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23화 달콤한 과자 풀코스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23화 달콤한 과자 풀코스

네츠* 2021. 1. 6. 23:47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24/

 

 

甘いお菓子のフルコース

 

 

 식사는 방으로 가져다준다.

 목욕은 환자별로 이용 시간이 할당되어 있고 나는 저녁 식사 후를 배정받았다.

 나는 환자이자 환자가 아니었기에 진찰이라던가 치료같은 건 없다.

 나머지는 전부 자유 시간.

 

 입원 2일 째 오후.

 나는 심심해서 폭발할 것 같았다.

 어제 아침에 병원에 도착해서 하루를 멍하니 보내고,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나니 지금이다.

 

 아침 밥과 점심 밥 사이에 훌쩍 원내를 산책해봤지만, 어차피 병원이기에 볼 만한 건 거의 없다.

 안뜰에는 커다란 나무가 심어져 있어 겨울인데도 알록달록한 꽃이 피어 있다.

 병실에서 멍하니 있는 것도 뭐해서 안뜰에서 멍하니 있기로 했다.

 

 점심을 먹은 뒤의 안뜰에는 환자들도 직원들도 꽤 있다.

 벤치에 앉아 멍하니 삼림욕을 하고 있으면 훅 하고 직원 한 명이 나를 보고 발을 멈추었다.

 

「……올리?」

「네?」

 

 초대면인데 이름이 불려 신기하게 생각한 나에게, 직원은 미소를 짓는다.

 

「다행이다! 이거 소장한테 가져다줄 수 있어?」

「이건……」

「점심이야. 아침 중에 심부름 시키려고 했는데 왠지 시간이 걸린 것 같아서. 지금쯤이라면 엄청 기분 나빠져 있을 테니까, 올리한테 부탁하고 싶은데 찾지를 못해서…… 여기에 있어줘서 다행이다」

 

 아, 이건 즉 「본인」이 아니라 「파스토르를 돌봐주는 역」으로서의 올리에게 향하는 부탁이다.

 여기서 내가 「저는 올리이자 올리가 아닙니다」라고 하면 꽤 귀찮은 일이 되는 녀석이다.

 나는 직원이 건넨 귀여운 리본으로 장식된 봉투를 본다. 살짝 단 냄새가 난다.

 

「점심 밥이라고 할까…… 과자 아닌가?」

「어라? 신입? 그 사람 단 것밖에 안 먹어」

「에!?」

 

 심한 섭식 장애라는 이야기는 슬쩍 듣긴 했지만, 단 것밖에 먹지 못한다니 이 얼마나 아이같은 섭식 장애인지……

 게다가 전달이 늦어 엄청나게 기분이 나쁘다는 건……

 

「올리가 가지고 가도 짜증낼 거라고 생각하니까, 신입에게 부탁하는 건 좀 미안하지만…… 이 이상 늦으면 손 쓸 수 없게 될 테니까…… 미안! 부탁할게!」

「소, 손을 쓸 수 없게 되는 건가요? 난동을 부린다던가……?」

「안 먹어」

「예?」

「일절 식사를 먹지 않아. 먹이려고 해도 토하니까, 위에 직접 유동식을 넣을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하면 소장이 담당하고 있는 환자의 진찰이 밀려서 큰 일이 나」

 

 그런 민폐 의사 그만두라고 해버려!

 라고 마음 속으로 소리쳤지만 애초에 이곳은 파스토르의 병원이기에 그럴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

 나는 직원한테서 쿠키 봉투를 받았다.

 

「파스토르 선생님은 어딜 가면 만날 수 있나요」

「소장실에 계셔. 지도는 저쪽의 벽에 붙어 있으니까. 이건 답례야」

 

 또 하나의 과자 봉지를 받았다.

 우와아, 이거 잘 보니까 하란의 상관에서 본 엄청나게 사람이 줄 서던 빵집 쿠키다.

 라고 할까, 그렇게 편식할 거면 식사 정도는 스스로 준비하라고, 파스토르…… 이런 민폐끼치는 어른이 이 세상에 존재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민폐.

 

 나는 한숨을 쉬고 일어섰다.

 안내판을 보고 소장실로 향한다.

 가까이 오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지만 쿠키를 건네주는 것 정도로는 불평듣지 않겠지. 파스토르도 움직일 수 없는 내 몸에 좋을대로 장난 쳤으니까.

 파스토르 왈, 정당한 이유가 있어 효과가 나온다면, 뭘 해도 괜찮은 거니까, 내 행동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소장실을 노크한다.

 대답이 없다.

