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06화 내가 그리 바란다면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06화 내가 그리 바란다면

네츠* 2024. 3. 29. 17:47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11/

 

 

私がそう望むから

 

 

「아까 올빼미씨한테 부탁해서 비스크의 꿈에 들어갔다고 했어?」
「그건 짚고 넘어가는구나」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편지도 건네주었으니 오늘 밤은 이만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야 확인해야 할 사항이 떠올라 발걸음을 멈추었다.

「조……좋지 않다고 생각해. 그다지. 남의 꿈에 함부로 들어가는 건」
「올리가 그런 말을 하니까 재밌네」
「그것도 그렇긴 한데」
「뭐, 하고 싶은 말은 알아. 하지만 나는 비스크와 올리의 쇠사슬밖에 보이지 않았어」
「그, 그렇구나」
「그리고 올리랑 이어져 있는 것 같은 쇠사슬은 너덜너덜하고 금방이라고 끊어질 것 같았어」
「그렇구나……?」
「올리한테는 어떻게 보였어?」
「어떻게냐니, 낡은 쇠사슬 5개가 있고…… 전부 비슷해 보이지」

 그렇게 말하고, 흠칫한다.
 아마 하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겠지.

「그 쇠사슬……상대방한테 어떻게 생각되고 있는지가 반영되는 거 아니야?」
「반대 아니야? 정말 그런 거라면 내 쇠사슬이 전부 같아 보이는 것도 이상하고. 모두의 마음이 같지는 않잖아?」
「……뭐어」
「그러니까 반대로 하란이 나와의 연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같은 게 아닐까 싶은데. 어느 쪽이든 마르스씨와의 쇠사슬이 없는 건 이상하네」
「왜 내가 마르스랑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이 좋잖아」
「달라. 올리나 비스크랑은」

 그 말에도 일리는 있다.
 어쨌든 그 쇠사슬은 나를 현실에서 꿈의 세계로 되돌릴 정도의 힘이 있는 강한 집착의 상징 같은 거고.
 적어도 우리의 감정과 관련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

「……물어볼까. 올빼미한테」
「어차피 물어봐도 의미 없을 것 같은데」

 질문에 대한 올빼미씨의 대답은 대체로 의미불명에 비참하다.
 그래도 나와 하란은 일단 올빼미씨의 방문을 두드린다.
 응답도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자, 올빼미씨는 소파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저 녀석 하루에 두 권은 읽는단 말이지」
「레그너스씨도 원래 책 좋아했으니…… 그로우의 팬이기도 했고」
「곧 끝나」

 올빼미씨는 조용히 하라는 듯이 막힘없이 페이지를 넘긴다.
 그리고,

「끝났다」

 라며 책을 던진다.
 아아, 귀중한 책이. 나는 황급히 책을 주워 가지런히 테이블에 올려둔다.

「하란을 비스크의 꿈에 데리고 갔어?」
「연결이 있었다」
「하란은 내가 본 거랑은 다른 꿈을 봤대」
「꿈은 바뀐다」
「그건 그런데…… 그리고 쇠사슬의 외견은 무슨 법칙으로 정해지는 거야?」
「어떻게 보이는가다」
「즉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꿈은 꿈이다」

 으ー응, 의미 없어 보인다.

「뭐…… 꿈은 꿈이지」
「너무 깊이 생각한다는 건가?」
「그런 걸지도. 너무 빠져들면 수상한 종교 같아지고. 해몽은 그냥 점 정도의 감각으로 즐기는 게 좋을 것 같아」
「뭐, 실제로 너무 빠져들어서 "이렇게" 된 녀석도 있으니……」

 올빼미씨는 벌떡 일어나더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휘청거리며 방을 나간다.

「가버렸다」
「기본적으로는 자유롭게 행동하게 하고 있어. 일단 레그너스였을 때의 기억이 전혀 없는 건 아닌 것 같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그건 정말로 다행이다.
 분명 고아원도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 년, 몇십 년을 걸쳐서 비스크와 하란과 파스토르는 지금보다 조금은 아이들에게 있어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겠지.
 내가 지켜주지 못했던 아이들이, 옛날의 자신을 지키듯이.

「――그럼 슬슬 갈게」
「바래다줄게」
「됐어. 아마 그로우가 아직 밖에 있을 테고」
「그 자식 진짜 기분 나쁘네……」

 또 혀를 찬다.
 불안한 듯이 겁에 질려 떨던 하란이 다시 손버릇, 행동거지, 여자 버릇이 최악인 불량스러운 태도로 돌아와 버렸다.
 내가 물끄러미 올려다보자 착각이라도 한 건지 하란이 입술을 들이밀기에 휙 피한다.
 이번에는 한숨.

