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34화 공주는 기사의 지배를 용서하지 않는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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姫は騎士の支配を許さない
자 그럼, 운명의 선택이다.
나는 이런 흐름을 알고 있다.
이런 흐름에 몸을 맡긴 채로 있으면 내 인생은 절망으로 치닫게 된다.
어디까지나 웃는 얼굴을 고수하는 그로우한테서, 나는 눈을 돌리지 않는다.
그리고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로우의 표정이 조금 불안으로 흐려진 타이밍에,
「감시하고 있었어?」
라고 나는 묻는다.
그로우는 가볍게 눈을 뜬다.
「호위를 붙였어. “있다”고 알려주면 당신이 자유롭게 지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려주지는 않았다만, 내가 따라갈 수 없을 때는 이전부터 그래왔다」
「그래서, 내가 어디서 누구랑 만나고 무얼 먹었는지까지 보고받는 거야?」
「그렇다」
「나, 그런 거 진짜 싫어해」
그로우가 내 뺨에서 손을 뗀다.
그 예쁜 녹색의 눈에, 명확한 당혹의 색이 흔들린다.
나는 레이나씨에게 손을 내민다. 레이나씨는 쭈뼛쭈뼛 그 손을 잡고, 레이나씨의 몸을 끌어당긴다.
「나, 이 사람이 좋아」
「올리……」
「레이나씨한테는 내가 휴식을 줬어. 내가 말한 대로 행동한 시녀를 어째서 그로우가 멋대로 해고하는 거야? 나를 위한 시녀인데」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
「“그로우”에게 안 되는 거잖아. 헷갈리지 마. ――가자, 레이나씨」
나는 레이나씨의 손을 잡아당겨 그로우한테 등을 돌리고 다시 마차에 올라타려고 한다.
레이나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팔을 힘차게 잡아당긴다.
「잠…… 잠시, 잠시만, 아가씨!?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가출하는 거야」
「가추울!? 이라니…… 그런…… 주인님!」
레이나씨의 목소리에 튕기듯이 그로우는 크게 발을 내디뎌 나와 레이나씨를 한데 끌어안는다.
그 팔은 떨리고 있다.
나는 그로우의 얼굴을 보지 않는다.
「……지나친 짓을 했다. 용서해줬으면 해, 우리 공주」
「지금 건 “부친”으로서 올바른 행동이었어? 그게 아니면 그로우의 “남자”로서의 질투야?」
「……솔직히, 모르겠어」
「약속, 기억하고 있지?」
「기억하고 있어」
「그로우마저 나를 무섭게 한다면 나는――」
「올리!!」
그로우가 나를 끌어안는 힘이 강하다.
한데 모여 안겨 있는 레이나씨는 불쌍하지만, 지금 이 순간, 아마, 이 사람은 처음 나와 그로우의 역학 관계를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그로우가 나를 “우리 공주”라고 부르는 한, 그로우가 나에게 헌신을 바치는 한――내가 우위다.
나는 그로우에게 지배를 용서하지 않는다.
「내가 오늘, 비스크랑 만나서 뭘 했는지 알고 싶어?」
「……아아」
「구두가 바뀐 이유도?」
「……허락해준다면」
「그래. ――그치만, 알려주지 않을 거야. 그로우는 나를 무섭게 했으니까. 믿을 수 있고 뭐든지 상담할 수 있는 부친이 아니게 된 것 같으니까」
「어떻게 하면 용서받을 수 있지……? 뭐든지 당신이 말하는 대로 할게. 무섭게 할 생각이 아니었어」
「나, 비스크랑 키스 했어」
담담하게, 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그로우를 감싼 공기가, 일순간에 변화했다.
나와 레이나씨는 그로우에게 사로잡힌 채로 움직일 수 없다. 아주 한 순간에 그로우가 “이성을 잃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은 죽을 수도 있겠지.
어쩌면 레이나씨만을 죽이고 나에게 그 목을 던지는 것 정도는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끝이라는 걸, 그로우는 이해하고 있다.
그로우는 어디까지나 나에게 원해지는 것을 원하고 있다.
