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16화 나만 없으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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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さえいなければ
「아가씨, 일어나주세요. 아가씨!」
누군가가 나를 흔들어 깨우기에 마지못해 눈을 뜬다.
기분이 언짢은 듯한 레이나씨가 「얼른 준비하셔야 합니다!」라며 콧바람을 뿜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늘은 레그너스 경과 만나야 하니까요!」
「레그너스씨랑……? 내가……? 왜?」
「어머. 잠이 덜 깨신 건가요? 혼약이 결정된 뒤 첫 방문일이잖습니까!」
「혼약……? 내가……? 레그너스씨랑……?」
「정말이지! 됐으니까 얼른 일어나세요!」
억지로 이불을 빼앗기고 침대에서 끌어내려지고 말았다.
오늘의 레이나씨는 뭔가 자기주장이 강하다.
「부탁입니다! "천람" 로글레아 가문과 "남옥" 베스클리프 가문의 신분 차이가 나는 혼약이라고요! 아가씨의 단장에 문제가 있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제 목이 날아가 버린다고요!?」
「에, 그런 느낌인 거야?」
「잠깐, 제대로 해주세요 아가씨! 소꿉친구를 살린다고 생각하고!」
소꿉친구……인가.
그러고 보니 그랬다. 레이나씨는 내가 어렸을 때 내 놀이 상대로서 베스클리프 가문에 들어오게 된 여자아이다.
레이나씨의 모친은 내 어머니의 전속 시녀이고, 그 둘 또한 사이가 좋다.
그리고 부친이 일찍 돌아가신 베스클리프 가문의 입장에서는 내가 "천람"인 레그너스・로글레아의 마음에 든 것은 천운으로 이 결혼의 성사 여부에 따라 우리 가문의 미래가 결정된다.
갑자기 일의 중대함과 책임의 크기를 떠올리며 나는 상쾌해진 머리로 방 한구석에 쌓여있는 선물 더미를 본다.
「그러니까, 레그너스씨가 보낸 드레스를 입는 게 좋겠지……」
「물론이죠! 게다가 봐요, 이 머리 장식!」
「응? 하지만 나 머리는……」
거울을 보자 허리까지 길게 기른 어린잎의 색과 같은 머리카락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것이 눈부셨다.
어렸을 때부터 정성스럽게 손질한 머리는 무척이나 결이 좋아 허리보다 짧게 자른 적이 없었다.
「아가씨?」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뭔가 숏컷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럴 리가 없어요! 귀족 영애가 머리를 자르다니……!」
「그렇……지」
뭔가, 아무래도 현실 감각이 없고 둥실둥실 떠 있는 느낌이다.
무대 위에 서 있는 것 같다.
분수에 맞지 않는 드레스를 입고, 레이나씨가 머리를 묶어준 뒤 보석이 박힌 머리 장식으로 마무리를 하자 도저히 "남옥" 영애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모습이 된다.
「응. 이거라면 레그너스끼의 옆에 서도 뒤지지 않아. 도저히 고아원 출신으로는 보이지 않――」
그리 말하고, 나는 고개를 기울인다.
고아원 출신? 누가? 왜 갑자기 그런 말이?
「으응ー……? 뭔가 오늘 정말 상태 안 좋을지도……」
「아, 마차 소리……! 자, 자 아가씨! 제시간에 오셨네요!」
레이나씨가 재촉하기에 나는 방을 나선다.
현관에서는 사용인이 전부 늘어서서 격이 높은 귀족을 맞이하고 있다.
웅장한 마차에서 조금 병약한 인상인, 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이 내린다.
28세――나보다 10살은 연상이다.
내가 현관에서 쭈뼛거리고 있자 레그너스씨가 곧장 나에게 다가와 내 손을 잡고 살며시 입을 맞춘다.
「기다리게 했나?」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그럼 갈까」
「어디로?」
「어디든, 네가 바라는 장소로」
인도하는 대로 탄 마차는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시중을 드는 시녀도 없이, 나와 레그너스씨 둘뿐이다.
「행선지는 정했나?」
느릿느릿 창밖으로 미끄러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응」이라는 애매한 대답을 한다.
어딘가로 가고 싶은 기분이다.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럼 레그너스씨의 저택은?」
「적극적이군. 아니면 무지한 건가?」
「에? 아, 그런 의미인 건……!」
확실히 아직 미혼인데 시녀도 없이 혼약자의 저택에 가는 건 좋지 않다.
좀 더 제대로, 다른 사람들도 있는 공원이나, 그런 곳이어야…….
하지만 왠지 "로글레아 가문에 가야 한다"는 느낌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맴돈다.
무언가 약속을 한 것 같은, 그런 기분.
「달리, 가고 싶은 곳……」
사제원――도서관?
아닌 것 같다.
어딘가로――누구한테?
「올리, 괜찮나?」
「에?」
레그너스씨가 어느샌가 머리를 감싸고 생각에 빠진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자감색 눈동자――어째서인지, 이 눈을 마주하면 조금 몸이 움츠러든다.
