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17화 도움 안 되는 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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役立たず
「……큰 나무의 숲이다」
그리고, 온통 엉겅퀴밭.
하란은 이게 올리의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 번 초대받은 적이 있으니까.
「……올리?」
불러봐도 대답은 없다.
여기에 없는 걸까.
하지만 꿈속에 꿈의 주인이 없다――그런 경우가 있을까?
하란은 엉겅퀴를 밟으며 꿈속을 돌아다닌다.
큰 나무의 뒤편으로 돌아가 보아도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올빼미! 있냐!?」
「꿈을 꾸고 있다」
「우와!?」
하란은 발밑에서 들린 목소리에 펄떡 뛴다.
올빼미 탈을 쓴 남자가 엉겅퀴에 잠기듯 벌렁 드러누워 있었다.
「꿈을 꾸고 있다면 여기에 있어야 하잖아?」
「다른 꿈이다」
「다른 꿈이라니?」
「연결이 없다」
올빼미는 자신의 가슴에 팔을 찔러 넣고 안에서 쇠사슬을 꺼내 보인다.
끝이 끊어져 있고, 무엇과도 이어져 있지 않다.
「……그럼 내 쇠사슬은?」
올빼미는 일어나 엉겅퀴밭을 휘저으며 쇠사슬을 찾는다.
끄집어낸 쇠사슬――한쪽은 하란의 가슴에, 다른 한쪽은 큰나무의 안으로 사라졌다.
「……큰 나무의, 안?」
「지엽이다」
하란은 큰 나무를 올려다본다.
무럭무럭 가지를 뻗은, 신록의 큰 나무――그 잎 한 장 한 장.
「이거, 전부 올리의 꿈……?」
「여기에 없어」
「왜? 여기가 올리의 꿈이잖아? 잠들어 있다면 여기 있을 거 아니야!」
「일어나 있어」
잠들어 있는 올리는 여기에 있다.
없다면 일어나 있다.
하지만 올리는 깨어나지 않는다.
그, 의미는.
「……그럴 리가 없어」
하란은 쇠사슬을 잡고 큰 나무의 줄기를 친다.
「올리가 깨어날 리가 없어! 우리가 없는 곳에서!」
그리고, 주저앉은 올빼미의 멱살을 끌어당긴다.
「너라면 깨울 수 있잖아? 그로우한테 알려줬지? 올리를 깨우는 방법을! 연결을 찾는다던가, 뭐라던가, 그런 걸 하면 되잖아!?」
「――거절이다」
쇠사슬에서 삐걱이는 소리가 났다. 녹이 슬고, 썩어서 약해진 쇠사슬이 튕겨 나가 바스라져 간다.
「싫어…… 기다려 줘, 싫어!」
그 쇠사슬의 파편을 따라 무릎을 굽히자, 장면은 로글레아 가문의 집무실로 바뀐다.
꿈에서 깨어났다――깨워지고 말았다.
멍하니 무릎을 꿇은 하란의 앞에, 올빼미가 사체처럼 나뒹굴고 있었다.
「어이…… 일어나. 야, 일어나라고!」
하란이 올빼미를 흔들어도 얕은 호흡을 반복할 뿐 대답은 없다.
그로우는 간청하는 하란을 밀어내고 레그너스의 몸을 들어 올렸다.
「침실로 옮긴다. ――지금 꿈은?」
「……쇠사슬이 부서지는 꿈?」
「같은 내용이군」
「뭔가 잘못됐어. 올리는 우리를 거절하지 않아」
그로우는 차가운 눈으로 힐끔 하란을 노려보고, 내뱉는 듯한 한숨을 남기고 올빼미를 들어 올린 채 침실로 걸어간다.
「올리가 이쪽 세계에 온 이유도, 17세 때 잠든 이유도, 25년 뒤에 되돌아와진 이유도, 우리는 결국 아무것도 해명하지 못했다. 올빼미가 말한 것은 여전히 애매하고 이해할 수 없어」
「……그렇지」
「쓰레기 같은 네놈들이 무엇을 하고, 얼마나 올리를 상처입혔다고 한들――지금까지 네놈들이 해왔던 짓들과 비교하면 약과였을 거다. 그런데도 올리가 올빼미가 말한 대로 우리와의 "연결"을 거절하고 있다면 무언가 확실한 이유가 있을 터이다. 어이, 문 열어」
명령하지 마,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도 하란은 올빼미의 침실의 문을 연다.
