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70화 미수의 마법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70화 미수의 마법

네츠* 2021. 4. 25. 21:10

원문 링크 : novel18.syosetu.com/n7091gi/71/

 

 

微睡の魔法

 

 

 눈을 뜨면, 무기질한 하얀 천장.
 규칙적인 리듬을 새기는 전자음.
 소독액 냄새.
 사람이 복도를 걸어 다니는 소리.

「……아하하」

 무심코 웃어버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나는 온갖 관이나 코드에 연결되어 있고, 침대의 바로 옆에는 맥을 짚는 기계가 있다.
 몸이 무척이나 무거웠지만 움직일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양손을 마주 잡고, 나는 다시 웃는다.

 그야, 확신을 가지고 말았다.
 25년을 지낸 이 세계에, 아주 조금도 현실감이 없다.

「……이건 꿈」

 나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반복한다.

「――이게 꿈」

 나는, 나에게 연결되어 있는 모든 관을 뜯어낸다.
 비틀비틀 침대에서 기어 내려가 창문을 연다.
 상쾌한 바람이 뺨을 쓰다듬는다.
 지하실과는 다른, 시원한 공기.
 심호흡을 하면 굉장히 좋은 기분이다.

 그리고 나는 창문에서 뛰어 내린다.
 몸이 내던져지는 순간, 지면이 폭신폭신한 엉겅퀴 밭으로 변화하여, 내 몸을 상냥하게 받아들여준다.
 색을 뽑아낸 듯한 청공과, 살랑거리는 큰나무와, 엉겅퀴의 향기.
 벌렁 드러누운 내 머리 바로 위에 선 올빼미씨가 평소와 같은 무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꿈이, 하나 사라졌다」
「그래?」
「두 번 다시 볼 수 없어」
「응. 싫은 꿈이었으니까 딱히 상관 없어. ――저기, 하란은 깨어났어?」

 올빼미씨는 대답하지 않는다.
 가짜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쳐, 비와 같이 내 얼굴로 쏟아진다.

「어째서 우는 거야?」
「우는 것처럼 보이나?」
「그치만 눈물이」
「꿈을 보고 있었다」
「어떤 꿈?」
「네 꿈을. 계속 보고 있었다. 계속」
「내가 입원해 있는 꿈이 좋았던 거야?」

 호우. 호우호우.
 올빼미씨의 목이 떨리고, 나에게 쏟아지는 눈물은 점점 거세져 나는 올빼미씨의 눈물에 빠져 가라앉는다.
 가라앉고, 가라앉고, 눈치 챘을 때 나는, 벚꽃 눈보라가 치는 숲 중앙에 서있다.

 몸은 굉장히 작고, 5살 정도.
 통통한 아이 특유의 손을 이리저리 살피며 나는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둘러본다.
 어째서 이런 아이인 내가, 숲 중앙에, 혼자 있는 걸까?
 숲이 아니라 벚꽃이 잔뜩 심어져 있는 공원일지도 모른다.

 핑크색 풍경이 굉장히 예뻐서 나는 들뜨고 만다.
 이건 내가 어렸을 적의 기억일까?

「……아, 올빼미씨」

 꽃보라 너머에서 올빼미씨의 모습을 발견해 나는 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달리는 동안 꽃보라는 보이지 않게 되어, 짙고 깊은 녹색 숲에 도착한다.
 마치 꽃보라 커튼을 젖혀 다른 방으로 온 것 같다.
 아무도 없었다.
 올빼미씨의 모습도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디에 있는 걸까.
 그야 나는 이렇게 작으니까 혼자 있으면 안 되는데.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뒤를 돌아보아도 벚꽃나무는 어디에도 없다.
 단지, 올려다 봐야 할 정도로 큰 나무 한 그루, 푸르른 심록의 나뭇잎을 무성하게 두르고 있을 뿐이었다.

「올빼미씨가 나를 보고 있고…… 내가 올빼미씨를 발견하고……」

 그리고 나는, 깨어나지 않는 꿈에 빠져들었다.
 아니면 나는 올빼미씨가 본 꿈이었던 걸까?
 내 아이들이, 내가 꾼 꿈이었던 것처럼.

 나에게 있어서의 꿈.
 누군가에게 있어서의 현실.
 누군가에게 있어서의 꿈.
 나에게 있어서의 현실.

 꿈을 꾸고 싶은가.
 깨어나고 싶은가.

 현실 따위 존재하지 않고, 꿈도 현실도 같은 거고,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가 모든 것이라고 한다면, 나에게 있어서의 현실을 어느 쪽으로 할까.
 또, 새로운 꿈을 꿔도 좋을지도 몰라.
 나는 어떤 꿈이 꾸고 싶은 걸까.

