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74화 살아갈 세계 본문

眠り姫の憂鬱とかつて子供だった護り人たち 번역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74화 살아갈 세계

네츠* 2021. 5. 19. 20:45

원문 링크 : https://novel18.syosetu.com/n7091gi/76/

 

 

生きる世界

 

 

「――일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소개라고 할까, 이건 거의 부탁입니다만」

 결국 하란이 찾은 집에서 사는 것으로 정해진 나는 다음날 아침, 권리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비스크의 집무실에 불려갔다.
 “벽옥”을 상속한 뒤로 비스크는 뭔가 바빠서, 집무실과 침실만 오간다.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건 그 날 전원이 모였던 아침뿐으로, 나와 비스크는 이 넓은 저택 안에서 단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고아원의 감사관을,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감사?」

 감사라는 건, 그거다.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는, 스파이 같은 사람들이다.
 비스크는 안경을 벗고 눈시울을 비비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지친 듯한 한숨을 내뱉는다.

「왕도에는 기부로 운영되는 민간 고아원이 50군데,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시의 고아원이 10군데 존재하고 있습니다」
「에?! 그렇게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할 정도다. 왕도의 뒷골목을 조금만 걸으면 어린아이들이 쓰레기를 뒤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부모만 있을 뿐이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이의 수는 고아원의 수보다 훨씬 많아. 도둑이나 사기꾼 밑에서 태어난 아이는 그 업을 이어받고 “아이니까”라는 이유로 어떠한 범죄를 저질러도 부모에게 돌려보내진다. 그리고 뭐가 선악인지도 모르는 채로 살다 14살이 되면 교수형이다」
「그렇지……  부모가 있어도 부모가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라면 아이는 괴로울 뿐이야……」
「그리고 고아원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 고아원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면 아이들은 지옥을 강요당한다. 도시가 운영하고 있는 사제원이 있는 고아원조차 제 선대에서 부정이 있었다. 저는 원장으로서 손이 닿는 범위에서 아이들을 지키려고 했습니다만……」

 비스크는 자료 뭉치를 툭툭 손가락 끝으로 두드린다.

「모처럼 사람까지 죽여서 “벽옥”이 되었습니다. 손이 닿는 범위를 넓히려고 조금 조사해봤더니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었습니다」

 나는 자료를 집어 휘리릭 넘겨본다.
 고아원의 시설명과 아이들과 직원 리스트다.
 아이들의 반 정도가 빨간 문자로 줄이 그어져 있다.

「이 빨간 문자는?」
「고아원에서 죽은, 혹은 행방불명된 아이들입니다」
「에!?」
「특히 빨간 문자가 많은 시설이 있죠?」
「으, 응……」
「조금 조사해본 것만으로도 일상적인 학대가 판명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상처투성이에, 시설 직원의 노예로서 혹사당하고 있다. 직원은 기부금으로 배를 불리고 있고 아이들은 대부분이 영양불량입니다」

 나는 서둘러 자료를 넘긴다.
 시설의 수는 60군데.
 그 중 20군데의 시설은 리스트가 새빨갛다.

「여태까지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은 거야……?」
「고발은 정기적으로 올라왔습니다만 아무도 상대하지 않았다. 시민의 기부로 운영되고 있는 민간 고아원은 도시에서 예산이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방치된 상태입니다」
「하자만 아이들이 죽고 있는데……!」
「도시를 운영하고 있는 건 대부분 귀족으로, 대부분의 귀족은 평민을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아. 고아원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싫다면 도망치던지”라고 말합니다」

 떠오르는 것은, “나 이외”를 보는 그로우의 눈이다.
 그리고 레그너스씨의 만찬회에서, 나만이 소개된 그 상황.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분이 나빠진다.

「그렇다고는 해도, 귀족에게는 시민을 지킬 의무가 있어. 귀족에게는 기부나 자선활동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이스쿰 사제원도 저희들이 어렸을 때는 그로우의 집에서 기부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도 “벽옥”으로서 자선활동을 시작하기로 한 겁니다」
「그게 감사관을 보내서 고아원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걸 제대로 확인하는 것?」
「그건 “채찍”이에요. “당근”도 없으면 사람은 따르지 않아. 감사관에 의한 조사로 일정 수준을 만족시킨 고아원에게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감시관이 뇌물로 농락당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 그리고 저는 기본적으로,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비스크는 나를 가리킨다.

「당신 이외에는」
「전에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좋은 거예요. 이 일은 너무 솔직한 사람은 감당할 수 없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당신에게야말로 어울리는 일이야」

 비스크는 데스크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냈다.
 그걸 집 권리서 위에 겹친다.