올빼미를 침대에 눕히고 신발을 벗겨 양손을 가슴 위에 둔 그로우는 다시 하란을 내려다본다.
「그래서? 무슨 짓을 한 거지?」
「그거 지금 말할 필요 있는 이야기냐?」
「답하기 싫다면 질문을 바꾸지. "올리가 갑자기 잠적해도 비스크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거냐?"」
「……비스크한테 이야기하지 않을 작정이냐?」
「같은 꿈을 꾸고 있다면 소용없지만, 올빼미와 꿈을 공유한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와 너만이라면 숨긴다」
「왜 그런 짓을……!」
「올리는 아이들이 평온하게 살 수 있는 미래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던졌을 것이다. 올리는 그 현실에 자신이 방해된다면 "내 아이들"조차 포기하려 했다」
그렇다면 지금, 비스크에게 「올리가 눈을 뜨지 않게 되었다」고 전하면 실제 원인이 무엇이든 비스크는 자신을 탓할 것이다.
그건 틀림없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지장이 생긴다.
하지만 "올리에게 정이 떨어졌을" 뿐이라면, 비스크는 아직 서 있을 수 있다.
「……의심하지 않을 거야. 적어도 1개월 정도 연락이 없어도, 내가 올리의 상태를 전하면 의심하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너는 비스크가 의심하지 않도록 전력으로 일을 진행해라. 나는 파스토르와 만나고 오지」
「그 녀석한테는 이야기하는 건가?」
「몹시 불쾌하다만, 올빼미 없이 올리의 꿈에 들어갈 수 있는 건 파스토르 뿐이다」
――――――――――――
올리가 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보내는 매일은, 왠지 나쁜 기분은 아니다.
오지 않은 날은 우울하긴 하지만, 오지 않는 것이 전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꿈에서 만나자는 약속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 내가 먼저 만나러 갈 수도 있다.
이건 어쩌면 다른 녀석들보다 자신이 가장 좋은 거리감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파스토르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얼굴도 좋아한다고 해줬고」
슬쩍 자기 얼굴을 만져본다.
올리가 좋아해 준다면 파스토르는 어떤 얼굴이라도 자신의 얼굴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는 거울을 보는 일도 늘었다.
이전에 데리고 있었던 "올리"들은 파스토르를 단정하게 보이도록 하는 데에 힘을 쏟았는데, 파스토르는 그것을 "흉한 존재를 조금이라도 좋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하면 올리에게 조금이라도 더 "멋지다"라고 생각될 수 있을지를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올리에게 묻는 게 낫나」
같이 옷을 사러 가고 싶다고 하면 올리는 같이 와줄까.
아니면 지금은 일 때문에 바쁘니까 그런 식으로 신경을 써주지는 않는 걸까?
스스로 만나러 가면 안 된다는 협정이다. 하지만, 꿈속에서라면――.
「파스토르, 들어간다」
「멋대로 들어오지 마 죽여버린다」
행복한 망상에 갑자기 끼어든 포학에 파스토르는 냉혹하게 핏대를 세운다.
노크도 없이 진료소의 문을 연 그로우의 등 뒤에서 일순 올리의 모습을 찾고, 찾지 못하자 다시 기분이 나빠진다.
「네 방문을 받아들일 이유는 없어. 돌아가」
「……과연. 역시 보지 못한 건가」
「뭘?」
「꿈을」
「강한 약이 필요한 건가?」
「올리가 눈을 뜨지 않는다」
파스토르는 입을 다문다.
그로우가 이런 농담을 할 리가 없다.
농담으로 넘어가기에는 심각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사실이라고 확인하고 싶지도 않다.
「……누가 죽였나?」
「유감스럽게도」
「그러면 어째서 깨어나지 않는 거지?」
「잠시 올빼미와 함께 올리의 꿈에 들어갔다. 엉겅퀴밭에는 아무도 없고, 올리는 지금 "일어나 있다"」
그건, 즉――.
