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6화 풀어진 끝에서 엉킨 털실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16화 풀어진 끝에서 엉킨 털실

네츠* 2020. 12. 25. 20:23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17/

 

 

ほどけた先から絡まる毛糸

 

 

 밤, 집에 돌아온 비스크는 가장 먼저 문에 끼워둔 쪽지의 소재를 확인했다.

 떨어져있지 않아――그렇다면 현관에서조차 나오지 않았다는 거다.

 부엌에 있던 샌드위치는 없어져 있었다.

 그리고 거실에 내던져진 책과 지도를 보고 비스크는 참지 못하고 온화한 웃음을 띠었다.

 

「아무래도 속진 않는군요」

 

 물론 지도는 진짜다.

 하지만 이 집에서 소녀가 빠져나오면 붙잡아서 창고에 가둬두라고 사람을 고용해두었다.

 

 조금 무서운 기억을 심어줄 예정이었다.

 17살인 올리는 세상의 위험을 너무 모른다.

 어린 소녀가 경계 없이 걷고 있으면 데리고 가서 팔아버리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다.

 그 하란보다 악랄한 상인이 이 근처에는 산더미처럼 있다.

 

 하지만 예정이 바뀌었다.

 올리는 신중하고,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혼낼 생각이었지만 이건 역으로 혼났다.

 

 비스크는 계단을 올라 올리의 방을 노크한다.

 반응은 없다.

 다시 노크하며 말을 걸고, 허가도 받지 않고 들어간다.

 올리는 책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비스크의 입실을 눈치 채도 돌아보지도 않는다.

 

「……용서받지 못할 짓을 해서 죄송했습니다」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불안해서」

 

 돌아보지 않는 올리의 뒤에 다가선다.

 느긋하게 웨이브가 진, 옅은 녹색 머리카락――그날과 변함없는, 계속해서 연모해온 뒷모습.

 머리카락에 닿고 싶다고, 몇 번이고 바랐다.

 하지만 14살인 자신에게는 그런 용기조차 없어, 언제나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비스크는 살짝 올리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입맞춤을 했다.

 그래도 돌아보지 않는 올리의 완고한 거절 의사가 비스크의 마음 안쪽 깊숙한 곳을 자극하는 듯하다.

 

「저녁 식사는?」

「안 먹었어」

「그건 안 되지. 집에 있는 건 좋을대로 해도 된다고 메모에 적어두었잖아요」

「원장 선생님은 나를 믿지 않는 것 같으니까」

 

 올리가 어깨너머로 비스크를 노려본다.

 

「나도 믿어줄 수 없어」

「그럼 제가 저녁 식사를 만들고 당신 그릇의 독의 유무를 확인해드리죠.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됐어. 배 안 고프니까」

「심술쟁이네요. 어린아이 같아」

 

 목 안에서 키득키득 웃으면 올리는 다시 비스크에게서 얼굴을 돌린다.

 아아――

 

「올리. 시험해보는 짓을 한 대가로, 한 가지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필요 없어」

「알아두는 편이 좋아」

 

 올리는 싫은 기색을 보이며 비스크를 돌아본다.

 의자에 앉은 올리의 앞에, 비스크는 무릎을 꿇고 그 손을 잡는다.

 

「당신에게 거절당하면, 아무래도 저는 흥분해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 에, 무…… 가, 갑자기 뭐야!?」

「좀 더 격하게 거절당하고 싶어져.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제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저를 흥분시키지 않도록 당신에게만 털어놓겠습니다」

「기…… 기분 나쁜데……」

「이런이런. 말하자마자」

 

 올리는 비스크의 손을 뿌리치고 의자를 쓰러뜨릴 기세로 벌떡 일어난다.

 도망치듯이 문 쪽으로 향하는 올리를, 비스크는 쫓아가지 않는다.

 겁에 질려 파랗게 질린 모습의 올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자신의 안에, 자신이 두 명 있는 것 같았다.

 상반되어 있어, 피부 아래에 다족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다.

 

「――저녁 식사는?」

 

 비스크의 질문에 올리는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비스크도 미소로 답한다.

 

「다행이다. 저도 고아원에서 먹지 않고 왔거든요. 간단한 거지만 뭔가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원장 선생님」

「정중한 답례, 감사합니다. 그 근사한 마음씨는 분명 당신 자신을 구할 거다」

 

 올리는 막 고아원에 온 소녀처럼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는 것 외에는, 올리에게 선택지가 없었다.

 거절하면 상대를 남자로서 흥분시킨다는 걸 알게 된다면 올리가 할 수 있는 건 비스크를 「경애하는 고아원의 원장」로 대하는 것 뿐이다.

 

「다시 시작하죠. 친구로서. 화해할 수 있는 거죠?」

「글쎄」

 

 올리는 덤비듯이 비스크를 노려본다.

 

「원장 선생님의 노력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저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완고한 아이니까」

 

 근사한 저녁 식사가 될 것 같다.