「조금, 기분이」
「마차를 멈추고 잠시 바깥 공기를 마시지」
레그너스씨가 스틱으로 마차의 벽을 가볍게 두드리자 마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레그너스씨가 먼저 내리고 그 손을 빌려 나도 내린다.
신선한 공기에 폐에 스며들어, 나는 심호흡한다.
시가지를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숲에 와있었던 것 같다.
나무 사이로 비추어지는 해와 바람이 기분 좋아서 눈을 감는다.
「기분 좋다」
「근처 호수까지 걷지. 보트가 있을 거다」
「정말? 근사하다」
레그너스씨의 팔에 팔을 두르고, 숲의 오솔길을 걷기 시작한다.
「보트도 좋지만…… 롤러코스터도 좋네」
「응?」
「좋아하나? 절규계」
눈 깜빡임 한 번으로 경치가 바뀐다.
나는 조금 멋을 부린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레그너스씨는 캐쥬얼한 바지와 쟈켓 차림.
우리들은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로 흘러넘치는 유원지의 중간에 서 있었다.
방금 전까지 걸었던 숲의 오솔길은 유원지의 한 구획.
마차는 원내를 도는 어트랙션이었다.
「롤러코스터…… 탄 적 없을지도」
「그럼 시도해 보지」
레그너스씨는 웃으며 내 손을 잡아당긴다.
약간의 굽이 있는 펌프스로, 넘어지지 않도록 종종걸음.
사람으로 혼잡한 대기열을 앞질러 특별한 입구를 통해 가장 앞줄로 들어간다.
「에? 에? 대기 시간 없는 거야!?」
「나랑 함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된다」
「어쩌지, 긴장되기 시작했다……!」
안전바가 내려왔지만 나와 레그너스씨는 몸의 두께가 미묘하게 달라, 나는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든다.
레그너스씨가 파랗게 질린 내 손을 잡아주어, 나는 그 손을 마주 잡는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손을 마주 잡는 세기나, 감촉이――뭔가 "다르다". 뭔가 다른 느낌이 든다.
「봐, 벌써 정상이다」
「에?」
「떨어진다」
「에? 에? 에? 에――꺄아아아아아아!」
진심을 담아 절규하고, 나는 맹렬한 속도로 레일을 미끄러지는 롤러코스터에 휘둘린다.
옆에서는 레그너스씨가 즐거운 듯이 웃고 있다.
즐겁다? 응, 즐겁다.
즐겁네, 즐거워.
소리를 너무 질렀더니 눈물이 나온다.
롤러코스터가 천천히 도착 지점으로 미끄러져,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레그너스씨의 도움을 받으며 출구로 걸어갔다.
「다음은 어쩔래?」
「에? 다, 다음?」
「뭐든 할 수 있어. 뭐가 하고 싶지?」
유원지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
「……티컵, 빙글빙글 돌리는 거?」
친구랑 같이 큰소리로 웃고 있는 힘껏 돌리면서 논다.
그런 동경이 있다.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나는 어째서 그런 동경을 현실에서 이루지 못했지?
레그너스씨는 나에게 생각할 시간 대신 차례차례 오락을 부여했다.
다 탈 수 없는 수많은 놀이기구에, 달콤한 케이크, 신기한 색의 음료.
밤이 되어 형형색색의 전구와 음악으로 장식된 퍼레이드가 우리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지나간다.
「마음에 들었나?」
「응, 즐거워. 엄청 즐거워」
레그너스씨는 볼을 상기시키신 채 어린아이처럼 대답하는 내 이마에 상냥하게 키스한다.
좋은 사람이네, 상냥한 사람이다. 나를 지하에 감금했었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응? 지하……?」
「올리?」
「아,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지쳤으면 조금 쉬지. 이쪽으로 와, 방을 준비해 두었다」
레그너스씨의 손에 이끌려 나는 다시 마차에 올라탄다.
흔들리며 도착한 호텔 방은 넓고 근사해서, 화장실도 쓸데없이 두 개나 있다.
레그너스씨는 굉장하다며 들뜬 채 침대에 뛰어든 나를 소파에서 만족스러운 듯이 바라본다.
「왜 이렇게까지 잘 해주는 거야?」
「네 혼약자다」
「그랬었나. 그런데 내가 싫어하는 건 아무것도 안 하네」
「보통 혼약자한테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아」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모른다.
「뭔가 꿈 같아」
「걱정하지 마. 깨어나지 않으니까」
「그럼 자고 일어나면 어떻게 돼?」
「너는 어쩌고 싶지?」
「집으로 돌아가야지. 어머님과 레이나씨가 걱정하니까」
「돌아가고 싶나? 혼자 사는 멘션으로 돌아가도 돼」
에ー? 라고 나는 애매하게 답하고 음미한다.
혼자 사는 멘션인가. 그것도 편하고 좋네.
나는 어떤 멘션에서 살고 있었지?