「저와의 접촉은 필요 최저한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건에 대해서는 다른 녀석들에게도 동의를 받았어. 대답은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당신 이외에도 몇 명의 감사관을 고용하기로 했어. 하지만 저는 다른 감사관이 어떤 보고를 올려도 당신의 보고를 가장 믿는다」
「펜 빌릴게」

 나는 데스크 쪽으로 몸을 기울여 비스크의 가슴 포켓에 꽂혀 있는 만년필을 집는다.
 계약서에 술술 서명하고 비스크의 포켓에 펜을 돌려 넣는다.

「괘…… 괜찮습니까? 이렇게나 순순하게」
「응. 어차피 일은 찾을 생각이었고」
「당신이 상정하고 있었던 “평범한 일”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만……」
「비스크는 어쩔 수도 없을 정도의 변태고, 성격 나쁘고 제멋대로고 지배적이고 싫은 어른이지만, 같은 저택에서 생활했는데 이 며칠 간 한 번도 나를 만나러 오지 않았어. 나랑 함께 지내는 것보다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썼다는 거잖아?」
「그건…… 뭐어……」
「나, 아이들을 위해 필사적으로 일하는 비스크를 엄청 존경하고 있어. 뭐든지 도와줄게, 비스크. 네가 아이들을 위해 하고 싶은 거라면 뭐든지」
「……고마워」

 속삭이듯이 말하며 비스크는 일어선다.
 내 옆을 지나쳐 복도로 이어진 문을 연다.
 그곳에, 굳은 표정의 하란이 서있었다.

「――들은 대로다, 하란」
「아, 아니야 비스크……! 나는 딱히 엿들은 게 아니라……!」
「묻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고 어떻게 되든 상관없고 흥미 없어. 됐으니까 올리를 데리고 가서 감사관에 걸맞는 옷을 준비해 와」
「에? 옷? 만드는 거야?」
「마을 처녀 같은 모습으로 가면 얕보이니까요」
「알겠어, 해올게. ――다행이다 올리. 일 정해져서」

 히죽 수줍은 웃음을 띠고, 하란은 내 손을 잡고 서둘러 비스크의 집무실에서 도망쳐 나온다.
 나는 하란에게 손을 붙잡힌 채 끌려가면서 휘적휘적 비스크에게 손을 흔든다.
 비스크는 문에 어깨를 기댄 채 조심스럽게 손을 흔들어준다.

 하지만 레이나씨한테 또 무슨 말 들을 것 같네에.
 비스크님한테서 소개 받은 일을 받아들인 겁니까!? 같은 느낌으로.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거절할 수 없다.

 이렇게, 내 새로운 집과, 내 새로운 일이, 내 아이들에 의해 정해지고 말았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강요당한 게 아니야.
 제안을 했고, 상담을 했고, 집도, 일도, 나는 자신의 의지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이게 현실…… 여기가 현실……」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로 정했다.
 파스토르가 꿈으로 도망쳐서 사는 걸 용서하지 않고 이 세계에 붙잡아 두었으니까 레이나씨가 말한 대로 나도 내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

「엄청 잘 어울려요. 여걸이라는 느낌이에요 올리씨」

 그런 것으로, 하란의 상관이다.
 치수를 재는 걸 마친 나는 하란과 마르스씨에 의해 상관 창고에 데려가져, 순식간에 굉장히 일을 잘할 것 같은 여자로 만들어졌다.

「으ー응 대단해…… 엄격해보여……」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본 감상이 그렇게 될 성도로 두 사람의 진단은 완벽했다.
 평소에도 살이 드러나지 않는 옷을 입는 나지만 색상은 경쾌한 걸 고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마르스씨와 하란이 나에게 입힌 옷은 검정! 회색! 짙은 감색! 흰색! 같은 느낌으로 한 치의 빈틈도 없는 능력 있는 여자라는 느낌이 흘러넘친다.

「하지만 기성품으로 이렇게 완벽하게 할 수 있으면 새롭게 만들 필요 없지 않나?」
「아니, 비스크 집의 문장을 수놓은 옷을 감사관의 제복으로 몇 벌인가 만들어 두고 싶대. “벽옥” 하이드키아의 문장이 들어간 옷을 입으면 어지간한 바보가 아니면 손을 대지는 않을 테니까」
「그럼 이 옷은?」
「올리의 평상복」
「좀 더 편한 게 좋아!」
「감사관이 되면 절대로 이곳저곳에서 접대나 뇌물을 위해 다과회에 불려갈 테니까! 방문객도 늘어날 거고, 그럴 때에도 엄격하게 보이는 옷 입었으면 한다고」
「아ー 그치만 남장 감사관이라는 것도 엄청 멋지고 좋지 않습니까? 조사하러 갈 때는 제복 입고, 집에 있을 때는 지금처럼 바지랑 블라우스라도……」
「마르스! 괜한 말 하지 마!」

 하란이 당황해하며 혼냈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재빨리 마르스씨의 옆에 서서 전면적으로 마르스씨의 의견을 긍정하는 자세를 보인다.
 하란은 겨우 내 남장 버릇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지, 실패해서 원망스럽다는 눈으로 마르스씨를 노려본다.