남자로서 원해지지 않더라고 구원자로서 원해진다면 그걸로도 좋다고 타협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건 ……합의 하에, 인가?」
「그렇지」
뭐어, 전혀 합의로 한 건 아니었지만. 하지만 내가 이렇게 대답하면 그로우는 그 이상 발을 디딜 수 없다.
그로우는 겨우 나와 레이나씨를 구속하던 팔을 푼다.
돌아보면, 그로우는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내 뺨과 입술을, 굳은살 투성이인 손으로 쓱쓱 쓰다듬고 깊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적령기의 여성이 그런 식으로…… 가볍게 남자에게 입술을 허락하면 안 돼」
「비스크가 나한테 구혼한대」
「……무슨, 바보 같은」
「그러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허락한 게 아니야」
「올리. 안 돼. 비스크는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아」
「어째서?」
「너무 나이를 먹었어」
「신경 안 써, 나」
「녀석은 당신을 상처 입혔어」
「반성하고 있는 것 같고, 나는 용서했어」
그로우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내 앞에 무릎을 꿇는다.
내 양손을 잡고 나를 올려다보며, 내 양손에 키스를 한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일어난다.
「……집으로 들어가자. 지쳤잖아, 두 사람 다」
「저…… 주인님, 저 해고인 게……」
「아니, 잊어줘. 내가 경솔했다. 용서해줘」
「아뇨, 그런…… 저는 딱히……」
나는 겨우 그로우에게 미소를 지었다.
허리 리본에 꽂았던 꽃을 그로우에게 내민다.
「――이건?」
「선물. 도서관에서 샀어」
「그런가…… 예쁘네, 고마워. ――레이나, 서재의 꽃병에 꽂아줘」
「네, 주인님」
일이 생겨 레이나씨는 서둘러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나는 그로우의 팔에 팔을 감는다.
「올리?」
「발, 엄청 심하게 까졌어. 그러니까 새로운 구두를 살 수밖에 없어서」
「아아…… 그런가…… 미안하군, 사이즈가 맞지 않았구나」
「조금 안 맞았어. 계단을 올라가는 건 아직 힘들 것 같으니까 내 방까지 데려다줄래?」
그로우는 미소 지으며 내 몸을 안아 든다.
나는 그로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그러면 그로우는 내 머리에 입을 맞춘다.
나와 그로우 사이에 있던 서늘한 긴장감은 사라져 있었다.
방까지 데려다 주고, 구두를 벗겨주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그로우는 내 발이 붕대로 치료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스크가?」
「응. 아이들을 위한 낭독회를 하고 있어서, 그걸 들으러 갔더니 낭독자가 비스크였어」
「그런가……」
「그래서 조금 이야기하고, 밀실으로 들어가는 게 싫어서 공원까지 산책하고, 그러다보니 발이 까져서…… 비스크가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새 신발을 사러갔어」
「과연」
「걱정 끼쳐서 미안. 레이나씨한테 언질 해뒀어야 했네」
「됐어…… 당신은 자유롭게 지내면 돼. 그럴 권리가 있어. 그렇게 지내야 마땅하다. 나는 그저…… 당신을 모든 공포로부터 지키고 싶어」
「비스크 같은?」
「그거야말로 공포다. 또 당신을 감금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당신의 귀가가 늦었다면 나는 검을 들고 나갔을 거야」
위험했던 찰나였던 것 같다.
그로우는 붕대가 감긴 내 발에 입을 맞춘다.
아빠는 이런 거 안 하지이, 라고 생각하지만 아까 조금 지나치게 괴롭혔으니까 이 정도는 용서해주자.
「직인은 바꾸도록 하자. 당신의 발을 상처 입히는 구두도 버려버리자」
「파티에서 서있는 것뿐이라면 괜찮아. 잘 신을 수 있어. 도서관에서 공원까지 걸었던 게 나빴던 거니까…… 아……」
그로우가 내 엄지 발가락을 입에 머금는다.
움찔, 나는 작게 소리를 올린다.