「올리. 왜 그래? 그런 곳에 우뚝 서서」

 이름을 불려, 나는 돌아본다.
 15살의 비스크가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보고 있다.
 그 뒤에 하란이 숨어 있다.
 작은 아이에게 손을 잡혀 내려다보니 8살 파스토르가 불안한 듯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어깨가 두드려져 돌아보면 아직 살집이 있을 때의 그로우가 서있어서 웃어버리고 만다.
 나는 17살 그 때로 돌아가 있어, 이스쿰 사제원에서는 과자를 굽는 향기가 풍겨온다.

 꿈을 꾸고 싶다.
 꾸고 있고 싶다.
 행복한 꿈에 잠겨있고 싶다.
 하지만 나는, 내 아이들은.

 나 때문에, 악몽에서 도망칠 수 없다.

 그러니까 나는.

 나는――.

+++

 어스레한 지하실에서, 눈을 떴다.
 머리카락도 몸도 엉망진창이었을 텐데, 나는 깨끗해져 있어 옷도 제대로 입혀져 있고, 이불도 어깨까지 덮어져 있다.

「깨어났나」

 레그너스씨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 나는 고개를 그쪽으로 돌린다.
 아마, 심야다.
 달빛이 희미하게 그림자를 드리우는 어슴푸레한 지하실에서 램프의 빛을 의지하여 책을 읽고 있던 레그너스씨가 언제나처럼 졸린 듯한 얼굴로 나를 본다. 

「……파스토르랑 하란은?」
「물러나라고 했다」
「왜?」
「망가지게 할 생각은 없어」
「망가지지 않아」
「꿈을 꾸고 있었나?」

 질문에 맥락이 없는 것 같이 느껴져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잠들어 있지도 않은데 어디도 보고 있지 않은 네 눈은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걸 알고 싶어」
「올빼미씨의 꿈」
「올빼미?」
「그리고 엉겅퀴 밭. 벚꽃이랑, 내 아이들」
「맥락이 없군」
「꿈이란 건 그런 거잖아?」
「네 꿈은 다를 터이다」
「일본 꿈 이야기?」
「아아」
「사라졌어」

 내가 웃자, 레그너스씨는 책을 덮는다.
 물끄러미 내 눈동자를 바라보는 자주색 눈동자에 램프의 불꽃이 하늘하늘 비치고 있다.

「저기, 레그너스씨」
「뭐지」
「비스크나 나를 구해주겠대」

 레그너스씨는 눈살을 찌푸린다.

「어떻게?」
「당신은 비스크한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저기, 꿈을 꾸게 해줄게」
「……뭐?」
「어떤 꿈을 꾸고 싶어?」

 레그너스씨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으로 나를 본다.
 일순, 망설인다.
 하지만 레그너스씨가 거절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나는 어렴풋이 알고 있다.

「어떤 꿈을 꾸게 해줄 수 있지?」
「어떤 꿈이라도」
「그럼 네가 좋아」

 나는 눈을 깜빡인다.

「네가 꿨던 꿈을 보여줘」

 나는 레그너스씨의 뺨을 만지며 눈을 감는다.
 감은 눈을 뜨면, 나는 엉겅퀴 밭에 서있다.
 신기한 듯한 레그너스씨의 손을 끌어당겨 나는 올빼미씨가 나에게 그랬듯이 레그너스씨를 데리고 여러 꿈을 떠돌아다닌다.

 며칠이고, 몇 주고, 몇 개월이고.
 깊은 곳에, 더 깊은 곳에.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지 알 수 없게 될 정도로 깊이, 깊이.

 그리고 나는 혼자서 눈을 뜬다.
 레그너스씨를, 꿈 안에 두고 온 채로.

 현실에서는 램프의 불꽃이 흔들리는 정도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레그너스씨는 내 침대에 엎드려 잠든 채로 눈을 뜨지 않는다.

 레그너스씨의 행복한 듯한 잠든 얼굴을, 나는 손끝으로 살짝 간질인다.
 옷을 뒤지니 감옥의 열쇠가 있다.
 나는 클로젯을 열고 잠옷을 벗어 블라우스와 스커트, 쟈켓을 몸에 두른다.

「잘 자, 레그너스씨」

 지하 감옥을 나와, 계단을 올라 파스토르의 방으로 들어가자 나의 내방을 눈치 챈 파스토르가 깜짝 놀라 일어난다.

「올리…… 어떻게…… 레그너스는……!?」
「자고 있어」

 차르륵, 나는 감옥 열쇠를 파스토르에게 보여준다.