「뭐뭐 대장……! 남장하고 있으면 괜한 영업을 하는 것도 힘들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그쵸? 엄격한 여걸 같은 옷 입고 있으면 남자에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돼서 이상한 색남을 보내올지도 몰라요」
「……일리 있네」

 하란은 진지하게 생각하다 휙 상관 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대량의 옷을 안고 돌아온다.

「남장으로 더더욱 위엄 있는 느낌을 내려면 아무런 바지랑 블라우스가 아니라 제대로 신념을 가지고 있고 그걸 입고 있다고 생각되는 쪽이 훨씬 낫고, 드레스랑은 반대로 다소 화려한 쪽이 위압감이 생겨」
「나, 대장의 그런 전환성이 빠른 점, 엄청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남장은 엄청 야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 다리랑 엉덩이 라인 그대로 드러나는 게 거의 알몸이지」
「이 논리라면 하란이랑 마르스씨도 하반신 알몸이 되는 건데……」

 우리는 왠지 모르게 서로의 하반신을 주시하고 만다.
 마르스씨는 「잠깐, 힐끔힐끔 보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스커트로 하반신을 가리고, 하란은 그런 마르스씨한테서 스커트를 빼앗으며 「기분 나쁜 짓 하지 마」라고 혼을 낸다.

 나는 하란이 가지고 온 은자수의 파란 쟈켓을 바라보며 「영화에서 흡혈귀가 입을 것 같아」 같은 것을 생각하며 살짝 소매를 넣어본다.

「아, 올리 그거 엄청 어울려. 귀여워. 좋아」
「아ー 안 되겠네요 이거. 올리씨가 이거 입고 “나(僕)”라고 하면 아저씨들 전원 즉시 함락될 것 같아요」
「나도 밟히고 싶어……」
「아직 낮이라구요 대장」
「올리 밤까지 여기 있지 않을래?」
「있는다고 해도 밟지는 않을 거니까 말이야?」

 터무니없는 곳에 오고 말았다.
 구해줘 레이나씨.

「농담이야. 마르스, 짐을 마차에 실어둬. 올리는 돌아가는 마차가 준비될 때까지 케이크랑 차 마시면서 쉬어」
「아, 저기. 나 돌아가기 전에 새로운 집에 가보고 싶어」
「……응? 비스크한테서 못 들은 건가?」
「응?」
「올리는 오늘부터 새로운 집에서 생활할 거야. 비스크의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아」
「그, 그렇구나……!? 갑작스럽네……」
「뭐, 서두르고 싶은 거겠지. 아마, 올리를 가능한 한 빨리 그 저택에서 나가게 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해」
「왜?」
「약점이 되니까. 라고 할까, 사실은 그 저택에 데리고 가는 것도 싫었던 거 아닐까…… 뭔가, 흐름적으로 데리고 가버렸지만」

 나는 고개를 기울인다.
 하란은 쓴웃음을 짓는다.

「올리를 인질로 잡히면 비스크는 아무것도 못하게 돼. 아아 그렇지. 이거 먼저 말해두겠는데 당분간 비스크의 “계집질” 기사 같은 게 나갈 거니까」
「계, 계집질!? 비스크가!?」
「고아원 원장은 그로우의 딸에게 구혼했지만 갑자기 “벽옥”을 상속한 결과, 하급 귀족의 딸에게는 더 이상 아무런 흥미도 없어진 것 같다는 소문을 퍼뜨리지 않으면 올리가 재산 목적인 녀석들에게 노려질 수 있으니까」
「그…… 그렇구나……」

 그런가, “벽옥”의 호칭은 고아원의 원장 같은 거랑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의 권력이 있으니까 말이지…….
 60군데나 있는 고아원에 기부금을 줄 수 있을 정도이고, 왕도에 있는 집도 덥썩 사줬을 정도고…….

「뭔가, 먼 존재가 되어버렸네……」
「나는 거래 상대인 대귀족이 생겨서 감사하지만 말이야」

 내가 느릿하게 중얼거리자 하란은 농담을 하며 히죽 웃는다.
 내가 마주 웃자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며 다과를 준비하기 위해 멀어져 갔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