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에필로그 5화 스탠드오프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에필로그 5화 스탠드오프

네츠* 2026. 9. 27. 17:44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45/

 

 

スタンドオフ

 

 

 드물게 하이드키아 저택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욕조도 빌렸다.
 갈아입을 옷도 받았다.
 아침까지 먹었다.
 그 후 하란, 비스크와 번갈아 업무 이야기를 하고, 그러는 김에 점심도 먹고 귀가하니 시간은 늦은 오후.

 뭔가 피로감이 굉장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쉬고 싶지만…….

「……그러고 보니」

 나는 어제 그로우에게 「대신 일지 읽어둬」라고 부탁한 뒤 집을 나섰다.
 그대로 하루 종일 돌아오지 않았기에 어쩌면, 상상하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주저하며 서재 문을 열었다.

 그러자, 역시나 있었다.
 그로우는 「방금 일을 하기 시작했다」라는 표정으로, 아마도 오늘 아침 도착한 일지까지 이미 거의 다 읽은 상태였다.

「다……다녀왔어」
「어서 와, 우리 공주」
「그거, 설마 어제부터 계속……?」
「업무 속도가 그렇게 느리진 않아」

 그로우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곤 다 읽은 일지를 툭 책상 위에 두었다.
 가볍게 눈두덩이를 문지르며,

「슬슬 안경을 살까」

 라고 농담을 건넸다.

「어제 일지는 어제 오후에 전부 다 읽었고, 지금 막 오늘 일지를 다 읽은 참이야」
「으ー응, 유능하네. 뭐가 문제였어?」
「당신이 관심을 가질 만한 건 없었어――그쪽의 성과는?」
「응, 괜찮을 것 같아――그렇지만 조금 지쳤어」
「그래 보이는군. 오늘은 푹 쉬도록 해」

 그로우는 의자에서 일어섰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

「서재에 그로우용 책상을 둘까」
「응?」
「나랑 사이즈가 전혀 다르니까」

 일하기 힘들 것 같아서, 라고 전하자, 그로우는 그 체격에 있어서는 조금 낮은 책상을 조용히 쓸었다.
 떠올려 보면 그로우가 사용했던 서재 세트는 꽤 컸던 기억이 있다.
 그로우는 조금 눈을 가늘게 뜨곤, 재밌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렇다면 내 침실도 준비해 주겠나? 응접실에서 하는 건 그다지 편하지 않아서」
「여기에서 살 생각이야?」
「당신이 바란다면」
「아버님은 그렇게 하고 싶어?」

 그로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로우는 이제 자신이 아버지의 입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분명 내가 바라더라도, 그럴 것이다.

「뭐 그렇지만 방은 여유 있고…… 그로우 전용 휴게실이 있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
「받아들이진 않지만, 곁에 있는 것을 허가한다――실로 당신다운 선택이야」
「비아냥거릴 거면 휴게실도 없었던 일로 할 거야」
「그렇다면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방을 받도록 하지」
「사용인 방인데?」
「상관없어. 여행할 때는 더 변변치 않은 방에서 묵는 일도 많아」

 그렇게 정해지자, 그로우의 휴게실을 정돈하기 위해 쇼핑을 하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잠옷 차림으로 쇼핑하는 건 부끄러워서 외출용 간소한 드레스로 갈아입는다.
 일단 그로우 집에 들러 책상이나 침대 사이즈를 측정한다.

「이 정도 크기의 침대는 사용인 방에 안 들어갈 것 같은데?」
「휴게용이라면 그리 편하지 않아도 괜찮다만…… 발치에 나무 상자라도 둬서 연장할까」
「그로우는 가끔 발상이 서민 같네」

 하란이라면 「맞춤 제작하자」라고 할 텐데.

「이 이상 바랄 수 없다는 걸 알아서 말이지. 그렇기에 당신의 옆에 있어」

 그로우는 그리 말하며 옷장을 열었다.
 편한 옷을 몇 벌 골라 여행용 가방에 넣는다.
 그리고 마음에 들어 했던 필기구.

「……응? 그거 가지고 가는 거야?」
「그래, 업무가 잘 진행되거든」
「그렇지만 그거 가지고 가면 여기서 일 못하지 않아?」
「소설 말인가? 내가 두 번 다시 신작을 낼 일은 없어」
「그런……거야?」

 나는 꿈속에서 그로우가 쓴 모험 소설을 읽었다.
 재미있었다. 무척이나. 나를 소재로 삼은 책을 쓰지만 않았으면 나는 그로우의 팬이라고 했을 것이다.

「아쉬울지도」
「그것만큼은, 우리 공주. 이유가 없으니 어쩔 수 없어. 당신이 여기 있는 이상 여행을 할 이유가 없어」
「……그럼 내 전기라도 쓸래? "어느 감사관의 초상" 같은 거」
「――"괜찮은" 건가?」

 농담이었다.
 하지만 그로우는 진심으로 놀란 것 같다. 그리고…… 아마도,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조금 당황해서 「뭐어」라고 모호하게 대답했다.

