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3화 “음침” 파스토르와 불온한 충고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3화 “음침” 파스토르와 불온한 충고

네츠* 2020. 12. 15. 23:36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4/

 

 

“根暗”のパストルと不穏な忠告

 

 

 17살.

 오른쪽에서 봐도 왼쪽에서 봐도 17살.

 나는 거울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25년이나 잠들어 있었던 게 분명한데 조금도 나이를 먹지 않은 자신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으ー응…… 이상한 머리 색…… 이거 자연이지……?」

 

 느슨한 웨이브가 진 내 머리는 엷은 녹색으로, 탈색한 위에 염색을 한 것 같다. 눈동자의 색은 갈색으로 그럭저럭 익숙한 구석이 있지만, 얼굴이 익숙한 일본인의 얼굴이 아니다.

 내가 25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는 꿈을 꾸는 동안, 현실에서도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큰나무의 저주”라는 것으로 계속 잠들어 있던 나는 25년간 식사도 하지 않았는데 살이 빠지지도, 늙지도, 죽지도 않은 것 같다.

 물론 마을은 큰 소란.

 잠들어버린 나를 깨우기 위해 이것저것 한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깨어나지 않는다.

 한 명, 또 한 명 나를 깨우는 것을 포기한 사람이 나타나, 10년이나 지났을 때는 내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 조차 줄어, 마지막까지 남은 것이――

 

「이스쿰 사제원……」

 

 뭐, 말하자면 고아원이지만.

 관혼상제나 축제 등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으로 갈 곳을 잃은 아이들은 우선 이곳에 맡겨진다.

 여기서 양부모를 찾거나 일을 찾아 나가거나 하지만, 수수께끼의 저주로 잠들어버린 여자의 보호도 그 업무의 범주인 것 같다.

 

 그 날, 더 이상 전혀 “뚱보”가 아닌 그로우의 팔 안에서 눈을 뜬 나는 조속히 병원으로 실려가 구석구석 검사를 받았다――라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그 뒤 바로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사실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눈을 떠보니 이 방이었고, 이 방이 원래 내 방이었다는 건 기억하고 있어 아무렇지도 않게 복도로 나가니 시설의 어른에게 들켜 황급히 방으로 돌려보내졌다.

 그리고, 상기의 설명을 대충 들었다는 것이다.

 으응,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아.

 

「어쨌든, 곧 의사 선생님이 왕진을 오실 거니까, 그 때까지 얌전히 있는 거예요」

「네에」

 

 예전에 내가 아이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시설의 어른이 나를 꾸짖는다.

 ――라고 할까, 뭔가 어른이 잔뜩 있다.

 25년 전, 이스쿰 사제원은 언제나 사람이 부족한 시설이었다. 건물 자체는 크고 방도 잔뜩 있었지만 어린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어른들은 나랑 원장 선생님과 또 2명 정도의 레벨으로 적었다.

 

 그게 지금은 복도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사람이 걸어다니는 걸 볼 수 있을 정도로 인수가 확충되어 있었다. 창문에서 안뜰을 들여다보면 즐거운 목소리로 소리 높여 웃는 아이들도 많다.

 

「변해버렸네……」

「――25년이다. 그야 변하는 게 당연하지」

「우왓!」

 

 갑자기 말을 걸려, 나는 펄쩍 뛰며 놀란다.

 돌아보니 긴 은발을 허리까지 기른 언짢은 듯한 남자가 방 안에 서있었다. 헐렁한 옷차림의 위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병적으로 말랐다.

 얼굴 윗부분을 베일로 덮은 탓에 왠지 미망인 같다고 생각했다.

 ……라고 할까, 눈가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언짢은 듯한” 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전신에서 불쾌함에 배어 나온다.

 나 뭔가 나쁜 짓 했나……? 노크도 하지 않고 사람의 방에 들어오는 것 보다 나쁜 짓 했나?

 

 그건 그렇고 노크 소리 뿐만 아니라 문을 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 걸 보고 있어도 존재감이 희박하다고 할까, 그다지 “거기에 있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가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있자, 남자는 서슴지 않고 나에게 다가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제멋대로 내 몸을 들어 올린다.

