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94화 내방의 예고 본문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98/
来訪の先触れ
꿈속에서는 시간이 불가해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나는 몸소 경험했기에 알고 있다.
나는 갓난아기인 레그너스씨를, 꿈속의 새로운 인생에 두고 왔다.
정말 최근의 일이다.
나는 분명 레그너스씨는 꿈속에서 살고, 자라고,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빼미씨가 있다는 건, 레그너스씨는 아직 꿈을 갈구하며 다른 꿈을 건너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내가 “지금의 상태다”라고 인식하고 있는 레그너스씨를 레그너스씨의 몸에 돌려보낸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올빼미씨는 사라져버리는 걸까.
그럼, 올빼미씨를 만든 건 나?
하지만 애초에 나를 이 세계로 데리고 온 건 올빼미씨다. 레그너스씨가 잠들기 전부터 올빼미씨는 내 곁에 있었다.
「전혀 모르겠어……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야……」
애초에――애초에다.
몇 가지의 꿈이 있고, 몇 명의 내가 있다면 올빼미씨도 무수한 레그너스씨 중 한 명인 걸지도 모른다.
「아ー 정말이지ー……! SF소설 같아졌어……!」
나는 침대에 몸을 내던지고 몇 초간 눈을 감았다가, 몸을 일으킨다.
「좋아…… 깨우자」
나는 이미 그 지하실에서 도망쳐 나왔다.
레그너스씨를 계속 잠들어 있게 할 필요는 없다.
파스토르는 격렬하게 반대하겠지만.
……파스토르 외에도 격렬하게 반대하겠지만.
「……애초에 정말 깨울 수 있는 건가……?」
내가 아는 한, 레그너스씨는 자신의 의지로 꿈의 세계를 선택했다.
예를 들어 꿈에서 레그너스씨를 찾아서 깨어나 줬으면 한다고 부탁해도 정말 깨어나 줄까?
그 이전에 나는 정말로 내가 알고 있는 레그너스씨를 찾을 수 있을까.
나와 레그너스씨의 사이에는 연결된 것도 없는데.
「……울고 있었지」
내가 알고 있는 나른하고, 졸려 보이고, 모든 것에 흥미가 없어 보이는, 자신만을 사랑하는 레그너스씨와는 달랐다.
나는 느릿느릿 침대를 기어다니며 아침에 나갈 준비를 한다.
나갈 준비를 마침 참에 노크가 울린다.
그로우의 마중이다.
문을 열자 나의 호위와 하이드키아 가문의 가문이 새겨진 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처럼 마차에 올라타려 하는 내 앞에 그로우가 슬쩍 팔을 뻗어 붙잡는다.
「……그로우?」
「누군가가 당신을 울린 것 같다만」
「에, 그걸 알아봐……!?」
「사랑하는 자의 눈물 자국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둔감하지는 않아서 말이야」
「에ー…… 세수했는데 말이지…… 눈 부었어? 이상해?」
「겉보기로는 모르겠지」
「그로우 가끔씩 진짜 야생동물 같지」
내가 히죽 웃어도 오늘의 그로우는 웃지 않는다.
나를 울린 누군가를 향해 화를 내고 있는 거겠지.
하지만 내가 소중하다기 보단, 자신 이외의 남자가 나를 울린 것에 대한 질투라고 생각한다.
사디스트고.
「우리 공주. 모욕할 거라면 차라리 말로 직접 해주지 않겠나」
「머릿속까지 읽을 수 있는 건 진짜 무섭다고, 아버님」
「나에게 당신을 울린 자의 이름을 밝힐 생각은?」
「아무도 아니야, 진짜로. 사람을 상처 입히는 꿈을 꿔서 그게 슬펐을 뿐」
「가볍게 넘길 수는 없군. 당신의 꿈은 다른 사람의 꿈과는 조금 의미가 달라」
「꿈속에까지 사람을 죽이러 갈 생각이야?」
「그게 당신을 위한 것이라면」
나는 가볍게 웃으며 그로우의 팔을 밀치고 마차에 올라탄다.
그로우는 내가 꿈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불만인 건지 관찰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분부대로」
그로우는 순순히 눈을 감는다.
그럼에도 아직 주시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얘기하면 그로우의 기분이 조금 나빠질 거라고 생각해」
「내 기분을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쓰지. 지금부터 일인데. 그로우가 기분 나쁜 상태라면 죽는 사람이 나올 것 같아」
「그 정도로 신용이 없을 줄은 몰랐군, 최근에는 꽤 얌전히 행동했다고 생각했다만」
「으ー응…… 그럼, 일단 이야기는 하겠지만……」
그로우는 눈을 뜬다.
상냥하고 온화한 눈이지만 그 눈의 뒷면에는 내가 운 원인을 때려눕힐지 말지 꿰뚫어보려는, 방심하지 않으리라는 빛이 흔들리고 있다.