 다시 한 번 노크하자, 쾅 하고 방 안에서 소리가 난다.

 미쳐 날뛰고 있는 것 같은 소리군……

 하지만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으므로 나는 문을 열고 소장실에 살짝 들어간다.

 

 역시 파스토르는 집무 책상을 앞에 두고 짜증난다는 듯이 장갑을 씹으며, 서류에 열중해 있었다.

 바닥에는 꽃병이 떨어져 있다.

 안에는 꽃이 들어있다.

 과연, 소리의 원인은 이건가보다.

 

「파스토르」

「들어오지 마. 지금 바빠」

「그치만, 밥」

「필요 없어」

「그래도」

「필요 없다고 말했잖아!」

 

 짜증을 내며 고개를 든 파스토르가, 내 모습을 보고 굳었다.

 놀란 듯 일어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봉투를 보고 무슨 일인지 묻는다.

 

「……난 파스토르의 “올리”랑 닮은 것 같아서」

 

 그러니까 부탁받았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파스토르는 입가를 누르곤 진정되지 않는 듯 집무 책상에서 멀어져 이유 없이 창가로 이동한다.

 나는 손을 뒤로 뻗어 문을 닫고, 쿠키 봉투를 응접용 테이블에 두었다. 바닥에 떨어져 깨진 꽃병의 파편을 주워들었다.

 

「올리, 그만둬, 위험해」

「그치만 치워야지」

「나중에 치우라고 시킬게」

「파스토르가 짜증내면서 깬 꽃병인데?」

 

 파스토르는 마치, 나에게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오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창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꽃병의 파편을 다시 모으기 시작하자, 결국 내 팔을 잡고 일으켜 세운다.

 

「그런 게 아니야, 올리……」

「뭐가?」

「꽃병보다…… 내, 쪽이…… 중요…… 하잖아?」

「……응?」

 

 의미를 알 수 없어, 나는 되묻는다.

 대화가 성립되지 않는 느낌이다.

 파스토르는 심히 불안한 것 같다.

 

「그건 뭐, 꽃병보다는 소중하지만…… 그거랑 꽃병을 치워야 하는 거랑 관계 없잖아?」

「허드렛일 하는 사람을 고용해두고 있어」

「괜한 일을 늘려놓고, 그건 어떨까 싶은데……」

「올리는 내 일만 신경쓰면 돼……!」

 

 이건, 이건.

 뭐라고 할까.

 설마 파스토르는 나한테 「다치지 않았어? 꽃병보다 네가 중요해」라고 말해줬으면 했던 건가.

 스스로의 분 때문에 꽃병을 부수는 33살 남성에게 그러는 17살이 있을 리가 없는데.

 

 나는 살짝, 파스토르의 눈가를 가리는 베일을 올렸다.

 당시 8살이었던 파스토르는 나랑 9살이나 차이가 났다.

 조숙하고 영리하고, 어른스러운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이같은 어른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파스토르, 안 돼」

 

 제대로 눈을 맞추고, 내가 말했다.

 그러자 파스토르의 붉은 눈에 초조함이 스쳐지나가, 내 몸을 뿌리쳤다.

 그리고 무언으로 꽃병을 치우기 시작한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꽃을 주워 모아 쿠키 봉투 옆에 둔다.

 

 부서진 꽃병의 파편을 필요 없는 서류로 싸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반짝일정도로 젖은 돌바닥은 내가 걸레를 빌려와 깨끗하게 닦아냈다.

 그 사이, 파스토르는 쭉 무언에 언짢은 듯 보였다.

 

 걸레를 돌려주고 오는 김에 식당에서 따뜻한 차 두 사람 분을 가지고 온다.

 파스토르가 있는 곳으로 가지고 간다고 하자 차를 나르는 왜건도 빌려주었다.

 소장실로 돌아가면 파스토르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지 응접용 소파에 앉아 꽃과 쿠키 봉투를 바라보고 있다.

 

「그럼, 차 마실까」

「……식욕이 없어」

 

 파스토르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무시하곤 두 사람 분의 차를 타, 테이블에 두고 파스토르의 정면에 앉는다.

 한 봉지는 내 몫이다.

 

「올리, 나가」

「응? 차 안 마셔?」

「나한테 다가오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확실히…… 그치만 차 타왔고, 이 쿠키 안 먹으면 파스토르 곤란해지잖아?」

「――직원한테 들은 건가」

 

 파스토르는 얼굴을 찡그리며 마지못해 쿠키 봉투에 손을 뻗는다.

 봉투에서 꺼내 입가로 가져갔지만, 결국 봉투로 돌려놓고 말았다.

