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4화 "참견쟁이" 비스크와 감금의 기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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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仕切り屋”ヴィスクと監禁の気配
「비스크! 굉장해, 정말 커졌네!」
무심코 내뱉은 내 말에 비스크는 당황한 듯 몸을 뒤로 젖혔다.
비스크를 데리고 온 직원과 그 옆에 서있던 의사 선생님은 웃음을 터뜨렸다.
비스크는 어색한 듯 헛기침을 하더니 내 앞에서 양 무릎을 짚었다.
그렇게 하면, 내 쪽의 시선이 높아진다.
「다행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 진정되어 있네요. 눈을 떴을 때는 꽤 혼란스러웠던 것 같으니까」
「에…… 비스크도 있었어? 거기에?」
「올리는 계속 여기 있었어요. 25년 동안 계속. 하지만 그로우가 “올리의 눈을 뜨게 할 방법을 찾았다”고 달려와서」
그래서 나를 꽃이 가득한 방으로 데려가 약을 마시게 하고, 그렇게 해서 나는 눈을 떴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그다지 그로우를 믿고 있지 않았어요. 그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수상한 마녀의 약이나 의식 정보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만, 그 25년간 실패 뿐. 그러니까 이번에 정말 올리가 눈을 떴을 때, 나는 무서웠다. 계속 잠들어 있던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 그걸 계기로 죽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괜찮아, 나는 건강해. ――아, 그러니까…… 건강해요?」
비스크가 경어를 쓰기에 나도 경어를 쓰는 게 나은가 싶었지만 비스크는 내 경어에 대해 「전처럼 해도 괜찮다」고 미소지었다.
그 미소가 놀랄 정도로 어른스러워 겹겹이 쌓여온 세월이 느껴져, 나는 또 무의식적으로 거울을 돌아보았다.
17살의 여자아이와 장년의 남성이 그곳에 비춰져 있다.
비스크는 당시 14살. 즉 지금은 39살이 되었다.
얼굴에는 나이에 상응하는 주름이 새겨져 있고, 두르고 있는 공기도 느긋하고 부드럽다.
굉장히 아버지 같다는 느낌.
「……응. 비스크가 이곳의 원장이 되어서 다행이다. 나보다 훨씬 좋은 원장이 될 거야」
「아직 제가 일하는 모습도 보지 않았는데?」
「조금만 봐도 알아. 아이들은 모두 즐거워보이고, 직원도 늘었고…… 많이 힘냈네」
「네에. 올리에게 칭찬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했어요」
비스크가 일어섰다.
그리고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는다. 그야말로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나는 뒤숭숭한 기분이 들었다.
확실히 나는 17살의 모습이다――하지만, 나는 꿈속에서 25년이나 살고 있었다. 꿈을 「인생 경험」에 포함한다면, 모두에게 불쌍한 아이 취급을 받아버릴 것 같지만……
「선생님, 진찰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나로 괜찮을까. 파스토르 선생님이 지금까지 계속 진찰했잖아? 그 정도의 실력은 없어, 나한테는. 경력이 길 뿐이지」
파스토르의 이름이 나와 가슴이 뜨끔했다.
나는 무심코 부드러운 인상의 노년의 선생님과 비스크를 번갈아 본다.
비스크는 곤란하다는 듯이 웃는다.
「검사는 전부 파스토르의 병원에서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없었다. 그 후는 고아원의 전담 의사인 당신에게 부탁하는 것이 저희의 도리이지요」
「그건 감사하지만…… 하지만, 25년이나 잠들어 있었던 여자아이의 진찰이라니, 나는 도무지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걸.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의사 선생님은 아까 파스토르가 했던 것과 같은 진찰을 대충 끝내고는, 「뭐, 아무 문제도 없는 것 같네요」라고 말하곤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고아원을 돌며 진찰해주는 듯한 선생님은 싼 비용으로 이런저런 곳을 봐주고 있으니까 언제나 바쁘시다.
「저기, 비스크. 시설 안을 조금 돌아봐도 돼?」
「아아, 그래요. 25년 전과는 그다지 바뀌지 않았지만」
「비스크는 이렇게 바뀌었는데 말이야」
「제가 10대였을 때 눈을 떠줬다면 끌어안고 키스해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안경 너머로 힘없이 웃고는, 비스크는 나를 재촉해 방을 나섰다.
아무래도 안내를 해줄 모양인 것 같다.
「나 혼자서 돌아볼 수 있는데…… 고아원 원장 선생님은 일이 많잖아?」
「아이를 돌보는 것도 엄연한 일이에요」
「으ー응…… 17살은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정말…… 예전에는 어른으로 보였는데 말이죠…… 고작 3살의 격차가 미웠어」
문득 비스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본다.
떠오르는 것은 「만나러 가도 돼?」라는 비스크의 질문이었다.
14살의 아이, 17살의 직원――그건 아름다운 추억으로 지워질 사랑이었다.
마주보는 사이에 뭔가 위험한 공기를 느낀 듯한 기분이 들어 나는 눈을 감는다.
파스토르 때문이다.