 

「응? 어? 에?」

「벌써 일어나도 된다는 허가를 한 기억은 없어. 간호도 붙이지 않고, 뭘 하는 거야, 그 녀석은…… 이렇게 할 거면 내 병원에 입원시킬 걸 그랬어」

 

 너무 어이없이 침대로 되돌려져서 나는 그저 멍하니 있었다.

 갑자기 방에 들어온 그 사람은 이름도 대지 않고 가지고 온 가방을 열고, 안에서 병이나 탈지면, 금속 도구 등을 꺼낸다.

 

「입 벌려」

 

 얌전히 입을 벌렸다.

 남자는 탈지면의 파편으로 가볍게 구강을 닦더니, 그것을 시험관에 다시 채워 넣는다.

 

「……저기. 의사 선생님……이죠?」

「그래」

 

 다행이다. 이번에는 진짜 의사 선생님이다.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왜 웃지?」

「아, 아뇨…… 저, 25년이나 잠들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알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여기 있는 거다」

「그, 그렇겠죠. 그래서 눈을 떴을 때 있었던 사람을, 이 사람 의사 선생님인 걸까 하고 생각해버려서. 하지만 사실은 예전에 친구였던 남자아이였어서……」

「그로우를 의사랑 헷갈렸다고? 눈 검사도 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어이없다는 듯이 단언하고는, 의사 선생님은 내 얼굴에 손을 댔다.

 얼굴을 가리고 있던 베일을 올리고 내 눈을 들여다 본다.

 

 단정한 용모.

 붉은 눈동자.

 아, 하고 나는 목소리를 올렸다.

 

「너…… 파스토르?」

「그래」

「우, 우와! 오랜만에 보네!」

「나한테 있어서는 아니야」

 

 대답은 짧고 쌀쌀 맞다.

 나는 풀이 죽고 말았다.

 

「……전에는 무릎 위에 앉았는데」

 

 무심코 툭 중얼거리자, 쌀쌀맞은 어른으로 성장하고 만 파스토르가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병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떨어졌어, 파스토르」

「알고 있다」

 

 매몰차게 말하고, 파스토르는 떨어뜨린 병을 주워들었다.

 그것을 가방에 넣으며 내 쪽을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우…… 엄청 차가워.

 뭔가 점점 풀이 죽는다.

 

 침묵.

 긴 침묵.

 그 결과, 파스토르는 초조한 듯 긴 은발을 마구 헝클였다.

 

「젠장……! 그런 표정 하지 말아줘! 슬프게 하려고 한 게 아니야!」

「에?」

「그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파스토를 깊은 숨을 뱉었다.

 나를 돌아본 그 표정은 도서실에서 처음 나와 만났을 때처럼 긴장하고 있어, 그럼에도 어딘가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긋이 파스토르를 본다.

 

 파스토르가 이곳에 있는 이유.

 나와 만난 것이 “오랜만이 아닌” 이유.

 

「설마, 계속 파스토르가 나를 진찰해준 거야?」

「……그래」

「25년이나? 깨어날지 아닐지도 모르는데?」

 

 파스토르는 불쾌한 얼굴을 한 채로 대답하지 않는다.

 어깨는 넓은데 두껍지는 않아서 무너지지 않을까 불안해진다.

 당시 8살이었던 파스토르는, 즉 지금은 33살이다.

 하지만 그다지 그런 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나치게 마른 탓인지 연령의 개념에서 벗어난 느낌도 있다.

 언제나 처럼――한마디로 “예전 버릇처럼” 그 머리카락을 만지려고 하면, 파스토르는 움찔하며 몸을 떨었다.

 

「뭘……!」

「아, 미안. 머리 쓰다듬으려고 해버렸다」

「보면 모르는 거냐? 어린아이가 아니야」

「싫으면 하지 않을게. 죄송합니다」

「싫다고 하진 않았다만……」

「에, 싫지 않은 거야?」

「33살인 남자의 머리를 쓰다듬어서 뭐 하려고?」

「으음 …… 내가 그리운 기분을 느낀다……?」

 

 기묘한 침묵.

