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9화 지배자의 가책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9화 지배자의 가책

네츠* 2020. 12. 18. 21:05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0/

 

 

支配者の呵責

 

 

 그건 거의 정곡이었다.

 심장을 움켜쥔 것 같은 감각이 들어 나는 얼굴을 찌푸리고 만다.

 하란은 그것으로 모든 것을 알았다는 듯이 한 번 끄덕이곤, 불을 밝히는 듯한 미소를 보였다.

 

「좋아, 그럼 올리는 고아원으로 돌려보내지 않아」

「그래도 나, 하란한테 신세를 질 생각도 없으니까 말이야!? 일도 찾을 거고, 살 곳도 찾을 거고」

「일이라면 우리 쪽에 썩을 정도로 넘치는데? 올리, 식물에 대해서 잘 알지?」

「잘 안다고 할까…… 완전 아마추어지만……」

「괜찮아, 그 정도로. 조금 지식이 있는 정도면 자료랑 대조해서 일 할 수 있어. 물론 월급도 줄 거고, 그 일이 질리면 다른 일을 찾으면 돼. 뭐, 나는 돈을 잘 쓰는 고용주니까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도 눈길도 안 갈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래저래 척척 순조롭게 이야기가 정해져간다.

 그곳에 내 의사를 개재할 틈도 없이.

 이게 상인의 힘인 걸까. 말려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나한테 손해가 될 이야기는 하나도 없어 「잠깐 기다려」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식으로 여러 여자아이를 구해주고 있는 거야?」

「응?」

「방금…… 그러니까, 텟타씨라는 사람이 말했어. 본인도 하란한테 도움을 받았다고. 텟타씨, 굉장히 멋진 사람이네. 몇 년 됐어?」

「몇 년이라니?」

「사귄지?」

「사귄다는 의미는…… 뭐, 10년 정도일까. 응, 비교적 신참일 때부터. 아니, 그치만 모르겠네…… 다른 녀석이었을지도……」

「기억 못하는 거야? 애인인데?」

「기억 못 해, 애인도 아닌데」

 

 나와 하란은 서로를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마주본다.

 애인이――아니야?

 

「키스했잖아?」

「아……!? 그걸로 애인이라고 생각한 거야!? 우와아, 17살…… 풋풋하네」

「어? 응? 아니, 17살이 아니라도 그 키스는 애인 사이의 키스잖아!? 싫다구, 나는, 친구끼리 이곳저곳에서 그런 키스하면……!」

「그것도 그렇지」

 

 뭔가 재미있었는지 하란은 배를 붙잡고 웃어댔다.

 나는 불합리하게 세상이 돌아가는 걸 모른다는 꼬리표가 붙은 기분이 들어 뚱하게 창문 밖을 노려본다.

 그러자 하란이 내 옆으로 이동해온다.

 응? 하고 생각해 돌아보면 히죽히죽 웃는 푸른 눈동자.

 

「그럼 지금 내가 올리한테 키스하면 올리는 내 애인인가?」

「그…… 그런 바보같은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치만 혀 섞는 키스를 하면 애인이라는 거잖아?」

「하란. 나 이런 농담 싫어해」

 

 하란은 고개를 기울인다.

 재미있어하는 표정이 사라지고, 벽에 달라붙어있는 나를 향해 더욱 몸을 밀착해온다.

 

「올리는 별개야」

「별개라니, 뭐가……」

「내가 여러 여자아이들을 도와주고 있는 건, 올리의 모습을 겹쳐보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올리라면 구해주도록 하렴이라고 말할 거라고 생각하면, 뭐 자연스럽게 도와주고 말아」

「그건…… 무척이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뒤 전―부 “받고” 있는데도?」

 

 하란의 손가락이 내 옷의 버튼에 걸린다.

 나는 그걸 어찌할 도리가 없는 악몽같은 기분으로 응시한다.

 

 ――이 마차는.

 객차의 문이 한쪽밖에 달려있지 않다.

 그리고 그 문은 지금, 하란의 등 뒤에 있다.

 창문은 조금밖에 열리지 않는 형식.

 나는 답답함을 느끼며 옅은 호흡을 반복한다.

 

「하란, 무거워…… 비켜줘……」

「체중 안 싣고 있어」

「압박감이 있어! 부탁이야, 비켜줘……!」

「아ー아…… 듣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이건 안 되지, 올리. 있지, 너, 왜 그렇게 움츠러들어 있는 거야? 너, 비스크한테 무슨 짓 당했어?」

 

 나는 답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란은 떼쓰는 아이를 상대하듯이, 가볍게 천장을 쳐다보고 한숨을 내쉰다. 마차가 흔들릴 때마다 그 몸을 장식하는 팔찌나 피어스, 목걸이가 찰랑찰랑하고 잔물결같은 소리를 냈다.

 

「대답 안 하면, 버튼 푼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버튼 한 개가 풀어졌다.

 어떻게든 하란의 몸을 밀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어떻게 해도 되지 않는다.