파스토르가 그런 말을 하니까 비스크의 아무렇지도 않은 시선에 묘하게 압도 당하고 만다.
「아, 그렇지……! 다음에 비스크 가족이랑 만나게 해줘. 비스크의 아이, 분명 귀엽겠지이. 라고 할까, 어쩌면 비스크의 자녀분이 나보다 연상이 되었거나 했을지도 모르겠지……?」
「――가족?」
「응? 응. 했잖아, 결혼」
「어째서?」
「그러니까…… 벌써…… 어른, 이니까……?」
비스크는 대답하지 않는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
나는 울고 싶은 기분이 되어 비스크를 올려다본다.
「……안 했어?」
「그렇죠」
「……왜?」
「그건」
비스크는 말을 끊는다.
기분 탓일까. 살갗이 따끔따끔한 이 시선은.
「분명 마음이 아직 어린아이라서 그런 걸 거예요. 고아원의 원장으로서 아이들의 기분을 이해하는 건 중요한 능력이니까」
생글생글.
비스크의 미소라면 울부짖는 아이도 안심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완벽한 미소다.
너무 잘 웃어 넘기니까 묻지 못했다. 「내 탓?」이라고.
만약 비스크가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사과하면 되는 걸까.
25년이라는 시간을 빼앗아버린 것을?
사죄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는 비스크와 말없이 그리운 고아원을 돌았다.
여하튼 나에게는 「잠들어 있는 사이의 25년간 꿈의 기억」이 있기에, 그것들에 밀려 자질구레한 기억이 완전히 빠져버리고 말았다.
비스크에게 「기억하고 있나?」라고 물어봐져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많았다.
「계속 잠들어 있었는데 25년 전을 어제의 일처럼 기억해낼 수 있는 건 아니군요」
「응. 긴 꿈을 꾼 느낌. ――아, 그런 거 있잖아, 의식이 없어도 계속 목소리는 들려왔다는 사람의 이야기, 들어본 적 없어?」
「네, 없어요. ――올리도 들렸나요?」
「아니, 나는 전혀 안 들렸는데…… 그래도 이 25년간 그저 잠들어 있었다는 느낌은 안 들고, 눈을 뜬 지금도 “그리워!”라는 기분이 강하네」
「그런가요…… 그래서 그렇게 침착할 수 있는 거네요. 보통 17살의 여자아이가 눈을 떴을 때 25년이나 지나있다면 큰 난리가 난다구요」
「아하하. 그 큰 난리는 이미 25년 전에 한 번 했으니까」
말로 뱉은 후에야 나는 자신의 말의 위화감을 눈치챘다.
떠오르는 것은, 눈을 뜬 병원에서 혼란스러워 울었던 것. 「아이들은 어디있어?」라고 외치는 나를 필사적으로 달래는 양친의 우는 얼굴.
「25년 전에, 한 번 했다……? 무슨 의미인가요……?」
「아니, 으ー응…… 조금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될 것 같아서 그다지 말하고 싶진 않은데」
「25년이나 잠들어 있던 사람의 말인데, 이상한 아이고 뭐고는 없죠」
「그런가…… 그럴지도. 그으게…… 25년 전에 내가 쓰러졌을 때, 나는 “꿈 속에서 눈을 떴어”. 그곳의 나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부모님도 있었고…… 그래서 나는 25년간의 꿈 속의 기억이 말이지」
나는 흘끔 비스크의 표정을 살핀다.
살피고, 가슴이 철렁했다.
엄청 정색하고 있다. 진지하게 들어주고 있다기 보다는, 낯빛을 잃었다.
「비스크? 왜 그래?」
「다시는, 그 꿈을 떠올리지 말아주세요」
「ㅇ, 왜……?」
「또 당신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렇게 된다면――」
떨리는 손으로, 비스크는 나를 끌어당겨 안는다.
「저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갑작스러운 일에 놀라, 나는 비스크를 마주 안을 수 없었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까워져 비스크는 재빨리 나에게서 거리를 둔다.
「슬슬 방으로 돌아갈까요. 뭔가 원하는 건?」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이미 원래의 비스크로 돌아와있지만, 아까 일순, 14살의 비스크가 그늘에 숨어 우는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25년 전, 이 사람의 시간을 멈추고 만 걸까.
불안해진다.
파스토르의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되도록 빨리 나오도록 해.
파스토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아직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나의 존재가 비스크에게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뭐 하나 정도는 있잖아요. 단 것도 괜찮다구요?」
「아, 그럼 딱 하나!」
「네」
「나, 직업을 원할지도」
「직업……!?」
상당히 의외였는지 비스크는 얼빠진 목소리로 되물었다.
「에, 이상해?」
「아뇨, 그 자세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직 깨어난 참이잖아요. 1년 정도는 상태를 보는 게……」
「이, 1년이나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아! 25년 사이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고 싶어. 그러기 위해선 일을 해서 여러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제일이잖아?」
「그렇네요, 하지만 시설에서 부탁할 수 있는 일은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청소라던가, 그 정도의 일이고……」
「그런 게 아니라 밖에서 일하고 싶어」
「……밖에서?」
「봐봐, 시설을 나간 아이들에게 일을 소개해 주잖아? 그런 일 중에서 나한테 소개해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그건 안 돼요, 올리. 그런 위험한 일, 절대 허가할 수 없습니다」
「허……허가?」
나는 조금 얼떨떨했다.