 비스크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

 

+++

 

 놀랐다.

 비스크가 순도 높은 변태로 자라버리고 말았다.

 거절당하면 흥분한다는 건 뭐야?

 너무 무섭다.

 확실히 비스크가 말한 대로 숨은 성벽을 숨겨두고 갑자기 폭발시키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낫긴 하지만――

 

 나는 맛도 느끼지 않은 채 식사를 위에 쑤셔 넣고, 비스크가 바라는 형태 뿐인 대화를 나누고, 드디어 해방되어 방으로 도망쳐왔다.

 아무튼 이걸로 자고 일어나면 고아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면 집단 생활이니까 비스크와 단둘인 거북한 상황에 처할 일도 없다.

 무심코 늦잠자면 또 평범하게 놔두고 가버리고 만다.

 엉겅퀴 꿈의 올빼미씨, 부디 내일은 늦잠자지 않기를.

 나는 그렇게 빌며 눈을 감고――

 

 눈을 뜨면, 전혀 모르는 방에 있다.

 

「……응? 으응?」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방을 두리번거린다.

 차분한 느낌의 물건들.

 벽난로.

 동물 머리 박제.

 그리고 방을 가득 채운 꽃, 꽃, 꽃.

 

 창문을 통해 해가 들어오고 있으니까 아마 아침이다.

 즉 나는 자는 사이에 비스크에 의해 모르는 장소로 옮겨지고 말았다는 거다.

 고아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했는데도?

 그런 배신은 더 이상 사절이다!

 나는 분개하며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정말이지, 화났어.

 정말 싫어졌다.

 이거고 저거고 다 지긋지긋하다.

 

「적당히 해! 이제 몰라, 몰라몰라몰라! 화해 안 해! 걸어서라도 다른 마을에 갈 거야! 그리고 어딘가에서, 뭐라도 좋으니까 숙식 제공해주는 일 찾을 거야!」

 

 그렇지, 처음부터 그렇게 했으면 되는 거다.

 갈 곳이 없다던가, 노숙을 하면 동사한다던가, 그런 식으로 곤란해 하는 사람은 나 이외에도 잔뜩 있다.

 나는 결국 어리광을 부리고 있던 거다.

 비스크라던가 하란이라던가 그로우라던가 파스토르라던가, 옛 친구들의 정에 기대어 편하게 지내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은 이제 버릴래.

 나는 모르는 마을에 홀로 추방된, 무지하고 무력한 17살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나는 기세 좋게 침실 문을 열었다.

 모든 것과 결별하겠다는 결의를 담아.

 그리고 벽에 부딪혔다.

 정확히는, 벽처럼 튼튼한 질량 과잉의 가슴팍에.

 

「――깨어났나. 내 잠자는 공주」

 

 나는 멍한 얼굴을 든다.

 녹색 눈동자, 다듬은 금색 머리카락, 조각처럼 가지런한 얼굴.

 뇌리에 번뜩이는 선혈과 지면을 구르는 마르스씨의 목――

 

「――힉」

 

 목까지 차오른 절규가 소리가 되지 못하고 비실비실 빠져나간다.

 “망가진” 그로우가, 나를 그리워하는 미소를 지으며 그곳에 있었다.

 공포에 목이 졸린 내가 발버둥 치듯이 비틀거리자 그로우의 튼튼한 팔이 내 몸을 껴안는다.

 

「미안하군. 놀라게 했나」

「아, 으…… 아……」

「알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겠지. 하지만 이젠 이럴 수밖에 없었다. 동의도 얻지 않고 데리고 와서 예의도 모른다고 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비스크를 죽인 거야……?」

「뭐?」

「비, 비스크……를, 죽여…… 나, 를 여기로……」

「설마…… 그건 오해다, 올리. 죽이지 않았어. 때리지도 않았어. 창문으로 몰래 들어가서 당신을 데리고 온 거다. 그것 뿐이다」

「정……정말로?」

「아아」

「하지만…… 마르스씨는――」

「지난밤의 남자 말인가? 그것도 아직 죽지 않았어」

「거짓말!」

「그 뒤에 목과 육체를 파스토르에게 맡겼다. 당분간은 입원하겠지만 죽지는 않아. 뭐야, 올리. 그래서 그때 도망친 건가.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해서?」

 

 그로우는 말도 안 되는 어린아이의 오해를 눈치챘다는 듯이 목을 젖히며 크게 웃었다.

 나는 표정을 굳힌 채로 그런 그로우를 응시한다.

   “망가진” 그로우는, 꿈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 해. 비스크는 그렇게 말했다. ――그건 분명, 이런 거다.

 목이 잘린 인간을 붙이는 것만으로 살아 돌아올 리가 없다.