「어제 내 꿈에 마른 계곡의 마물이 살고 있다고 얘기했지?」
「분명히 들었다」
「어제 꾼 꿈에서 사라졌어」
「사라졌다……? 돌연?」
「상처 입혔다고 했잖아?」
「즉, 쫓아낸 건가?」
나는 레그너스씨의 얼굴을 한 올빼미씨의 눈물을 떠올리고, 또 침울해진다.
「그런……걸까. 응, 내가 쫓아냈어」
「파스토르가 기뻐할 이야기다」
「그럴까…… 솔직히 이걸 그로우한테 이야기하는 게 정답인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혼자서 끌어안고 있는 것도 조금 답답하다.
레그너스씨에 대한 일을 상담할 수 있는 적임자를 고르라면 그로우일 테고…….
「레그너스씨였어」
「……뭐?」
「마른 계곡의 마물의, 올빼미 얼굴의 밑」
마차 안의 공기가, 팽팽하게 얼어붙는다.
그로우다.
그로우가 긴장하면 분위기가 변한다.
「말도 안 돼. 그건 레그너스가 잠들기 전부터 우리들의 앞에 나타났다」
「그러니까 아마 우리들이 알고 있는 레그너스씨와는 다른 레그너스씨일지도」
「다르다……라는 건?」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내가 잠재운 레그너스씨가 장래적으로 올빼미씨가 되어서, 예전의 나의 꿈에 간섭해온 게 아닐까 싶은데」
「꿈속에서는 같은 인간이 동시에 복수 존재할 수 있는 건가……?」
「으ー응…… 실제로 올빼미씨는 잔뜩 있었고…… “꿈에 먹혀서, 꿈의 일부가 되었다”고 했으니까……」
나는 문득 올빼미씨의 말을 떠올린다.
「꿈이라고 자각한 꿈을 현실이라고 생각한다면, 꿈이라고 자각하지 못한 꿈을 꿈이라고 생각한다면……인가」
「마른 계곡의 마물의 말인가?」
「응. 내가 “죽으면 나도 꿈의 주민이 될 수 있어?”라고 물으니까 그렇게 대답했어」
대답을 들었을 당시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 와서 입 밖으로 내보자, 왠지 모르게 “그런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미안하군, 우리 공주. 이 화제에 대해서 나는 조금……위험할지도 몰라」
「에?」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모르게 돼」
나는 퍼뜩 그로우의 표정을 본다.
그 표정은 조금 굳어있었고, 깊은 녹색 눈동자에는 불안이 흔들리고 있다.
「아, 그런가……! 위험하지! 미안!」
나는 당황해서 그로우의 옆자리로 이동해 그 손을 잡는다.
내 손을 강하게 잡은 그로우의 손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미안하군. 내가 억지로 이야기하게 했는데……」
「으응. 혼자서 생각해도 머릿속이 복잡해질 뿐이었고, 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고마워」
「미안, 정말로…… 나는……」
그로우가 무언가 말하려고 했을 때, 마차가 목적지에 정차했다.
일 할 시간이다.
개인적인 찝찝함은 치워두고,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
내 일은 아이들의 사망 사건이 많은 고아원의 시찰.
필연적으로 아이들을 희생물로 쓰는 추악한 어른들을 만날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도 몇 번이고 그런 것과 만나왔다.
그때마다 그로우는 합법적으로 폭력성을 발로하며 즐거워했지만――.
그 날, 그로우는 무섭게도 조용히 날뛰었다.
정원에 묻은 아이의 유체를, 그로우는 눈치 챘다.
유체는 앙상해져 있었고 관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조악한 나무 상자 안에는 필사적으로 나가려고 발버둥친 긇힌 상처가 무수히 있어서――가끔 아이를 산 채로 지면에 묻어 하룻밤 동안 방치하는 벌을 주었더니 그대로 죽어버렸다는 설명을 들었다.
내가 참견할 새도 없이 그로우는 명령했다. 「구멍을 파라」고.
그 의도는 명백했다.
그로우는 항상 아이들에게 휘두른 같은 폭력을 직원에게도 맛보게 한다.
힘을 쓰지도 폭언을 하지도 않았는데 거역조차 허락 받지 못하는 절망적인 명령이었다.
「용서해주세요, 부디……! 몇 년도 전의 과오입니다! 이런 짓을 저지른 직원은 이미 해고했습니다! 단지, 발각되어 이 고아원이 폐쇄되면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니 무서워서……!」
「우리 공주. 여긴 내가 맡도록 하지. 당신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나를 향한 간청을 가로막고, 그로우는 온화하게 말했다.
나한테 등을 돌린 채 그렇게 전한 그로우는 분명 웃고 있었을 것이다.
시찰이 행해지는 것은 대낮의 고아원이다.
물론 보는 눈도 있다.
그로우에게 허락된 것은 정당성 있는 폭력 뿐이다.
아이들을 구출한 후, 저항하지 않는 직원을 학대한 사실이 알려진다면 비스크도 그로우를 감싸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쪽도 얼른 끝내. 조금 지쳤어」
나는 돌려 말해 그로우를 멈춘다.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불복하듯이 돌아본 그로우에게 나는 「부탁이야」라고 말을 잇는다.