 또 하나, 또 하나가, 천천히 풀어져간다. 그 손을 잡고 떼려고 하는데도, 그것조차도 잘 되지 않는다.

 

「싫어, 싫어…… 싫어, 싫어싫어……」

「곧 버튼 전부 풀어져버리겠는데…… 다음은 어딜 벗겨줬으면 좋겠어? 그게 아니면 입은 채로 만져줬으면 좋겠어?」

「하란, 그만둬……」

「비스크한테, 뭘, 당했어? ――대답하지 않으면 “그래도 돼”라고 받아들인다. 텟타나 다른 여자처럼 나한테 안기고 싶어서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말이야」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그저 버틴다.

 마차같은 거 타는 게 아니었다.

 하란을 밀치고 도망쳐야 했었다.

 

「흐응…… 이정도로 해도 말하지 않을 정도로 험한 짓 당했구나」

「아니야!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어! 하란이 더 나빠! 진짜 싫어!」

「그거, 엄청 상처 입는데」

「멋대로 상처 입던――」

「조심하라고, 올리. 거래라는 건 상대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훨씬 이득이야. 고쳐 말하는 게 좋아. “이 이상 하면 싫어하게 돼”라고. 그렇지 않으면 난 너한테 뭘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말아」

「우…… 아……」

 

 참지 못하고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하란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호수처럼 예쁜 푸른 눈이, 겨울의 공기에 얼어붙은 듯이 나를 지긋이 내려다본다.

 

「웃어, 올리」

 

 하란의 손가락이 내 입술을 덧그린다.

 

「자, 이렇게」

 

 히죽하고, 하란이 미소를 보인다.

 이 상태로 어떻게 그런 친우를 만난 듯한 표정을 만들 수 있는 걸까――

 나는 웃지 않은 채로, 눈물은 점점 더 힘차게 쏟아진다.

 

「도와줘…… 부탁해…… 용서해줘……」

 

 하란은 갑자기 표정을 없애고, 천천히 내 몸에 손을 올렸다.

 그곳에 방금전까지의 쫓는 듯한 기세는 없었고, 마치 손바닥으로 나의 존재라도 확인하고 있는 듯하다.

 

「……네가 눈을 뜬다면, 이라고. 언제나 생각했어. 그래, 5년 정도 전까지는 정말 매일 밤 말이야」

「……뭐야, 갑자기…… 무슨 얘기……?」

「올리는 언제나 나를 지켜줬으니까 내가 올리는 구해주겠다고…… 강해지겠다고 생각해서, 뭐, 꽤 무리도 했어. 올리가 깨어나면 내가 이런 문신 새기기 전에 멈춰주겠지. 바보같은 짓은 그만두라면서 말이야」

 

 하란의 독백이 이어진다.

 그게 아니면, 이건 나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일까.

 

「아ー…… 젠장. 전부 틀려버렸어…… 비키고 싶었는데 비스크 녀석에게 앞질러지고…… 웃어줬으면 했는데 울리고…… 뭐야, 이거. 다른 녀석이랑은 잘 됐는데……」

 

 하란의 몸이 나한테 떨어져 반대쪽 좌석으로 조용히 돌아간다.

 나는 서둘러 옷을 가다듬고 마차의 문에 손을 댄다.

 하지만 그 손을 하란이 강하게 붙잡는다.

 

「싫어……!」

「진정해. 이 이상은 안 해. ――안 할 테니까, 달리는 마차에서 뛰어내리려고 하지는 말아줘」

「……그럼, 마차 멈춰줘」

「내려서 어쩌게? 고아원으로 돌아가는 건가?」

「관계 없잖아……!」

「내일 아침이 되면 어디든 좋아하는 곳에 데려다줄게. 오늘 밤은 내가 있는 곳에 머물러줘. 부탁이니까」

 

 이 제의를 완강하게 거부하면 방금과 같은 일을 당하는 걸까.

 내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자 하란은 내 손을 잡은 채로 어깨를 내리고 고개를 떨군다. 그러더니 허리에 찬 나이프를 뽑아 나에게 내밀었다.

 

「하란?」

「다음에 내가 또 바보같은 짓을 하면 찔러줘. 지금 찔러도 돼. 아아…… 정말…… 무서웠지. 비스크한테도 당했잖아, 비슷한 짓. 알아, 오랜 인연이니까」

「……하란 정도로 심하진 않았어」

「그런가」

「조금 귀를 핥았을 뿐. 정말, 그것 뿐이야」

「“그것 뿐”이라도 도망쳐서 울 정도로 싫었던 거잖아?」

「……나 때문에 비스크가 변해버린 게…… 싫었어……」

 

 나는 천천히 마차의 문에서 손을 뗀다.

 다시 나이프를 건네받았지만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긴 침묵 속에서 마차가 멈추고, 마부가 문을 열었다.

 하란의 손을 빌려 마차에서 내려, 나는 공원과 인접한 타운 하우스로 초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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