 

「……올리?」

「ㄴ, 나…… 고아원에, 돌아간다고…… 비스크랑, 약속……」

「그건 거짓말이다, 올리. 그 남자는 당신을 집에서 나가게 할 생각따윈 없어」

「그, 그렇지 않아! 제대로 이야기 나눴으니까! 부, 부탁해, 그로우, 나를 고아원까지 데리고 가줘. 비스크한테도 걱정끼치고, 나, 이런 거 싫어」

「싫어?」

 

 이상하다는 듯이 그로우가 나를 멀뚱하게 쳐다본다.

 그로우는 쓰러지려던 내 몸을 똑바로 세우더니 잠옷 차림인 내 어깨에 자신의 상의를 걸쳐준다.

 

「그 집의 모든 창문에 쇠창살이 쳐져 있는 걸 눈치 채지 못했던 건가?」

「……에?」

「문 열쇠는 3개나 있다. 모두 다른 열쇠에 바깥쪽에서 거는 타입이다. 나는 2일 전부터 그 집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만 오늘 아침 원장 나리는 당신을 두고 집을 나섰다. 물론 열쇠를 제대로 잠그고 말이지. 조금이라도 손잡이를 만지면 알 수 있도록 쪽지까지 끼우는 것 같다」

「어? 응? 에?」

「그래서 나는 녀석이 당신을 고아원에 돌려보낼 생각이 없다고 판단해 쇠창살을 파괴하고 당신을 데리고 왔다. 당신은 속고 있던 거다, 올리」

 

 잠깐, 잠깐.

 잠깐만 기다려.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러워졌다.

 우선 그로우가 2일 전부터 그 집을 감시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할 수 없다.

 즉 그로우는 마르스씨를 죽인 발로 나를 쫓아와서, 그대로 비스크의 집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야?

 

 무서워.

 평범하게.

 너무 무섭다.

 

 창문에 쇠창살이 쳐져있는지 어땠는지, 나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 곳을 주목하고 있지도 않았다.

 비스크가 친 함정은 책장의 지도만이 아니었다는 거야?

 확실히 그거 하나만으로는 내가 걸릴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치만 그로우는 마르스씨를 죽였고.

 하지만 파스토르의 이름을 꺼냈다는 건 역시 파스토르와 사이가 좋다는 건가?

 맞다, 그렇지.

 생각해봤자 모른다.

 모르는 건 하나씩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마르스씨가 살아있다는 건 진짜야?」

「아아. 그렇지 않으면 나는 지금 당당하게 이렇게 있을 수 없겠지. 당연히 경찰에 쫓길 거다」

「……보통 부상만으로도 경찰이 올만한 일 아닌가?」

「하란한테도 뒤가 구린 게 많은 것 같아서 말이지. 서로 경찰이 올만한 일은 피하고 싶어. 마르스가 무사히 돌아왔으면 한다고 이미 이야기는 마쳐두었다」

「그럼 면회도 할 수 있어……?」

「당신이 바란다면, 오늘이라도. 당신을 데리고 가면 파스토르가 눈을 희번덕거리겠지」

 

 그로우는 재밌다는 듯이 웃는다.

 마치 친구에게 장난을 치는 남자아이같은 말투다.

 나는 호흡을 가다듬는다。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당당하게 「면회할 수 있다」라고 단언하는 그로우를 완전히 믿지 않는 것도 왠지 뒤숭숭하다.

 

 무엇보다 그로우에게는 나를 깨웠다는 실적이 있다.

 모두가 「그건 꿈이다」라고 말하며 믿지 않은, 비스크 왈 “어린아이의 놀이”같은 의식을 이룩해냈다.

 그렇다면 그로우에 대한 비스크의 평가를 곧이곧대로 믿는 쪽이 위험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도 그로우가 정말 마르스씨를 죽였는가 아닌가.

 그걸 가장 확인하고 싶다.

 그러니까.

 

「……그럼, 오늘. 면회…… 갈 수 있어?」

 

 나는 살피듯이 말한다.

 그로우의 신록의 눈동자가 즐거움으로 빛난다.

 

「본부하신 대로, 잠자는 공주!」

 

 그로우는 나를 아이처럼 안아올렸다.

 

++++

 

 오늘 아침 무렵, 고아원에서 긴급 호출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올리를 두고 집을 나섰다.

 고아원에서는 매일같이 어수선하게 무슨 일들이 발생한다.

 그것들의 처리에 시간이 걸려 오후 늦게 올리에게 줄 선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번에야말로, 올리를 데리고 고아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그런데, 올리는 방에 없었다.

 파괴된 창문의 쇠창살――그로우가 데리러 온 거겠지.

 그리고 올리는 따라갔다.

 고아원으로 돌아간다고 맹세한, 그 혀의 침이 마르기도 전에.

 

「유감이네요, 올리. 당신을 믿고 싶었는데……」

 

 비스크는 살짝 안경을 벗고, 더럽혀지지도 않은 렌즈를 닦는다.

 조심스럽게 안경을 고쳐 쓰고, 어두운 눈을 뜨고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는 미소를 짓는다.

 

「화해는 어려울 것 같네요…… 정말로 유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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