「올리가 17세 때 잠들었을 때와 같다……?」
「그런 거겠지」
「……과연」
「발광할 줄 알았다만」
「어째서 내가?」
「"버림받았다"고」
「올리는 우리를 버리지 않아. 26년 전에도 올리는 자신의 의지로 잠든 게 아니야」
「1년 전에 목을 펜으로 찔리고 버림받았잖아」
「그건 "버린" 게 아니라 "도망간" 거야. 옳은 판단이다. 그녀는 도망쳐야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전조는 있었나?」
「나는 아무것도. 다만 하란과 비스크가 "무언가"를 한 것 같다」
파스토르는 혀를 찬다.
「――"사실"이냐?」
「무슨 말이지?」
「정말, 너에 대해서 아무런 변화도 없었나?」
그로우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일순 표정을 구긴다.
일단 짐작 가는 구석은 있는 것 같다.
「……아니, 하지만 "그 정도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생각되진 않는다만」
「비스크랑 하란도 대개 "그런 것"이겠지. 그 정도로 우리는 올리를 계속해서 상처 입혀왔어. 그런데도 우리를 버리지 않은 그녀가 이제 와서 "듣고 보니 뭔가 저질렀을지도" 정도로 깨어나지 않을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애초에 나는 이제 "괜찮다"고 느끼고 있었어」
하지만, 실제로 올리는 잠들어 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깨어나" 있다면――파스토르도 경험이 있다.
「레그너스군」
「레그너스?」
「꿈속에 살면서 올리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절당하고 있어」
「뭐?」
「우리와 올리를 잇는 쇠사슬이 끊어졌다」
파스토르는 실소했다.
「개념의 이야기인가?」
「올빼미와 이야기하는 것 같군……」
「어차피 꿈이다. 쇠사슬도 큰 나무도 모든 것이, 개념이지 현실이 아니야」
파스토르는 대충 설명하며 가볍게 소파를 정돈한다.
베개를 두고 눕는다.
「……자는 건가?」
「달리 방법이 있나?」
「나도――」
「데리고 갈 거라고 생각하냐?」
파스토르는 대화를 끊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
어둠 속을 걷는다.
방향은 알고 있다.
처음에는 발에 풀의 감촉이 느껴졌다.
숲의 내음이 나기 시작하고, 조금씩 밝아져――엉겅퀴밭에 도착한다.
「……과연, 없군」
「악몽이다」
파스토르는 발치에 굴러다니는 올빼미를 내려다보고 쭈그려 앉는다.
그 가슴에 팔을 집어넣고 쇠사슬을 끄집어낸다.
「연결이 없다」
「있겠지. "레그너스"와는」
호로로, 라고 올빼미가 가늘게 울었다.
쇠사슬의 끝을 더듬자 큰 나무의 줄기에 칭칭 얽어매여 있었다.
「올리를 붙잡고 있는 건 레그너스인가? 아니면 "너"냐?」
「같은 것이다」
「하지만 다르잖아」
「지엽이다」
「가지를 부러뜨려도 나무는 죽지 않아」
올빼미가 쇠사슬 하나를 끄집어낸다.
그건 파스토르의 다리에 얽혀 있었다.
「……이것도 레그너스인가?」
「연결이 있다」
「집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군」
누구보다도――파스토르는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레그너스의 꿈에 숨어들었을 때, 파스토르는 헤맸다.
꿈과 현실을 구별할 수 없게 되고, 도착한 레그너스의 꿈속에서 레그너스에게 "이건 꿈이다"라고 자각시킨 것은 파스토르다.
이 쇠사슬을 따라가면 파스토르는 "깨어나는" 걸까.
그곳에서 올리와 만날 수 있는 걸까.
올빼미는 "꿈속"에만 들어갈 수 있다.
파스토르가 꿈을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그저 현실로, 지금까지의 인생이 꿈이 된다.
다만――.
「……나는 없어도 돼. 비스크나 하란과 달라」
지금 세계에서 두 번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고 해도――그게 어쨌다는 거냐?
레그너스는 올리를 원하고 있다. 그러는 동시에 파스토르에게도 집착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가면 만날 수 있겠지. 그게 어떤 형태든.
파스토르는 쇠사슬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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