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24화 가시 하나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24화 가시 하나

네츠* 2025. 2. 10. 23:31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29/

 

 

トゲひとつ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린애고,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로서 존재하지도 않고, 적어도 비스크랑 하란은 문제없이 살고 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파스토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걱정되니까 상태를 보러 가고 싶긴 한데…… 하지만 그런 행동도 파스토르가 말한 병일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수수께끼인 건 그로우네.
 그도 그럴 게 그로우는 나를 나를 깨우기 위해 여행을 떠났고, 그 여행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서 유명한 모험 소설가가 됐으니까.
 나랑 관계없이 방랑 여행을 떠난 설정이려나?
 하지만 내가 없었다면 비스크는 그로우를 계략에 빠뜨리거나 하지 않았겠지?
 그렇다고 하면 그로우는 완벽한 가면을 쓰지 않고 손 쓸 수도 없을 정도의 안하무인인 녀석으로 자란 건 아닌가?

「으ー응」
「뭘 고민하는 거야, 너」

 저녁 식사 후, 비스크는 저택으로 돌아갔다.
 나는 곧 밤이라는 이유로 하룻밤만 하란의 객실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
 하란은 하룻밤 사이에 내 "겉모습"을 그럴듯하게 해줄 모양인지 아까부터 남아있는 아동복을 이것저것 가지고 와서는 인형 놀이를 반복하고 있다.
 아무래도 나를 고아원에 있어서의 "특별한 무언가"로 만들 셈인 것 같다.

「옷을 이만큼이나 가지고 있는 애가 고아원에 있으면 시기 받는 거 아닌가」

 내가 고민한 이유는 이게 아니긴 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으ー응」의 사유가 된다.
 하란은 「하하」라고 웃으며 「하게 하는 거야, 질투」라고 선뜻 말한다.

「무슨 의미?」
「올리는 고아원에 모이는 아이 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아」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3등 안에는 들어. 5살 많은 애들이랑 비교해도 말이지」

 뭐, 18살이니까…… 뭣하면 일본에서 지낸 시간까지 포함하면 훨씬 어른이다.

「아이들의 반을 나눌 예정이야. 성적이 좋으면 상위 랭크에 들어가고, 대우도 좋아져. 당근이 있는 게 훨씬 동기부여가 되잖아?」
「그럼 하위 반인 아이는?」

 내가 묻자 하란은 고개를 기울인다.

「공부가 특기가 아닌 아이는 계속 상위 클래스로 가지 못하고, 계속 상을 받지 못하는 거야?」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다니까」
「못 올라가」

 내가 너무나 단호하게 말해, 하란은 놀란 듯 나를 본다.

「같은 나이인 아이가 같은 노력을 해도 같은 결과를 내진 않아.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게 있어. 달리는 건 잘하지만 계산을 못하는 아이는? 공부는 못하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는?」
「무언가 특기가 있다면, 어딘가에선 상을 받을 구석이 있을 거야」
「그럼 아무것도 없는 아이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아이는 어쩔 거야?」
「매일 밥을 먹을 수 있고, 비바람을 막을 수 있고, 장래적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일을 얻을 수 있어. 그걸로 충분하잖아?」
「하지만」

 나는 내 옷을 본다.
 나는 하란이 나에게 주려고 한 옷의 가치를 안다.

「슬플 거야. 나만 예쁜 옷을 입지 못한다면」
「그럼 올리가 옷을 물려주면 되잖아」
「응? 그래도 돼?」
「괜찮아. 네가 네 성적으로 받은 상은 자유롭게 써도 돼. 팔아도 되고」
「……그렇구나」

 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옷을 가리킨다.

「그럼 남아용 옷도 줘!」

 하란은 웃는다. 웃으며 내 머리를 마구 쓰다듬는다.

「어떻게 키우면 이런 식으로 자랄 수 있지? 작은 여신님」
「바보 취급하는 거야?」
「존경하는 거야. ……그래도 조심해라?」
「응?」
「상냥함에 대한 대가가 상냥함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 무언가를 스스로 얻을 수 없는 녀석은 양보해 주는 녀석에게 기생하려 해」
「그렇지는……」
「있지, 올리는 누구한테 옷을 주고 싶어? 가장 성적이 나쁜 아이? 그럼 모두 일부러 땡땡이치게 되겠지」

 나는 입술을 삐죽인다.
 하란은 아무것도 모른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푼 아이"한테 줄 거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한 아이"한테 줄 거고」
「그럼 "나쁜 아이"한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을 거구나. 자기보다 어린아이를 때리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그런 애들한테는 아무것도 없는 건가?」

 갑자기 어려운 질문을 하기에 나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어른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내가 너무 애늙은이처럼 굴어서 그런가?

 나쁜 아이는 존재한다.
 자란 환경이 나쁘면 타인을 상처입히는 것이 당연해진다.
 태도도 나쁘고, 머리도 좋지 않다.
 나는 그런 아이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을까?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한 아이"한테만.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좋다. 짐을 대신 들어준다던가, 단추를 채워줬다던가. 주는 건 옷이 아니어도 되잖아? 달콤한 과자 한 알이라던가. 나, 노력할게. 모두에게 그런 보상을 줄 수 있도록, 고급 옷 같은 건 전부 팔아버릴 거야」

 하란은 항복이라며 양손을 든다.
 
