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85화 미수의 아침 황혼의 기미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85화 미수의 아침 황혼의 기미

네츠* 2021. 6. 18. 23:32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87/

 

 

微睡の朝 黄昏の気配

 

 

 감사에 대한 소문은 충분히 퍼졌다.

 그러니까 괜히 급하게 감사에 나서지 말고 우선은 상대가 준비를 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그로우가 말했다.

 감사 제의를 하는 곳은 적어도 노골적으로 아이들을 괴롭게 하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 연일의 피로가 몰려와 휘청거리는 상태의 내가 감사를 나간다면, 그거야말로 상대에게 파고들만한 틈을 줄 수 있다.

 

「……라고 그로우가 말했으니까 나는 오늘 휴일이야」

「그래서 어젯밤 제가 있는 곳으로?」

「그렇게 심한 짓 당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만」

 

 아침.

 나는 비스크와 침대 위에서 밥을 먹는다.

 비스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에는 반드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이었지만 독살 대책으로 그때그때 음식이나 먹는 장소를 바꾸기로 한 것 같다.

 

「하란한테 상태를 보고 와달라고 부탁 받기도 했으니까」

 

 내가 싱긋 웃으며 말하자 비스크는 깊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따지고 보면 그 녀석이 멍청하니까……」

「역시 목소리 들렸어?」

「물을 마시려고 복도로 나간 순간에. ――방으로 들어가 그 녀석을 때려눕힐 뻔한 걸 참는 데에 고생했습니다」

「하란은 잘 참았어」

「못 참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보여도 참은 거라니까」

 

 내가 샌드위치를 날름 먹어치우자 비스크는 내 입가를 닦아준다.

 

「휴일이라는 건 오늘 하루 저랑 같이 있어주는 겁니까?」

「하루 종일 나한테 심한 짓 하겠다는 거야?」

「당신은 제가 상냥하게 대해주는 걸 싫어하니까 마음껏 어린아이 취급 하고, 어리광 받아줄까 하고」

「여러모로 돌아갈 수 없게 될 것 같아서 엄청 무서우니까 이거 먹고 돌아가겠습니다」

「유감이네」

 

 중얼거린 비스크는, 정말로 유감스러운 것 같았다.

 “벽옥”이 되어 권력을 손에 넣고, 뭐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지금의 비스크는 고아원의 원장을 하고 있었을 때보다 훨씬 무력해 보인다.

 

 아마 사람은 권력이 강해질수록 단단한 우리에 갇히는 것이다.

 그리고 비스크는 이 저택에 붙잡히고 말았다.

 무엇을 해도 용서 받는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은 그게 무엇이라도 할 수 없다.

 레그너스씨도 그래보였다.

 정말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어서, 필요 없는 것만을 컬렉션에 넣고 만족한 척을 하고 있었다.

 

「또 놀러 올게」

「저한테 괴롭힘 받기 위해서?」

「전날에 그로우가 새긴 키스마크 남기고 올게」

「정말 그런다면 완패입니다. 저에게는 대항할 수단이 없어」

「근사한 영애한테 키스마크 남겨달라고 하면?」

「무리라는 거 알고 있으면서」

「싫어졌어?」

「사랑합니다」

「그런가. 나도 사랑해」

「――하!?」

 

 비스크는 아연실색하며 되묻는다.

 뭐, 그렇겠지.

 여태까지 내가 비스크한테 「사랑해」라고 한 적 없으니까. 한다고 해도 「좋아해」 정도였던 것 같고.

 

「무…… 무슨 일입니까 갑자기. 그만둬주세요. 그런 거짓말은 나중에 천천히 타격이 옵니다. 병들어서 죽을 거예요」

「자, 잠깐 그건 안 되지……! 비스크는 유일하게 자살할 걱정이 없는 “예전 지인”인데!」

「그럼 섣불리 사랑한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누구한테 무슨 말 들은 겁니까?」

「……그로우가…… 비스크를 포기하라고」

 

 흐응? 하고 비스크는 흥미 깊은 듯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내가 비스크에게 “좋은 아이로 있어줬으면 좋겠어”라고 바라면 비스크는 부서져 버리니까. 내가 비스크를 버리면 비스크는 자유롭게 사악해질 수 있다고――그래서」

「그래서, 제 사악함을 긍정하겠다?」

「그런 게 아니라…… 뭐라고 할까…… 시험해보고 싶어서」

「시험 해본다?」

「“어른” 비스크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지」

「어른인 저……?」

 

 비스크는 굉장히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뭘까. 비스크가 사랑이라는 말을 모르는 괴물처럼 됐다. 본인은 사랑한다고 하는 주제에.

 

「그래서…… 사랑할 수 있었습니까?」

「내가 알고 있는 비스크는, 장난기 있고, 강한 척 하고, 어른스러운 척하지만 섬세하고, 상냥하고, 의지할 수 있는 남자아이. 조금 억지스럽고 참견쟁이지만 비스크가 없으면 모두 곤란해 하면서 당황하거든. 그런 비스크가 좋았어」

「그럼 어른인 저는?」

「지나치게 밀어붙이고, 지배적이지. 은근히 무례하고 냉혹하고――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고, 누군가를 위해 죄도 뒤집어 쓸 수 있는 강한 사람. 파스토르의 거식을 걱정하거나, 하란을 다시 일으켜 세우거나…… 동생들과 싸우더라도 절대로 버리지는 않아. 필요하다면 정말 싫어하는 그로우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 그런 비스크를 나는 존경하고 있고,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렇습니까. 그건…… 뭐라고 할까……」

 

 비스크는 헛기침을 하고 나를 보고 있던 얼굴을 돌린다.

 나는 그런 비스크의 얼굴을 쫓아가 기웃거린다.

 

「하지 마세요」

「에, 싫어싫어 보여줘 비스크의 귀여운 쑥스러운 얼굴」

「제가 모든 말을 동원해서 사랑을 속삭여주길 바라는 겁니까?」

「네ー에 장난 그만치겠습니다ー」

 

 따끔, 가슴에 가시가 찔린다.

 오늘도 밤까지 계속 여기에 있을까.

 앞으로도 계속 비스크의 옆에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시간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저는 말이죠, 올리」

「응?」

「저를 이끌어주는, 다부지고 착한 누나를 동경했다. 언젠가 당신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고 싶어서. 하지만, 지금은 달라」

「다부지고 상냥한 누나라는 느낌이 아니게 되었으니까 말이지」

「정말이지, 당신 때문에 고생했다. 우활하고, 어리석고, 경솔하고…… 하지만 당신은 저에게 지지는 않았다. 제가 아무리 지배하려고 해도 도망치고, 싸우고…… 당신의 강함을, 저는 다시 한 번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온갖 말을 동원하여 사랑을 속삭여지고 말았다.

 무승부 무승부.

 우리들은 뭔가 미묘하게 간지러운 공기에서 벗어나듯이 몸단장을 한다.

 

「배웅은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저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 감사관 중 한 명을 잠깐 횡령한 것뿐이니까」

「나도 “벽옥” 아저씨한테 안기면 뭔가 보석이라던가 받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뿐이니까」

 

 작별을 아쉬워하는 키스를 하고 나는 비스크의 방을 뒤로 한다.

 마차에 뛰어 올라 반짝반짝 눈부신 태양에 눈을 가늘게 뜨며 귀로에 오른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자.

 

 그로우가 문 앞에서, 어젯밤과 같은 위치에서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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