그로우가 어금니를 꽉 문다.
심호흡을 하고, 나를 내려다보는 그로우의 눈은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처럼 상처 입은 색을 띄고 있었다.
「그렇군…… 쓰레기들에게 스스로가 들어갈 묫자리를 파게 하는 것도 시간 낭비인가. 미안하군, 우리 공주. 조금 냉정함이 결여된 모양이다」
낮과 밤을 바꾸듯이, 그로우는 명랑하게 웃는다.
평소와 같은 완벽하게 만들어낸 미소다.
그리고 나는 오랜만에 이 미소가 만들어낸 미소라는 것을 떠올린다.
「감사합니다……! 어쩜 이리 자비로우신지……!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아이들을 학대해서 죽게 만든 직원의 감사 인사가 어쩜 이리 거슬리는지.
과도한 벌을 주어 아이들이 죽은 뒤에도 죽지 않을 정도의 학대를 반복한 정황은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발각되었다.
「그로우」
「응?」
「1시간 안으로 끝내」
내 말에 그로우는 얼이 빠져 있다가,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짓는다.
「맡겨줘. 효율적으로 하는 건 특기다」
나는 그로우에게 그 자리를 맡기고 걷기 시작한다.
등 뒤에서 직원의 비통한 간청이 들려왔지만 감사 인사보다는 훨씬 기분이 좋다.
뒷마당을 통해 고아원으로 들어가자 경찰과 고아를 받아주는 직원들이 모여 있어, 필요한 직업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
나는 그 자리에서 파스토르와 비스크에게 편지를 쓰고, 일을 할 일을 찾아 헤매던 아이에게 동전을 쥐어주곤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한다.
그 이외의 자잘한 잡무를 끝내고 나면, 현장에서의 내 일은 끝이다. 보고서를 정리해서 후일 비스크에게 제출하면 된다.
돌아가는 마차가 마중 나올 즈음 그로우가 “일”을 마치고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폭력을 휘두른 후의 그로우는 기분 탓인지 들떠 보인다.
「뭐 했어?」
마차에 올라타 호기심 반, 공포 반으로 물어본다.
「“자신 이외의 직원”이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행했던, 가장 잔혹한 벌을 고발한 자를 용서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벌을 실제로 행한다고」
「엄청난 일이 될 것 같네」
「1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직원들끼리의 살육전이 시작되어 살아남은 최후의 1인에게 벌을 주고 끝냈다」
「……에!? 직원 거의 다 죽었어!?」
「살육전이 됐을 뿐이다. 맨손으로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리가 없어. 그 정도의 상처는 파스토르가 전원 어떻게든 해주겠지」
「에에~. 파스토르 불쌍해. 내가 가는 것도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바쁘다고 했는데」
마부의 구호에 맞추어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을 끝낸 후는 항상 마음이 무겁다.
침묵이 길어지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정면의 그로우를 본다.
또, 창 밖을 보고 있다.
즉, 아마, 창에 비춰지는 나를――보고 있는 거다.
「직접 봐도 되는데」
「당신이 싫어하겠지」
「창 너머로 보는 것도 비슷한 것 같은데……」
「――마른 계곡의 마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어」
「에!?」
나는 당황한다.
「괘, 괜찮아? 기분 나빠지진 않았어?」
「이미 알게 되었으니 생각하지 않는 게 더 진정되지 않아서 말이야」
「그, 그건 그렇지만……」
「……올리. 한 가지, 부탁해도 되겠나」
「응? 뭐?」
「오늘밤, 나를 초대해주지 않겠나. 당신의 꿈에」
움찔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피와 내장을 뒤집어 쓴 그로우의 꿈을 떠올리고 만다.
꿈을 꿈이라고 자각하고 있는 그로우는, 아마, 나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억제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이미 꿈을 그저 꿈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올빼미씨가 살고 있는 엉겅퀴 밭에 그로우를 초대한다면 그리 무섭지 않다. 하지만 나만이 존재하는 엉겅퀴 밭은, 조금 무방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악몽은 싫네」
눈치 채고 보니, 올빼미씨와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당신의 꿈에 들어가는 거야――나는 악몽 밖에 꾸지 못해」
「그런가」
그로우의 긴장이 전해져 온다.
긴장이라기보다는, 나에게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공포에 가깝다.
그로우는 나에게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으로 특별해지려고 하고 있다.
그 일선을 넘어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그로우에게, 나는 대답해야 한다.
내가, 그로우의 공주님으로 있기 위해.
「그럼…… 오늘 밤은 우리 집에서 자는 거네」
내가 웃어보이자, 그로우의 전신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그로우는 굳어있던 얼굴을 양손으로 덮고 「아아」하고 한숨 같은 목소리를 내뱉는다.
「고마워, 올리」
그로우는 입의 움직임만으로 「사랑해」라고 속삭인다. 나는 그걸 목소리로 내지 않는 그로우의 이성을 믿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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