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6화 기사의 참회와 인형놀이의 소문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6화 기사의 참회와 인형놀이의 소문

네츠* 2020. 12. 18. 20:59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7/

 

 

騎士の懺悔と人形遊びの噂

 

 

 밤의 도서실은 조용하고, 섬뜩하고, 그로우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속삭인 「데리러 오다」라는 말이 웃어넘길 수 없는 진실함을 주고 있었다.

 내가 침묵하고 있자, 그로우는 다시 입을 열었다.

 

「비스크는 미쳤어. 눈을 뜨지 않는 당신을 돌보기 위해 녀석은 15살이 넘어도 고아원에 계속 다녔어. 일하는 틈틈이, 잠도 식사도 거르고 말이야」

 

 확실히 나도 어떻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단지 그 이유로 어째서 이렇게까지 나에게 인생을 바칠 수 있는 건지, 나한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 표정을 보고 그로우는 「오해하지 마」라고 어조를 강하게 한다.

 

「그뿐이라면 미담이지만 18살 때 시설의 직원이 된 녀석은 혼자서 당신을 돌보게 되었다. 보통이라면 여성 직원에서 맡길 일도 전부. 녀석은 당신의 몸을 매일 깨끗하게 해주고, 새로운 옷을 사면 당신에게 입혔어. 녀석이 일을 끝낸 후, 돌아가는 것은 자신의 방이 아니라 당신의 방이었어. 어떻게 봐도 상식적인 범주의 헌신을 벗어났어. “고아원의 원장은 인형놀이에 심취해있다”고 남의 험담을 좋아하는 녀석들에게 야유를 받을 정도로. 올리. 그 의미를 알겠나?」

 

 의미? 라고 나는 당황한 기색으로 대답한다.

 그로우는 무언가 결정적인 한마디를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나로서는 그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러니까…… 나 비스크한테 꿈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나한테는 꿈 속에서 살았던 25년의 기억이 있다고. 그렇게 말하니까 비스크가 두 번 다시 그 꿈을 떠올리지 말래. 두 번 다시 나를 잃고 싶지 않다고」

「……그래서?」

「그래서, 만약 비스크가 다시 한 번 나를 잠재우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는 거라면……」

「무슨 바보같은…… 올리. 우리들은 더 이상 무구한 아이들이 아니야. 좀 더 위기감과 의심을 가져야 해」

 

 정답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정말 모르겠다.

 내가 당황해있으면, 그로우는 고민하다 바르작거리며 눈가를 누르곤, 손가락 사이로 나를 보고 난폭하게 숨을 내쉬었다.

 

「……아냐, 됐어. 미안하군. 지금 건 잊어줘. 단순한 억측이다. 증거도 없는 일로 다른 사람을 규탄하면 안 돼…… 하지만 나는 당신을 여기에 가두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밤 갑자기 도망치듯이 비스크의 앞에서 모습을 감추고 싶지는 않다.

 지금 그로우의 이야기를 듣고 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우도 길고 괴로운 여행을 계속해왔고, 내가 눈을 뜨기 위한 방법을 찾아준 은인이다.

 어느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올리…… 나는 속죄하고 싶어. 그 날, 당신이 숲에 간 건 나의 어린 허영심으로 하란을 몰아붙인 탓이다. 내가 좀 더 어른스러운 아이였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야」

 

 그로우는 양손을 모으고 나에게 참회하듯 조용히 속삭였다.

 과연, 그래서구나 하고 나는 납득했다.

 그로우를 이렇게까지 만든 건 어릴 적의 양심에 찔린 죄책감의 작은 가시다. 자신 탓에 내가 깨어나지 않는 잠에 빠졌다――그러니까 자신이 깨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로우는 계속 생각했던 거겠지.

 

 나는 그로우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로우를 껴안고 싶다던가,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던가, 무릎에 앉히고 싶다던가,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긴 세월동안 나를 구하려고 하는 사이에 그로우의 안에서 나는 특별한 존재가 된 걸지도 모른다.

 깨어난 나를 껴안고, 눈물을 흘려버릴 정도로.

 

 나는 살짝 그로우의 손에 손을 얹었다.

 그로우는 놀란 듯이 나를 본다.

 

「아마 그날 숲에 가지 않았어도 나는 언젠가 같은 일을 겪었을 거라고 생각해. 마침 당신 때문에 숲에 간 날에 그 일이 일어났을 뿐. 당신이 나를 깨워줘서 그 책임을 져주었어. 그러니까 이 이상 나를 구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나를 데려가려고 하면 그로우가 범죄자가 될지도 모르잖아?」

 

 어렸을 때의 과오에 사로잡혀 25년이나 속죄한 사람의 결말이 투옥이라니 너무하다.

 하지만 내 말을 듣고도 그로우는 물러서지 않았다.

 

「나는 당신의 인생을 책임질 생각이다, 올리. 당신을 아내로 삼으려고 생각해. ――하지만, 나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어. 내 양자로 들어와. 긴 세월 떠돌아다닌 영향으로 인맥에는 자신이 있어. 반드시 당신에게 좋은 혼담을 찾아줄게」

「그로우!? 그, 그건 조금 비약이 심해!」

「그런가? 아니――그렇군…… 응, 당신이 “좋다”고 말해준다면 나를 선택해줘도 돼. 이렇게 보여도 아직 구혼은 하는 입장이다」

「돼, 됐어요! 괜찮습니다! 그런 거 내가 스스로 상대를 찾을 테니까……! 결혼 자체도 지금은 할 생각 없고……!」

 

 라고 할까, 그로우, 당신도 미혼이구나.