 

「으ー응…… 내가 “올리”를 데리고 오면 돼? 그러면 먹을 수 있어?」

「관계 없어」

「그럼 유동식 먹는 거야?」

「……그럴지도」

 

 파스토르는 우울하게 동의한다.

 아아, 그런가.

 억지 부리며 먹지 않는 게 아니야.

 정말 먹을 수 없는 거다.

 그러니까 그 직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나에게 「부탁해」라고 한 거다.

 

「그럼…… 누나가 먹여줄까? 라고 할까」

 

 나는 몸을 내밀어 파스토르에게 쿠키를 내민다.

 서늘한 공기가 방에 흐른다.

 부끄러워져서, 나는 무언으로 쿠키를 자신의 입에 쑤셔넣는다.

 오독오독오독. 와아 맛있다.

 하지만 뭔가 이 가게 쿠키를 먹고 있을 때는, 항상 맛을 잘 모르겠는 상황에 몰려있는 것 같네에.

 

「――응?」

 

 갑자기 파스토르가 일어서, 내 옆에 앉는다.

 갑자기 마음의 문이 열린 걸까.

 어떻게 나오려는 건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 파스토르의 입술이 내 입술에 겹쳐졌다.

 갑자기.

 돌연.

 나는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어서 파스토르의 혀가 내 입 안을 기는 것을 그저 받아들이고 있었다.

 

 꿀꺽하고, 파스토르의 목이 울린다.

 입술이 떨어지고, 파스토르는 내 귀에 속삭인다.

 

「또 하나」

「응? 어? 에?」

「먹여주는 거잖아?」

「에!?」

 

 파스토르는 봉투에서 쿠키를 꺼내 내 입술에 밀어 넣었다.

 거절이라는 두 글자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이걸 거절하면, 파스토르의 거식이 악화된다.

 나는 입술을 열어, 쿠키를 입에 물었다.

 

「물어서, 부드럽게 해줘」

「우움……」

「입 열어」

 

 아까보다 사양 없이 파스토르의 혀가 내 입안을 기어 다닌다.

 하지만 파스토르의 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고 「다행이다, 먹어줬다」라고 안심하고 있는 나도 있다.

 어미새와 배가 고픈 아기새같다.

 

「응…… ㅅ…… 우응…… 파스토르, 더 이상, 입 안에, 아무것도 없다니까……」

「알고 있어」

「파스토르……!」

「알고 있어, 알고 있으니까……」

 

 파스토르는 내 입술을 핥는다.

 더욱 더 깊게 입술을 겹칠 것 같아, 나는 두 사람의 입 사이에 손을 넣어 방해한다.

 파스트로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하듯이 내 손바닥에 몇 번이고 입을 맞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조르듯이.

 

 하지만 그것도 조금씩 진정되어가 굶주리고 초조해하는 듯했던 파스토르는 천천히, 곤란한 듯한 내 얼굴을 본다.

 

「……실망했나?」

「아니…… 놀라긴 했어……」

 

 겁먹은 듯한 물음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한다.

 길고 긴 한숨을 내쉬며 거의 나를 넘어뜨릴 듯했던 파스토르는 상식적인 거리로 돌아가준다.

 

 쿠키 봉투를 끌어당겨 무언으로 아그작아그작 먹기 시작한다.

 오오오…… 머, 먹고 있어……! 다행이다! 

 내 몫의 쿠키는 방에 가지고 돌아가자. 또 입에 쿠키를 넣으면 옆에 있는 아기새한테 빼앗길 것 같고.

 

「……알았지?」

「응?」

「나한테 다가오면 안 돼」

「아니…… 뭐…… 그럴지도……」

「순순한 녀석이군」

「파스토르는 조금 나를 과대평가하는 구석이 있지」

「――8살인 고아 소년에게 있어 17살의 소녀는 여신이랑 동급이다. 잠든 네 연령을 넘어섰을 때, 나는 나 자신이 굉장히 비뚤어졌다고 느꼈다」

 

 파스토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쿠키를 먹어치우곤 내 몫의 쿠키에 손을 댄다.

 아ー, 내 쿠키가.

 생각은 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영양은 섭취할 때 섭취할 수 있는 만큼 섭취하는 게 낫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말랐다.

 

 쿠키와 차를 다 먹고, 파스토르는 집무 책상으로 돌아갔다.

 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보다 훨씬 진정된 것처럼 보인다.

 

「그럼, 내 방으로 돌아갈게」

「――올리」

「응?」

「……아니, 됐어. 돌아가 줘」

 

 나는 파스토르의 방을 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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