「저기…… 나한테 소개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는 거?」
「그런 게 아니라. 밖에서 일하는 거 그 자체 말입니다. 수일 전까지 혼수 상태였다구요? 평범하게 생각해도 너무 위험합니다」
「그런……가아. 그래도 이렇게 건강하고……」
――녀석들은 너를 “자신의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어.
또, 파스토로의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비스크는 마음 속 깊이 나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비스크의 입장이라도 분명 「조금 더 진정된 후에 하자」라고 일하러 나가는 것은 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비스크에게 어떠한 「허가」를 받지 않으면 이래저래 행동을 정할 수 없는 입장인가……
적어도, 비스크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연하다는 듯이.
뭐…… 25년이나 시설에서 보호해주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내가 어깨를 떨구자 비스크의 손가락이 내 뺨을 간질인다.
「그런 표정 하지 말아주세요. 올리. 괜찮아요, 조급하게 일을 하지 않아도 제가 갑자기 당신을 버리거나 하지 않아요. 이곳은 있을 곳이 없는 아이들이 돌아올 집이에요」
「으, 응…… 하지만 계속 어리광 부릴 수는 없고…… 내가 여기에서 도움이 되었던 것도 약초의 지식이 있었기 때문이고…… 25년 전에는 시설도 돈이 없어서 의사 선생님을 간단히 부를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오늘, 시설을 돌아보며 확신했다.
25년 전과는 다르다.
완전히 달라졌다.
잘 교육받은 직원, 잘 닦인 바닥, 건강한 아이들.
계약한 의사가 있고, “조금 약초의 지식의 있을 뿐인 17살”이 대신할 수 있는 직무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 원장인 비스크 자신이 말하고 있다. 잡일 정도 밖에는 일이 없다고.
라니, 안 되지, 안 돼.
이래서는 주눅들 것 같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미안! 걱정시켰네. 25년이나 봐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데, 일을 소개해달라니 뻔뻔했지」
「올리,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당신이 걱정돼서 그래요」
「괜찮아! 스스로 어떻게든 할 테니까! 그럼 방으로 돌아――」
「올리!」
팔이 끌어당겨졌다.
벽에 몰려, 압도적인 남자의 몸에 갇히고 만다.
상냥하고, 온화하고, 지적인 남자로 보이지만 이렇게 초조한 듯한 안달난 표정을 띄우다니, 어렸을 때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비스크…… 저기…… 이거, 조금 무서워……」
「……죄송합니다. 하지만 가지 말아주세요」
「간다니, 저…… 방에……?」
「어디에도. ――어디에도요. 저는 계속…… 눈을 뜨지 않는 당신을, 계속 지키며…… 그런데 눈을 뜨자마자…… 어딘가로, 가버리려고 하다니」
너무해, 올리.
그렇게 들린 것 같았다.
비스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스크가 간신히 삼킨 말이, 아플 정도로 전해져 온다.
「죄송합니다, 이런 식으로 겁을 줄 생각은…… 알고 있습니다, 고아원의 원장이 이런 일은 하면 안 된다는 걸. 이런…… 어째서……」
비스크는 조심스럽게 나에게서 거리를 둔다.
나에게 닿지 않도록 하려고 등 뒤에서 양손의 깍지를 끼고, 조용히 「이제 방으로 돌아가도 됩니다」라고 나를 재촉한다.
나는 그런 비스크를 두고 가버릴 수 없었다.
살짝 소매를 잡아당기자, 안경 너머에서 당황한 검은 눈동자와 시선이 교차한다.
「밖에서 일을 하기 시작해도, 밖에서 살게 되어도,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아, 비스크. 허락해준다면, 가끔씩 놀러 와서 비스크와 차도 마시고 싶고. 고아원을 나간다고 해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게 아니야. 그렇지?」
「……네」
「우리, 화해할 수 있지?」
「당신이 용서해준다면…… 물론」
나는 양손을 벌렸다.
비스크는 조금 주저하며 내 몸을 끌어안았다. 등을 토닥이는 행동은, 아이들을 향한 신애의 포옹과 같다.
「그럼 방으로 돌아갈게. 안내해줘서 고마워」
「네에. 그럼 저녁 시간에」
방으로 돌아가, 나는 갑자기 심하게 고동치기 시작하는 심장을 누르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서웠다.
비스크가 나에게 향하고 있는 감정은, 그리움이나 자비로 감겨있는 것이 아니다. 그 사실로 인해 갑자기 얻어맞은 기분이다.
그리고 비스크 본인이 그 감정의 사악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어쩌지……」
정말로, 고아원을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
비스크를 자극하지 않도록, 되도록 빨리.
그렇지 않으면.
「……비스크, 보물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도록 숨겨두는 버릇…… 있었구나……」
나도 그 보물에 속해있다는 느낌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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