「아마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
「그건…… 무슨……」
「꿈속에서 미아가 됐어. 어떤 게 현실인지 모르게 되어서, 깨어나는 방법도 잊고, 꿈에서 돌아오지 못해. 나나 마른 계곡의 마물과 만났을 때의 그로우랑 같아」
「그…… 걸…… 올리가 한 거야……?」
「레그너스씨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어」

 꿈을 꾸고 싶은가, 깨어나고 싶은가.
 내가 그렇게 질문하면 레그너스씨는 늘 「꿈을 꾸고 싶다」고 답하는 사람이다.
 레그너스씨에게 있어서는 이전부터 계속, 이 세계에 현실감이 없어서,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그러니까 레그너스씨는, 자진하여 꿈을 꾸었다.
 나는 그걸 조금 도와줬을 뿐.

「저기, 파스토르. 하란은?」
「그, 그 녀석, 은…… 몰라…… 점심 쯤에 레그너스가 쫓아내서…… 그 뒤로는 모르니까…… 아마, 집에……」
「데리고 가줘」
「올리…… 하지만……」
「부탁이야」

 내가 거듭하여 부탁하자 파스토르는 무언으로 상의를 집는다.
 나와 파스토르가 함께 걸어가도 저택 사람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내가 지하실에 갇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그러니까 평범하게 마차에 올라타, 평범하게 하란의 상관까지 도착한다.

 심야인데도 활짝 열려 있는 하란의 상관에는 문지기 두 명이 있다.
 하지만 파스토르의 모습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통과시켜 준다.

 그 때다.

 쿵.
 의자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지하실에서.

「달려!」

 초조함에 짓눌리듯이 나는 지하실을 목표로 한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다.
 예감이 들었다.
 굉장히, 불안하다.
 계단을 내려가자 문이 열려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천장에 하란이 매달려 있어, 괴로운 듯이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ㅅ―― 하란! 이 바보!」

 파스토르가 소리치고 하란의 다리를 안아 든다.
 나는 죽 늘어져 있는 고문 도구 같은 것 중에서 나이프를 움켜쥐고 가까운 의자를 하란의 근처까지 끌고 가 목을 매고 있는 밧줄을 힘들게 잘라낸다.

 하란은 바닥에 쓰러지며 으스러진 목구멍으로 헉헉거리는 가쁜 호흡을 반복한다.
 파스토르는 그런 하란의 멱살을 잡더니 아무 말 없이 뺨을 후려갈긴다.

「네 목숨 따위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하지만 네가 죽으면 올리가 또 잠들지도 모른다고!」
「그 편이 나아」

 목을 졸린 탓인지, 맞은 탓인지, 하란의 코에서 주르륵 선혈이 흘러 넘쳐 바닥에 떨어진다.
 그걸 닦지도 않고 하란은 히죽 웃는다.

「꿈속이 더 행복해. 올리를 놓아주지 않으면…… 너도 알고 있잖아? 올리에게 있어서 이곳이야 말로 악몽이다. 우리들의 악몽에 올리를 끌어들인 거야. 깨어나지 않았어야 했어…… 처음부터……」
「그…… 건……」
「누구라도 좋아…… 나라도, 너라도, 비스크라도, 그로우라도…… 누구라도 좋다면, 내가 하고 싶어…… 내가 올리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

 파스토르는 하란에게 올라탄 채로 울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본다.
 나는 두 사람의 근처에 주저앉아 작은 아이에게 그러듯이 두 사람을 꽉 끌어안는다.

「하란. 우리들, 꿈에서 만났지?」

 끄덕.
 하란은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하란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거 제대로 알아준 거잖아? 하란이 이런 거 했으면 좋겠다고 한 적 없다는 거」
「그러니까야, 올리」

 하란은 울며 나를 본다.

「나, 계속 올리한테 화가 나 있었어. 올리는 나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나는 이렇게 좋아하는데 라면서…… 그런데 올리가 나를 제대로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있다는 거 알았으니까. 알았으니까, 나는 이제 됐어」
「제멋대로 굴지 마! 나는 전혀 좋지 않아! 자, 봐? 나랑 파스토르, 하란을 구하기 위해서 레그너스씨가 있는 곳에서 도망쳐 나왔어」

 하란은 겨우 이 상황의 이상함을 눈치 챈 듯이 나와 파스토르를 번갈아 바라본다.

「……에? 왜? 레그너스……?」
「재워버렸어」
「무, 무슨……?」

 나는 방긋 미소 짓는다.

「비스크랑 그로우를 만나러 가야지. 너희들의 도움 같은 거 필요 없습니다, 라고 전하러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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