「야한 내용이 아니라면, 딱히」
「그럼, 쓰도록 하지. 내가 죽거나, 당신이 죽을 때까지, 당신에 대한 것을 쓰겠어」

 기쁜 듯한 진심에서 우러나온 웃음이었다.
 그로우는 필기구를 책상 위에 돌려두고, 「사무용은 새로 사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량으로 갖춰둔 듯한 백지 노트를 몇 권 꺼내 가방에 넣었다.
 그중 한 권을 끈으로 묶어 허리에 달아두었다.

「그건 뭐야?」
「메모용 노트. 당신에 대해서 생각난 것을 쓸 거야」
「오, 오우…… 진짜 전기 작가 같네」
「내가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그 연장 같은 거다」
「내 전기라는 건, 고아원 사업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비스크나 하란도 등장하는 거 아니야?」
「어쩔 수 없지. 당신을 돋보이게 하는 역으로 활약해 주길 바라」

 그로우는 가볍게 웃으며 여행 가방을 닫았다.
 그로우는 휴게실로 옮길 가구보다 먼저 내 서재로 옮길 책상과 의자, 그리고 새로운 필기구를 고르는 것에 시간을 소요했다.
 놀랍게도 나는 그로우의 이런 면을 모르고 있었다.
 때리는 것 이외에도 다능하다……. 아니, 확실히 유능한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 어쩐지 신선하다.
 눈을 빛내며 사무 도구를 고르고 있는 그로우는 사람을 때리고 있을 때보다 즐거워 보였다.
 나는 만년필의 필기감을 시험해 보고 있는 그로우의 옆으로 가 정갈한 글씨체를 훔쳐보았다.

「안경은 필요 없어? 아버님」
「언젠가 만들도록 하지. 하이드키아 경처럼 계속 쓸 필요는 없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노안인 거지?」

 그도 그럴 게 그로우는 40살을 넘었다.
 원래부터 시력이 좋을수록 금방 노안을 눈치챈다고 하니 말이지.

「……큰일일지도」
「무엇이?」
「안경을 쓴 그로우는…… 아마 인기가 있을 겁니다」
「우리 공주. 나는 안경을 쓰지 않아도 인기가 있어」

 그로우는 자신을 「아름다운 남자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게 비스크나 하란, 파스토르와 비교하면 그렇지만, 「멋진 남성」이긴 하다.
 몸을 단련하고 있어 균형이 잡혀있고, 언동이 부드러우면서도 위험한 분위기도 느껴진다. 그리고 인기 소설가.

「이 펜으로 하지」
「흐ー응, 예쁘네」
「당신 머리색과 비슷해」

 천연석으로 만든 연두색 만년필이었다.
 펜촉은 금과 은색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게의 각인이 새겨져 있다.


「뭔가 부러워졌어…… 나도 새로운 펜 살까」
「좋은 생각이야. 이 가게에는 여성의 손에 맞는 펜도 있어」

 그로우가 점원을 부르자 가게 안쪽에서 알록달록한 만년필이 운반되어 왔다.
 나는 이것저것 필기감을 시험해 보며 딱 맞는 한 자루를 골랐다.
 색은 단조로운 검은색이다.

「필기감을 우선했더니 밋밋해졌어……」
「당신다워」

 그로우는 가볍게 웃으며 만년필과 잉크를 산다. 내 것까지 함께.
 딱 봐도 고급스러운 만년필이기에 꽤 가격이 나갈 텐데…….

「영수증 받으면 비스크한테 청구할 수 있을 텐데」
「이건 내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야」

 그로우는 쉿, 하고 검지를 세워 입술을 누른다.

「비밀로 해줄 거지? 이 정도 일로 비스크가 질투라도 하면 귀찮아지니까」

 나는 웃어버리고 말았다.
 내 몸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를 내면서.
 하지만 확실히 비스크는 그로우가 나를 상처입히는 것보다 나를 기쁘게 하는 것에 타격을 받는 것 같다.

 만년필 가게에서 나오니, 해가 거의 저물고 있었다.
 가구는 내일 배송될 예정이므로 그로우는 오늘 밤도 내 집에서 묵을 예정이다.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저녁 메뉴가 우편함에 들어가 있었다.
 유심히 보며 침을 흘리자, 그로우는 소리를 내어 웃고는 「상관없으니 다녀와」라며 나를 배웅해 주었다.

 내가 큰 나무의 숲에서 깨어난 뒤부터 그로우는 밝고 온화하다.
 어쩌면 이지만, 폭력 충동조차 사그라든 걸지도 모른다.
 밤에 홀연히 사라졌다가 피 냄새를 풍기며 돌아오는 일도 없어졌고…….

「마마한테 야식이라도 만들어달라고 할게. 육체노동 힘내, 아버님」

 나는 가볍게 까치발을 들어 그로우의 뺨에 키스하고 다시 마차에 올라탔다.
 그대로 도망칠 생각이었는데, 그로우는 깔끔한 몸놀림으로 마차에 몸을 반쯤 밀어 넣고, 복수라는 듯이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밀착시켰다.
 그리고,

「협정 위반인가?」

 라며 짓궂게 웃고는, 집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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