「작별의 키스 정도는 괜찮잖아」
「으ー응. 안 될 것 같은데」
「조금만」
「안 됩니다」
「혀 안 넣을 테니까」
「안ー돼」

 하란이 구두쇠라며 불만을 내뱉는다.
 그리고 제대로 포기한다.
 힘으로 빼앗기지 않은 입술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고, 하란의 멱살을 잡고 잡아당긴다.
 입술에 입술을 대고, 혀끝으로 가볍게 핥고 발걸음을 돌려 방을 나선다.
 쫓아오지 않는 하란의 표정을 상상하며 기분 좋게 하란의 상관을 뒤로 한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우리 공주」

 마중을 나온 내 기사에게 「그렇네」라고 가볍게 대답한다.
 그로우는 나를 상관에 데려다줬을 때처럼 조금 불안해보인다.

「하란이 얼마나 멀쩡해졌는지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어?」
「당신에게 나를 괴롭히는 취미가 있을 줄은, 영광이군」
「있지, 그로우는 어떻게 할래?」
「응?」
「내가 없어지면 어떻게 할 거야?」

 그로우는 곤란한 듯이 어색한 미소로 나를 내려다본다.
 내 질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건지, 정답을 모르는 건지, 혹은 내가 없어지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는 것인지.
 내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로우의 표정은 더더욱 불안으로 흐려진다.

「나 이외의 녀석은 그 대답을 찾은 건가?」
「어떨까. 하지만――」

 나는 그로우의 가슴에 툭 주먹을 댄다.

「내가 모두의 이곳에 있다고 느껴」
「단언할 수 있나? 당신이 사라지면 하란은 자상을 할 것이고, 파스토르는 모습을 감출 것이고, 비스크는 본격적으로 부서질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녀석들의 파멸이 눈에 선하다」
「그렇지 않아」
「어째서 알 수 있는 거지?」
「연결이 있어」

 올빼미씨 같은 말을 하자, 그로우는 내 손에 자기 손을 살짝 포갠다.
 차갑다.

「없네. 그로우의 이곳에는, 아무도」
「하지만, 이곳에 있어」

 그로우는 내 손을 잡는다. 나를 놓아주지 않으려고 하듯이.
 가끔 보여주는 그로우의 진짜 표정은 언제나 무언가 빌고 있는, 매달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 있는 당신이 나의 전부다. 잃으면 버틸 수 없어」
「내가 죽으면?」
「죽게 두지 않아」
「그럼 도망치면」
「도망치게 두지도 않아」
「봐봐, 역시 가장 멀쩡하지 않아」

 내가 무심코 웃음을 터뜨리자, 그로우는 「왜 그 부분에서 웃는 거야」라며 당혹해한다.

「그로우는 아무것도 못 하니까 말이지. 내 아이들과 달리 사람을 상처입히는 것밖에 못 해」
「하지만 당신을 지킬 수 있어」
「하지만 나를 죽이고 싶어 해」

 나는 그로우의 가장 약하고 부드러운 곳을 용서 없이 나이프로 도려낸다.
 나는 그로우의 손을 뿌리친다.
 그로우가 집을 향해 걷기 시작하는 나의 반걸음 정도 뒤에서 조용히 따라온다.

「……죽이고 싶은 건 아니야」

 그로우가 혼잣말처럼 말한다.

「그래?」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되묻는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 당신을 상처입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어. 그러니까 나는……」

 나는, 의 뒷말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어깨 너머의 그로우를 돌아보자 그로우는 인간의 말을 잃은 듯이 입을 어물거리고 있다.
 침묵 속을 걷고 있자, 집이 보인다.
 현관 앞에서 멈춰 그로우를 돌아본다.

「자고 갈래?」
「……아니, 돌아갈게」
「자고 가. 호위가 어딘가 서서 자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니까」

 조용히 떠나려고 하는 그로우를 불러 세운다.
 그로우는 일순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항상 하는 말인 「당신이 그리 바란다면」이라고 내뱉는다.
 조금 괴롭히고 싶은 기분이다.
 집에 들어가 외투를 벗자 검을 내려둔 그로우가 주방으로 직행해 차를 준비한다.
 그 차를 감사히 받아들이며,

「내가 바란다면 그로우는 뭐까지 해주는 거야?」

 라고 묻는다.

「무엇이든」
「하지만 "그건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야"라면서 결국 내가 하는 말을 무시하잖아. 사람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면서 결국 어기고 죽이고 있고」
「그건……」
「"나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라고 말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지만, 나는 도움 없이도 자력으로 도망칠 수 있었잖아?」
「우리 공주는 오늘을 나를 괴롭히는 날로 정한 것 같군」

 곤란한 듯한 한숨.
 나는 그런 그로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로우는 내 시선을 견딜 수 없었는지 「항복이다」라는 듯이 양손을 벌려 보인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하는 건지?」
「그럼 옷을 벗어」
「……뭐?」

 잘못 들었기를 바라는 듯이 되묻는 그로우에게 미소로 답한다.

