진 하란에게 배웅을 받으며 비스크의 마차에 올라탄다.
 마르스씨까지 「아ー아, 대장 때문에!」라며 불평을 하지만, 2~3일 지나면 나 같은 건 완전히 잊을 것 같은 분위기다.
 집착이 아닌, 적당한 호의와 거리감. 고독한 아이들이 「호의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상냥함이다.
 
「나 외에도 비스크네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애 없어?」

 나는 구운 과자를 먹으며 묻는다.

「지금은 아직 그렇게까지. 모두 공부하거나 컨디션을 되찾는 게 우선이니까요」
「그런가……」
「하지만 몇 년 뒤에는 후배가 들어오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올리가 이것저것 가르쳐주지 않겠습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비스크는 내 입가에 묻은 과자 부스러기를 떼어준다.
 놀랄 정도로 아빠 같다.
 과연 오랜 기간 고아원 원장을 한 사람은 다르구나.

「나 힘내서 일할게. 몸은 작지만 청소도 세탁도 특기니까!」
「귀족 영애인데?」

 확실히, 귀족 영애가 청소랑 세탁이 특기인 건 이상하네…….

「스, 스스로 전부 할 수 있도록 가르침 받았으니까……!」

 어딘가 괴로운 변명을 뱉어본다.
 이제서야 비스크는 이상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청소도 세탁도, 올리한테는 아직 조금 일러. 높은 곳에 손이 닿지 않고, 힘도 약하니까요」
「그럼 설거지?」
「주방에는 믿을만한 사람 이외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아, 독살 소동이 있었으니 말이지.

「그럼 내 일은? 정원에 있는 나무에 붙은 벌레 잡기라던가?」
「올리는 어른이 되면 뭘 하고 싶나요?」
「으응ー…… 꽃집에서 일하고 싶기도?」
「좋네요. 그럼 내일 정원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에, 기쁘다.
 하이드키아 저택에서 일하는 정원사라고 하면 분명 엄청난 기술자일 것이다.
 여러 가지 꽃을 예쁘게 피우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용인 아이들이 묵고 있는 방이 있습니다. 올리도 내일부터 그곳에서 공동생활을 하게 돼」
「아이들은 부모랑 같이 안 자는 거야?」
「그렇네요. 어른용 방과 어린이용 방은 구별되어 있습니다. 외로움을 잘 타는 아이가 가끔 어리광을 부리러 부모의 방에 가기도 합니다만…… 나중에 조금 놀림을 받거든요」

 뭐, 확실히……
 만약 10그룹의 가족이 있고, 각자의 방이 마련되어 있다면 10개의 방이 필요하지만, 남자 방, 여자 방, 아이 방으로 나누면 3개의 방이면 되잖아?
 그리고 아마도 조금 직급이 높은 사람은 가족용 방을 받는다거나?

「저택에 있는 아이들은 몇몇 정도야?」
「23명. 그중 갓난아이가 2명이고, 어린아이를 돌보는 건 나이가 많은 아이의 일입니다. 공부 시간도 있으니, 고아원과 조금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
「헤에…… 뭔가 저택이 아니라 마을 같네」
「그렇죠. 주에 한 번 상인이 오니 마을로 나가지 않아도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재밌겠다!」

 솔직히 두근거린다.
 일하면 약간의 용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고아원에서 특별 취급 받으며 지내는 것보다 내 성격에 맞는 것 같다.

 하이드키아 저택에 도착하자 나는 사용인 할머니에게 넘겨져, 비스크는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곤 떠나갔다.
 놀랄 정도로 담백하다. 하지만, 건전한 담백함.
 뭣하면 혈연도 아니고 연고도 없는 아이에 대해선 너무 친절할 정도이다.

 다른 아이들과는 내일 만나기로 하고, 오늘 밤만 어른용 숙소에서 머물게 되었다. 아마도 어린아이도 있는 숙소에서 밤에 잘 곳을 준비하면 아이들이 제대로 자지 못할 것을 상정한 것 같다.
 "숙소"라는 건 말 그대로의 의미로, 사용인용 별택이 저택의 정원에 있어 깜짝 놀랐다.
 어린이용 숙소는 바로 옆에 있어, 남자용 숙소는 저택을 사이에 두고 반대쪽에 있다.
 그것과는 별개로 부부용 숙소라는 것도 있어, 그곳은 독신용보다 조금 더 넓고 호화롭다.
 그리고 독신용 숙소도 거의 개별실이 주어져, 일본으로 따지면 "1인 기숙사"같은 분위기가 강했다.
 그 중 사용하지 않는 방 하나에 새 이불과 어린이용 갈아입을 옷 같은 것이 한 세트 준비되어 있어, 이건 비스크가 나에게 주는 "취직 축하 선물"이라고 한다.

 역시 조금 과보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나는 푹신한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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