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22화 잠자는 공주의 선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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眠り姫の選択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어둠 속을 달렸다.
무엇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모르는 채.
그저 도움을 바랐다.
누군가가 안아주며 「괜찮아」라고 해주길 바랐다.
울고 응석 부리며 매달리고 싶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돼, 어린아이처럼.
「그럼 그렇게 되면 되는 거 아닌가?」
불현듯 들려온 목소리가 계속해서 달리던 내 발을 멈추었다.
고개를 들자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한 표정의 파스토르가 서 있었다.
「무슨 의미야?」
「그대로의 의미」
파스토르가 살며시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파스토르, 이렇게 키가 컸던가.
올려다보지 않으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파스토르는 조금 곤란한 듯한 얼굴로 쭈그려 앉았다. 그제야 나와 시선이 맞는다.
「다음에는 어떻게 할래?」
「응? 뭐가?」
「어린아이가 됐어. 다음은 뭐?」
나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작고 포동포동한 아이의 손이다.
「하지만 이걸로는 파스토르를 쓰다듬어줄 수 없어」
「"괜찮아"」
파스토르가 상냥하게 나를 끌어안는다.
「나는 이제 괜찮아」
가늘고 듬직하지 않은 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린아이의 몸으로 안기니 크고 단단한, 어른 남자의 몸처럼 느껴졌다.
나를 꽉 감싸는 긴 팔이 따뜻해서 안심된다.
「나 그로우로부터 도망쳐왔어」
「그래, 봤어」
「응? 어디서?」
「글쎄, 꿈에서일까」
「그로우, 화났으려나……?」
「그 녀석은 올리한테는 화 못 내」
「하지만 쫓아오지 않아?」
「올리는 쫓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바로 대답할 수 없어, 나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내 안에서 그로우는 보호자의 상징이었고, 그것은 폭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나 대신 나에게 존재하지 않는 힘을 휘둘러주는, 나의 검.
고맙게 생각한다.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담스럽다. 그렇게 느끼고 있다.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그로우를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느끼고 싶었다.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보답할 수 없다――심장을 바치는 것과 같은 그 헌신에.
「모처럼 어려졌잖아. 조금 더 어린아이처럼 생각해」
「어떻게?」
「떠올리면 돼. 어렸을 때를」
그건 내가 큰 나무의 숲에서 깨어났을 때?
아니면 벚나무의 길에서 헤맸을 때?
「……무서운 게 싫었어」
「응」
「그로우는 나한테 무서운 꿈을 보여준대」
「너무하네」
「그렇지? 못된 그로우는 싫어」
「응, 싫어해도 돼. 괜찮아. 올리가 느끼는 게 정답이야」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로우가 사과하고 이제 무서운 말 안 한다면 싫어하지 않아」
「그럼, 만약 쫓아오면 그렇게 말해주자」
「으응. 같이 가줬으면 해」
나는 파스토르의 손을 잡아당긴다.
그로우한테 말해야 한다. 나를 겁주지 말라고.
나는 파스토르와 손을 잡고 터벅터벅 걸어갔다.
발바닥에 풀의 감촉이 느껴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엉겅퀴 밭을 걷고 있었다.
큰 나무는 모든 가지에 만개한 벚꽃을 피우고 있었고, 그 꽃은 연분홍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호로로, 호로로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샌가 파스토르의 어깨에 한 마리의 올빼미가 앉아있었다.
「올빼미씨는 새도 될 수 있구나」
「그렇게 보이나?」
올빼미씨가 고개를 빙글 돌려 나를 본다.
파스토르는 「나도 그렇게 보여」라며 조용히 앞으로 손을 뻗는다.
손가락을 튕기자 테이블 세트가 나타난다.
아무 소리도 없이 나와 파스토르――그리고 그로우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무척이나 귀엽군, 우리 공주」
그로우는 온화한 미소를 띠며 나에게 따뜻한 차를 타준다.
건네진 컵을 양손으로 들고 그로우를 본다.
「나를 겁주는 그로우는 싫어」
「당신이 나를 버리는 게 나빠」
「그럼」
어린아이의 사고.
――어린아이의 사고다.
「그럼 이제 그로우랑 절교할래. 그로우가 없는 곳으로 갈래. 그로우 싫어. 진짜 싫어」
「그렇다면 당신이 내 곁으로 돌아올 때까지 당신이 사랑하는 꼬맹이들을 상처 입히도록 하지. 본보기로 파스토르를 죽일까?」
「――마음대로 해」
파스토르의 서늘한 목소리에, 엉겅퀴 밭이 얼어붙었다――문자 그대로.
눈이 흩날리고, 꽃이 얼어붙어, 숨이 새하얘진다.
파스토르는 폭신한 코트를 내 어깨에 걸친다.
「올리에게 있어 인질이 될 바에는 기쁘게 죽겠어. 비스크도 하란도 그렇겠지.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네 뇌를 만져서 올리의 기억을 지워줄게. 깨어났을 때 너에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거다」
「……놀랍군」
그로우가 뱉는 숨도 새하얗다.
「아무래도 내 패배 같군」
정말 놀란 것 같다.
꿈속에서 파스토르를 화나게 하면 분명 그로우는 정말로 깨어남과 동시에 나를 잊을 것이다.
나도 그로우도 왠지 모르게 파스토르라면 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갑자기 그로우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아, 나는 살짝 그로우의 무릎에 손을 뻗는다.
아이의 손인 내 손에 그로우의 손이 겹쳐진다.
굉장히 크고, 무척 따뜻하다.
「그로우, 미안해, 할 수 있어?」
「아아. 사과하지」
「제대로 "죄송합니다"라고 해. 사과하지 라던가, 용서해줘 라던가, 자존심 부리지 말고 제대로 사과해」
내가 사죄를 요구하자, 그로우는 조금 어색한 듯 웃으며 살짝 주저하는 듯싶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고 머리를 숙인다.
「죄송합니다」
「응, 좋아」
「그 정도로 용서하니까 기어오르는 거야」
파스토르는 불쾌한 듯 혀를 찬다.
「이 녀석의 기억에서 올리를 지우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응ー……」
「여기서 당신의 부정을 바라는 건 지나친 요구일까」
「나 꽃집에서 일하고 싶었어」
내 말의 의미를 헤아리지 못한 것인지, 그로우와 파스토르가 입을 다물었다.
올빼미씨가 어깨 위에서 호로로, 하고 울었다.
날개를 크게 펼치고――그리고 내 옆에 섰다. 사람의 모습으로.
「꿈을 꾸고 싶은가」
평소와 같은 질문이다.
올빼미씨는 분명 나를 어디로든 데려다 줄 것이다.
「꾸고 싶은 꿈이 있어」
파스토르가 겁에 질린 듯 경계 태세를 취한다.
당황한 듯 입을 열었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올빼미씨의 목소리만이 들린다.
「모두가 나를 잊고――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어. 그런 꿈을 나에게 보여줘」
찻잔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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