 짐 싸기가 끝나자, 나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푹신푹신한 객실 침대에 눕혀진다.
 호화롭다.
 또 아이들에게 신세를 지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치면 또 괜한 민폐를 끼치게 될 테니, 이럴 때는 얌전히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게 최선이라는 것을 배웠다.
 
 배도 부르기에 폭신한 이불에 가라앉아――심야, 나는 문득 눈을 떴다.
 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몸을 일으키자, 올빼미씨가 창밖에서 고개를 기울이고 있다.
 놀란 나는 벌떡 일어나 올빼미씨를 방 안으로 들인다.

「이제 못 만나는 건가 싶었어」

 부리를 간지럽히자, 꾸르륵 꾸르륵하고 목을 울린다.
 그대로 소리 없이 날개를 퍼덕여 침대 천장에 내려앉는다.

 잠에서 깨니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물론 잘 알고 있는 하란의 상관이니, 나는 주저 없이 방을 나선다.
 화장실을 목표로 조금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와 깜짝 놀라 멈춰 선다.

 하란의 방이다.
 거기에 여자가 우는 듯한, 괴로워하는 듯한――아니, 돌려 말하는 건 그만두자,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와」

 그야 그렇겠지.
 그야 그렇겠지, 그렇고말고.
 지금의 하란에게 "올리"는 없으니까.
 건전한 30대 남자에, 돈도 있고, 애초에 인기 많을 테고. 나랑 재회하기 전에도 그야 많은 여자와 관계를 가졌을 거고, 재회한 뒤에도 일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을 거고, 지하실에는 친한 창부를 불렀으니.

 그러니까 전혀 놀랄 일은 아닌데, 그런데도 요의가 완전히 사라져 뒷걸음치듯 방으로 돌아와 침대로 돌아온다.

 뭔가 심장이 쿵쾅거린다.
 나랑 하란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비스크는 이런 기분이었을까?
 거북한 듯한, 진정되지 않는 듯한…… 뭔가 배신당한 듯한.

 배신당했다?
 아니, 그건 아니다. 그도 그럴 게 하란은 나를 기억하고 있지 않으니까.
 내가 그러기를 바란 세계니까.
 심호흡하자, 심호흡.
 심호흡을 하고 있자, 올빼미씨가 소리 없이 내 베개 근처에 나타난다.
 손을 뻗자 부드러운 깃털이 느껴진다. 이불을 들추자 올빼미씨가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고 있자 심장의 두근거림이 진정돼, 나는 어느샌가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나는 한계에 다다른 요의에 벌떡 일어난다.
 화장실에 뛰어들어 인권을 되찾고, 손을 씻고 화장실에서 나오자 마르스씨가 「빨리 일어났네에」라며 칭찬해 준다.

「옷 갈아입고 와. 아침 준비할 테니까」

 라는 상냥한 말과 함께 돌려보내져, 나는 순순히 방으로 돌아온다. ――아니, 돌아가기 전에 약간의 질문을 했다.

「하란 대장은 애인 있어?」

 마르스씨가 이 질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른다.
 조금 놀라긴 했으나 히죽 웃으며 「역시 여자아이는 다르네」라고 하기에 대강 예상은 되지만…….

「대장은 말이지, 애인은 없어」
「엣!? 그치만……」
「그치만?」

 나는 입을 열고, 다문다.
 그러니까ー.

「여자랑 사이 좋아보였는……데?」
「응? 봤어?」
「어제 화장실 갔을 때, 같이 있는 걸 살짝」
「아~…… 뭐 그건 조금 사이가 좋을 뿐인 사람이니까, 애인 같은 건 아니야」
「그치만 둘이서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말을 고른다.

「아빠랑 엄마도 같은 방에서 잤으니까 그런 건가 하고」

 마르스씨는 아아~, 라며 점점 더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친구고 사이 좋으니까 같이 잔다고 해야 하나. 대장은 외로움을 잘 타니까 혼자서 자면 쓸쓸해하거든」
「그럼 여러 친구들이랑 같이 자고 있는 거야?」
「그렇지!」
「마르스씨도」
「나는 안 자!!」

 무심코 큰 소리를 낸 마르스씨는 허둥지둥 「나는 친구가 아니고 부하니까」라고 변명한다.
 과연 그런 느낌인가, 라고 납득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돌아간다.
 올빼미씨는 사라졌고, 나는 뭔가 거북한 기분인 채로 아침을 먹는다.
 어젯밤은 하란한테 애인이 있다는 것에 충격받은 주제에, 지금은 여러 여자들이랑 매일 밤 하고 있다는 것에 상처를 받는다.
 차라리 결혼해서 아이도 있으면 마음이 놓일 텐데…….

 한숨을 쉬자 옆에서 불쑥 손이 튀어나와 입가를 쓸어준다.

「배불러?」

 하란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믿음직스러운, 연상의, 강한 남자의 얼굴.
 나한테 매달리는, 상처받은 소년의 얼굴이 아니다.

「하란은 행복해?」

 이상한 질문을 해버렸다.
 하란은 「뭐야 그 질문은」이라며 즐거운 듯이 웃고, 나는 로글레아 저택에 맡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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