그로우 같은 힘이 세고, 전사 조각 같은 남자가 무릎을 꿇고 내 발을 핥고 있는 모습은 어쩐지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게다가 조금 지나치게 열심히 핥고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싫어하며 발을 빼자, 그로우는 아쉬운 듯이 한 번 더 키스를 하고 내 발을 놓아준다.
그로우의 입술이 타액으로 젖어, 녹색 눈동자에 반짝하고 정욕의 불꽃이 보인다.
1년 간, 그로우가 결코 나에게 보이지 않았던 불이다.
내가 비스크랑 만나서?
비스크랑 키스했다고 말해서?
구혼 받았다고 말해서?
나이 차이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해서?
「올리…… 나는, 당신의 아버지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 사실이 굉장히 원망스럽다고 생각해. 더럽다고 매도해도 좋아. 약속은 지킬 테니까, 부디…… 단 한 번만으로도 좋아」
그로우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침대에 앉은 나를 밑에서부터 바라본다.
「입맞춤을, 나에게 해주지 않겠나. 그것만으로 억누를 수 있으니까」
「왜 갑자기…… 계속, 그런 말 안 했으면서……」
「당신이――」
그로우는 내게 입술을 갖다 댄다.
나는 그걸 싫어하며 고개를 돌린다.
조금, 덥다.
그로우의 체온이 내 몸에 옮겨지는 것 같다. 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고동이 빨라져, 숨이 찰 것 같다.
「당신이…… 비스크에게 입술을 허락했다고 들어…… 나는…… 갑자기, 알 수 없게 되어버렸어. 당신이 비스크를 용서한다면, 당신이 비스크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대체 뭐인지……」
「뭐냐니…… 그로우가 나를 양자로 삼은 거잖아」
「사랑하지 말라고, 당신이 나에게 다짐 시켰다」
「그건 그런데……」
「내 사랑을 거절하고, 비스크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건가? 나를 이용해서 비스크한테서 도망쳤잖아. 그런데, 어째서」
곤란하네…… 이제 와서 「키스는 억지로 당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말하면 그로우는 비스크를 죽이러 갈 것 같고……
「……받아들일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어. 정식으로 구혼하겠다고 해서 거절하지 않았을 뿐이니까」
「나는 거절할 거야」
「그로우, 잠――」
기다리다 지쳤는지, 결국 그로우는 내 입술을 빼앗는다.
몸을 밀치려고 해도 양손이 잡혀있어 그럴 수가 없다.
그로우의 혀는 금세 내 구강에 들어와, 싫어하는 내 혀를 붙잡아 끄집어낸다.
「응…… 우…… 으응…… 후, 아…… 응……ㅅ」
「올리…… 우리 공주…… 나의…… 나만의……」
「싫, 응…… 안 돼, 이…… 으응……」
위험하다, 어쩌지.
이거, 이대로 끝까지 갈 것 같은 기세다.
바닥에 있었을 그로우는 어느새 침대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고, 앉아있던 나는 반은 침대에 쓰러져 있다.
나는 그로우의 가슴을 밀어 어깨를 친다. 그로우한테서 도망칠 수 있도록 침대 위에 올라갔다가 헤드보드까지 쫓겨 다시 입술이 깊게 겹쳐진다.
그로우는 내 입술을 잡아먹으며 몇 번이고 「알고 있어」라고 반복한다.
쿵,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린 건 그 때였다.
그것과 동시에 그로우의 입술이 떨어져, 나는 거부할 수 없던 그로우의 욕망으로부터 해방된다.
나는 소리의 정체를 찾아 고개를 돌린다.
헤드보드――그로우가 손을 걸쳐두었던 장소가 농담처럼 부서져 있다.
거기에서 그로우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로우의 손에는 부서진 나무 조각이 여러 개 박혀 피가 나고 있었다.
「그로우! 손이……!」
「스친 상처야, 걱정하지 마」
그로우는 무사한 쪽 손으로, 살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방을 나선다.
나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아직 두근거리는 심장을 누른다.
「뭔가…… 근질근질해」
스커트 안에, 살짝 손가락을 넣는다.
미끈한 감촉이 손가락에 닿자, 나는 굉장히 우울해지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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