 내 인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미혼을 관철하고 있었던 거네.

 아아, 정말이지, 나 때문에 그들의 인생이 엉망진창이다.

 내가 빨개져서 거부하면 그로우의 눈빛이 진지해진다.

 

 곤란하네.

 그로우는 벌써 40살로, 17살인 내가 보기엔 확실히 나이를 많이 먹었지만 정한한 얼굴은 육체랑 함께 미술관에 장식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반듯하다.

 그런 얼굴로 똑바로 「나를 선택해줘도 돼」라는 말을 들면 농담으로 넘길 수 없다.

 

 그로우는 어디까지나 진심인 거다.

 40살과 17살――일본의 사고방식으로는 「굉장한 나이차」지만, 이 세계의 사고방식으로는 「그다지 그문 차이」도 아니다.

 귀족과 평민 여자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들은 레이블을 붙이는 것이 된다.

 젊은 여자를 돈의 힘으로 산 호색한 남자랑, 돈으로 살 수 있는 천한 평민 여자.

 그로우가 내민 「결혼」이라는 카드는, 그것도 그로우의 귀족으로서의 헌신의 일부다.

 

「……아니, 기다려줘. 미안. 말하는 방법이 틀렸군」

「틀렸……다니?」

「아니야. 나는 속죄만으로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 책임을 느끼고 있고, 속죄를 하고 있는 것도 거짓말은 아니야. 하지만…… 부디, 시덥지 않다고 웃지 말아줘. 지금이니까 말하는 거지만, 첫눈에 반했었어」

 

 그로우는 어둑어둑한 도서실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뺨을 붉게 물들이고 바닥으로 시선을 피했다.

 첫눈에 반했다니…… 그로우가? 나한테?

 

「거짓말이야」

 

 무심코 그렇게 말하면, 그로우는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만다.

 슬퍼하는 건지 수줍어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 둘 다다.

 이렇게나 힘이 센 남자가 몸을 작게 만 모습이, 뭔가 귀여워서 웃어버리고 만다.

 

「당신은 언제나 고아원 아이들만을 신경써준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어. 그 “울보” 하란이 당신을 화장제에 권유할 거라는 걸 듣고 참을 수 없었다. 분명 내가 권유해도 당신은 고아원 녀석들을 우선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걸 부정할 수는 없었다.

 나는 그로우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고, 아이들이 제일이었다.

 아이들과 갈 약속이 없었다고 해도 그로우의 권유는 수락하지 않았겠지.

 그 정도로, 그로우는 싫은 아이였다.

 

「나, 그로우한테 미움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말이야」

 

 그로우는 힘없이 웃는다.

 

「상냥하게 대해도 미움 받는다면 내 보잘 것 없는 프라이드가 무너지고 말아. 그러니까 쌀쌀맞게 대했어. 미움 받으려고 노력했어――정말, 나는 어린애였어. 당신이 긴 잠에 빠지고, 당신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 쏟아졌다. 내가 당신을 깨운 건 나 자신을 위해서야. 다시 당신과 만나기 위해서」

 

 그로우는 살며시 내 손을 잡는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전사의 손이다.

 

「나는 스스로의 의사로 이 삶을 택했다. 당신이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고, 부디 나를 멀리하지 말아줘」

「멀…… 멀리하지는 않겠지만…… 그러니까, 양자나 결혼에 대한 건, 나중에 다른 타이밍을 보고 생각하는 걸로……」

「아아―― 지금 당장은 고아원에서의 탈주군」

 

 꽤 이야기에 열중해버렸다.

 그로우는 금방이라도 나를 업고 고아원에서 탈출할 기세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로우를 말린다.

 

「탈주 전에, 제대로 비스크랑 상담하게 해줘. 조금 과보호하는 건 맞지만 도망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올리……! 하지만, 그 녀석은……」

 

「――누구 도서실에 있어?」

 

 도서실 문 쪽에 고아원의 아이가 서있었다.

 그로우는 황급히 후드를 뒤집어 쓰곤 그늘에 숨었고, 나는 책을 덮고 일어섰다.

 

「미안, 잠시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내서 읽어버려서…… 시끄러웠어?」

「으응, 화장실에 가는 중이었어. 그런데 도서실에서 목소리가 들려서 이 녀석이 유령일지도 모른다고 말해서」

 

 나는 아이들에게 달려갔다.

 그로우에게 「가줘」라고 얼굴의 움직임만으로 사인을 보내고, 그대로 아이들을 화장실로 데리고 간다.

 겨우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문득 창밖을 보면 그로우가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가볍게 손을 흔들면 그로우도 손을 흔들고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그리고 점차 달려가는 착실한 기사의 뒷모습을 배웅하며 나는 침대에 기어들어갔다.

 

 그리고 다음날――나는 비스크에게 불려가게 된다.

 죄상은, 밤중에 도서실에 간 것.

 

 그리고 “누군가와 말하고 있었던 것 같다”라는, 아이들의 증언에 대한 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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