「그로우의 전라가 보고 싶어서」
「충성심을 시험하는 건가?」
「그런 걸지도」
「우리 공주. 그런 것을 하지 않아도 나는――」
「그럼 돌아가도 돼. 그리고 두 번 다시 나한테 얼굴 보이지 마」

 그로우는 버림받은 아이 같은 표정으로 나를 돌아본다.
 한숨을 내쉬고, 상의를 벗는다.
 셔츠를 벗고, 벨트를 풀고, 바지가 바닥에 떨어진다.
 속옷도 전부 벗어 내 앞에서 전라를 드러낸 그로우는 역시 정교한 조각 같다.
 나는 일어나 그로우의 주변을 빙글 돈다.
 몸이 온통 상처투성이다.

「전부터 이상했는데, 이 상처는 왜 생긴 거야?」
「여행에는 위험이 동반되는 법이다」
「동물한테 습격당하거나?」
「가도에는 도적도 나온다. 유적에는 도굴꾼이 있어. 바다에는 해적이다」
「아, 이 상처」

 나는 그로우의 등을 손가락으로 훑는다.
 다른 것과는 달리 비교적 최근에 생긴 상처가 세 개 있다.

「비스크한테 당했을 때 생긴 상처?」
「깊은 화살이어서 말이야. 게다가 파스토르가 대충 치료하고 퇴원시킨 덕분에 고생했다. 스스로 본 적은 없지만 그 정도로 눈에 띄나?」
「그때도 나를 감싸줬지, 그로우는」
「표적을 빗나간 화살이 당신에게 찰과상이라도 입힌다면 큰일이다. 무엇보다 비스크는 당신을 다치게 해서라도 자신의 손에 넣고 싶었던 것 같지만」
「비스크는 내가 그로우에게 엉망진창으로 당했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때의 그로우는 상태가 좋지 않았으니」
「하지만 당신의 아버지로 지냈던 1년 동안, 내가 당신을 상처 입힌 적은 없었잖아?」
「신기하지. 사디스트인데. 참고 있었어?」
「아니」
「사실은 사디스트가 아니라던가」
「당신은 내 지배 하에 있었다」

 툭 나온 진심에 움찔한다.
 꽤 위에 있는 그로우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그 얼굴은 온화하다.
 울퉁불퉁한 손이 내 손을 감싸고 살짝 쓰다듬는다.

「그때의 당신을 나를 선택하고 내가 준비한 집에서 내가 준비한 옷을 두르고 내가 고용한 시녀에게 보살핌받았다. 당신은 나의 것이었다」
「그렇네. 그로우는 자신이 준비한 공주님의 시중을 드는 기사 놀이를 했을 뿐. 나는 그로우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 했고, 비스크는 그것을 "학대받는 아이" 같다고 했어」
「그런데도 도망갈 길은 준비해 두었다. 그렇지?」
「나를 소재로 삼은 책을 팔아 번 돈을 나한테 준 것?」
「그래. 나는 어리석어서 그것이 당신의 명예를 실추하는 행위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레그너스에게 그것을 지적당해,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계기는, 나와 비스크의 재회.
 그리고 레그너스의 구혼.
 나는 단숨에 불안정해지는 그로우를 가엽게 여겨 그로우에게 나를 나눠주었다.

「어떻게 됐을 거라고 생각해? 그로우가 나를 안은 날 아침, 내가 그로우의 팔 안에 있었다면」
「……모르겠어」

 내 뺨을 감싸던 그로우의 손이 툭하고 떨어진다.
 나는 우뚝 선 그로우와 마주한다.

「상상이 안 돼. 모든 것이 잘못 되었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
「그래서 나를 안지 않는 거야? 대답을 아는 것이 무서워서」
「……그럴지도 몰라」

 이제는 시선마저 나한테서 떨어진다.
 내가 「괜찮아」라고 하면 모두 손쉽게 넘어온 선을 그로우가 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드디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로우는 나를 무서워하고 있다.
 그로우가 그은 선은 「침범하지 않도록」 그은 것이 아니라, 「침범당하지 않도록」 그은 것이었다.

「이제 옷을 입어도 될까」
「안 돼」
「이대로 나를 박제해서 방에 걸 생각인가?」
「어쩔까. 조금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나는 그로우의 두꺼운 흉통에 손가락을 미끄러뜨린다.
 갈라진 복근을 장난스럽게 덧그리다, 손가락을 떼어낸다.

「이리 와. 내가 그로우를 안아줄게」
「올리, 나는……」
「"무엇이든지" 해주는 거잖아? 내가 바란다면」

 그로우는 갈피를 잃은 소녀처럼 나를 보다, 내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깨닫고 애매하게 미소 짓는다.

「당신이 그리 바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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