 파스토르는 갈등하는 듯한 시간을 보내고, 힐끗힐끗 방의 문을 신경쓰며 살며시 나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나는 그 머리카락을 만지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와아, 부드럽다. 어렸을 때는 푹신푹신했는데」

「머리카락의 질은 연령으로 바뀌어. ――이제 됐지?」

「으ー응, 조금 더. 조금만 더」

 

 응, 그립다.

 조금 마음이 진정되었다.

 나는 파스토르의 머리에 살짝 뺨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네가 쓰러져서…… 계속 눈을 뜨지 않아서…… 무서웠다…… 나한테는 너 밖에 없었단 말이다」

「친구들 있었잖아?」

「그런 건 없어. 나는 “음침” 파스토르다. ――너 이외의 사람 앞에서는 웃지 않았어.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지금도 그건 변하지 않아」

「그래서 베일로 얼굴을 숨기는 거야?」

「……실망시켰나?」

 

 파스토르가 얼굴을 든다.

 원래는 위에서 내려다봤을 파스토르의 얼굴. 지금은 반대로 내려다봐지고 있지만, 그 상처입기 쉬운 섬세한 눈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파스토르는 음침한 게 아니야. 사람의 기분에 민감할 뿐. 사람이 아프거나, 괴롭거나, 고통스러워하는 걸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고 말아. 그런 아이였을 뿐. 나를 진찰해주는 의사 선생님이 파스토르여서 나는 무척이나 안심했고, 정말 기뻐」

 

 하지만.

 동시에, 그런 생각이 든다.

 혹시, 내가.

 나 때문에, 파스토르는.

 

「……나 때문에, 이 마을에서 나가지 못한 거야?」

「――뭐?」

「파스트로는 상냥하니까, 내 일을 내버려두지 못했나 해서. 미안해. 하지만 이렇게 눈을 떴으니까 무리해서 내 옆에 있지 않아도――」

「그 이상 말하지 마. 지금의 나는 어린아이였을 때보다 인내심이 없어」

「――헤?」

 

 파스토가 일어섰다.

 마치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이.

 

「파스토르?」

「나는 “자각적”이니까 조금은 나은 거다. 하지만 다른 녀석들은――25년이나 너한테 헌신을 바친 녀석들은, 아무리 상식인의 가면을 쓰고 있어도 정도를 벗어났다. 어떤 약으로도 고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야」

「녀, 녀석들……? 미안, 파스토르, 잘 모르겠는데……」

「……모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군」

「에?」

 

 파스토르는 재빨리 돌아갈 채비를 시작하고, 왔을 때처럼 인사도 없이 방을 나가려고 한다.

 당황해서 침대에서 내려가 그 소매를 잡아 멈춰세운다.

 

「기다려, 파스토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줘. 헌신이라는 건 무슨 말이야? 녀석들이라는 건, 누구――」

 

 뒤돌아보듯 하더니, 파스토르가 내 팔을 붙잡고 끌어당긴다.

 숨이 느껴질 정도로, 얼굴이 가깝다.

 입술이 닿을 정도였다. 얇은 베일 너머에 초조한 듯한 파스토르의 진홍색 눈이 보인다.

 

「“예전 친구”와, 우활하게 단 둘이 되지 마라는 거다. 물론 나도다. 녀석들은 너를 “자신의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이 고아원을 되도록 빨리 나오도록 해」

「에, 에……?」

「내가 여기 왔다는 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도움이 필요하다면 여기로 와」

 

 파스토르가 나를 뿌치지자, 나는 비틀비틀 넘어진다.

 그 동안 파스토르가 나가버리고 말았다.

 잠시 멍하니 있자 이번에는 똑똑하는 노크 소리가 들린다.

 

「올리씨. 왕진 선생님이 오셨어요. 그리고 원장 선생님이 인사를」

 

 나는 멍하니 그 소리를 들었다.

 왕진 선생님――그럼, 파스토르는 왕진 선생님이 아니었다?

 당황하는 나를 두고, 방문이 열렸다.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훨씬 키가 커지고, 체격도 탄탄해지고, 하지만 안경을 쓰고 있는 게 뭔가 의외에.

 

「――비스크?」

 

 내가 그렇게 부르자, 비스크는 14살이었을 때와 같이,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좋은 아침, 올리. 늦잠을 조금 많이 잤네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