창가에 꽃이 있고…… 아니. 온실이 있었던 것 같다. 올리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란이――.
탁, 하고 머릿속에서 소리가 터져, 나는 갑자기 눈을 떴다.
얕은 숨을 들이마시고, 몸을 일으킨다.
아아, 라고 레그너스씨가 나른한 듯 고개를 기울인다.
「"일어났나". 실수했군」
「무……에? 이거, 무슨……」
「좋은 꿈이지?」
레그너스씨는 방을 둘러본다.
「네가 바라는 그대로의 꿈이다」
「어째서!? ㄴ, 나 자고 있는 거야?」
「아니, 깨어있어」
「깨어있지 않잖아! 내 세계에 유원지도 롤러코스터도 호텔도 없어!」
「"네 세계"?」
레그너스씨는 고개를 기울인다.
「"어느 것"을 말하는 거지?」
그 질문을 들은 순간, 머릿속에 흘러들어오는 셀 수 없는 꿈과, 꿈과, 꿈과, 꿈.
모든 것이 현실이라고 느껴진다.
자신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ㄴ, 내, 현실은……!」
그로우에게 목을 졸린 멍을 찾아 목을 더듬는다.
아무것도 없다, 느껴지지 않는다.
파스토르를 펜으로 찌른 그 감각――나에게 등을 돌린 비스크의 눈, 내 손목을 잡고 매달린 하란의 손.
「너에게 있어서 가장 기분 좋은 꿈을 골라. 내가 도와주지」
「그만둬, 그만둬!」
나에게 편안한 선택지를 고르게 하지 말아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게 돼.
아픔과 고통과 연민과 자기혐오――그런 것에 둘러싸여 있는 그 세계에, 내 아이들을 버리고 와 버린다.
「어째서, 당신이. 어째서……! 꿈속에 두고 왔는데……!」
「꿈을 꿈이라고 깨닫고 말았다. 그러자 다른 꿈도 보고 싶어졌다. 모든 꿈을 원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라면 너를 기쁘게 할 수 있다. 네가 원하는 걸 전부 알고 있다. 무엇이 너의 기쁨인지도」
차단기가 내려가듯이, 세상이 암흑에 잠긴다.
호텔 방도, 레그너스씨도,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다.
호로로, 호로로.
올빼미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등 뒤에서.
뒤를 돌자 올빼미씨가 서 있었다.
자감색 눈동자――.
아니야. "내 올빼미씨는 금색 눈을 하고 있다".
「당신의 개념?」
「그렇게 보이나?」
레그너스씨는 바닥을 가리킨다.
수경처럼 영상이 떠오른다. 이건 어젯밤의 나와 그로우다.
목이 졸려, 산소를 바라며 날뛰는 나의 모습과 그걸 황홀하게 바라보는 그로우.
「"이것"이 네 행복인가?」
「……"나의" 것이 아니야」
「그럼, 이건 "누구"의 것이지?」
떠나는 비스크에게 매달리는 나와, 나를 붙잡는 하란을 뿌리치는 나.
그때, 뒤돌아보지 않고 방을 떠난 나는 하란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이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니――하게 만들었다니.
마치 "배신자"라고 나를 비난하는 것 같은.
「누구의 것도 아니야……」
「맞아. 누구도 행복하지 않아. 너는 그 누구도 행복하게 하고 있지 않아. 할 수 없어」
수경이 흔들려, 파스토르가 떠오른다.
몇 번이나 작업의 손을 멈춰 창문을 바라보고, 문을 바라보고, 일어섰다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앉는다――나는 알 수 있다.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내가 자신의 의지로 파스토르를 만나러 가기를, 단지 그것만을 바라고 있다. 책상 위에는 서류의 산――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건 "행복"인가? 기대하게 하고, 빼앗고, 낙담시키고, 실망하게 한다. 네가 너의 애정인가?」
「아니야……! 아니, 지만……!」
수경에서 눈을 돌린 내 눈앞에 자감색 눈을 한 올빼미가 얼굴이 있다.
레그너스씨는 호로로, 호로로, 목을 울리며 질척한 어둠에 녹아 들어갔다.
그리고, 목소리만이 들려온다.
「필요 없어, 너는. 필요 없는 거다, 그 누구에게도. 너는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연민도 자기희생도 필요 없어, 필요 없어, 필요 없어」
「하지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하고 싶지?」
따뜻하고, 부드러운 깃털이 나를 등 뒤에서 감싼다.
어리광을 받아주는 듯한, 상냥하고, 낮고, 나른한 목소리.
「너는 자유다. 어떻게 하고 싶지? 무엇이 너의 행복인가. 네 꿈은? 행복은?」
내 꿈.
내 행복.
나는.
「그 누구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을 뿐……」
눈물과 함께, 진심이 흘러나온다.
계속 그랬다. 정말로, 그것뿐이었다.
「그렇다면, 그곳으로 가자」
아아――.
그게, 가장 좋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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