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를 아십니까
「잠자는 공주의 우울과 한때 아이였던 보호자들」 98화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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それほど悪い気はしない
파스토르의 예언대로, 그리고 내 예상보다 훨씬 빨리 하이드키아 가문이 마차를 보내왔다.
귀빈을 태우는 상자 모양의 마차와, 아픈 사람을 태우는 황마차.
파스토르는 나를 호화로운 마차에 밀어 넣고, 자신은 「의사의 의무다」라며 레그너스씨와 함께 황마차에 올라탄다.
참고로, 심야보다 더 심야인 심야다.
이런 시간에 일을 시키게 되다니, 마부분들에게는 정말 죄송하다고 생각하기야 하지만 내용물이 올빼미씨가 되어버린 “폭식의 레그너스”를 그대로 파스토르의 병원에 재워두거나, 하물며 로그레아 가문의 저택에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하이드키아 가문의 저택에 도착하자,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각이 잡힌 사용인들이 마중을 나와 비스크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었다.
파스토르는 레그너스씨를 완전히 “다듬어”두었다. 즉, 사용인들에게 운반되어도 환자의 진짜 모습이 들키지 않도록 제대로 얼굴을 감춰두고 있다.
환자의 기밀 유지라고 할까, 누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은 귀족을 치료하는 의사의 소양인 것 같다.
비스크가 우리들을 위해 준비해둔 방은 저택의 가장 안에 있는 손님용 방이었다.
사용인들은 레그너스씨를 방 한가운데에 있는 침대에 눕히고 조용히 방을 나간다.
발소리가 멀어지고, 그로우가 엿듣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야생의 감으로 확인하자 침대를 둘러싸고 있던 우리들은 겨우 어깨의 힘을 빼고 머리를 감쌌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비스크였다.
「그로우로부터 어느 정도 상황은 들었습니다만…… 올리가 레그너스를 잠들게 하고, 그 결말이 마른 계곡의 마물이고, 그게 지금 다시 레그너스의 몸에 들어가 눈을 떴다……라는 해석에 틀린 점은 없는 거죠?」
「으ー응, 뭐어…… 다르게 해석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데」
올빼미씨는 머리를 덮은 천을 걷어내고 멍하니 우리들의 대화를 한 귀로 흘리며 쭈뼛쭈뼛 주변을 둘러본다.
조심하지 않으면 여기저기 휘청거리며 돌아다닐 것 같았기에, 파스토르가 막연히 그 모습을 돌보고 있다. 파스토르가 다른 사람을 돌보는 모습을 보다니, 굉장히 귀중한 장면이다.
「어떻게 할까……? 올빼미씨, 그다지 “레그너스였을 때”의 기억이 없는 것 같단 말이지. 굉장히 긴 시간을 꿈속에서 살았던 것 같으니까」
「25년의 잠에서 깨어난 직후의 당신처럼……말입니까?」
「나는 모두에 대한 것도 이 세계에 대한 것도 바로 기억해냈지만…… 올빼미씨는 어떠려나…… 모두에 대한 걸 “알고 있다”는 느낌이긴 한데」
애초에 꿈속에서의 시간의 개념이 너무 애매하다.
나는 「25년 동안 꿈속에서 지냈다」라는 나름대로 제대로 된 기억이 있지만 올빼미씨는 스스로가 꿈속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자, 올빼미씨는 평소처럼 고개를 기울인다. ――레그너스씨의 얼굴로.
「있지, 올빼미씨」
「아아」
「깨어난 느낌은 어때? 나와의 연결이 느껴져?」
연결되지 못해, 연결을 원해, 라고 반복했던 올빼미씨가 눈을 뜬 것은 레그너스씨의 몸으로 누군가와――아마도 나와――이어지기 위해서다.
올빼미씨는 일순 누운 채로 쇠사슬을 찾으려는 행동을 취했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한 손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연결이 없다」
「여긴 꿈속이 아니니까 쇠사슬이 없는 거 아닐까」
「……아아」
올빼미씨가 나를 본다.
그리고 벌떡 일어난다.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이 움찔하고, 그로우는 검을 반 정도 꺼내들었다.
「그,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돼……! 올빼미씨가 무서워하잖아」
「무섭지 않아」
「하지만 여긴 꿈속이 아니라구? 올빼미씨는 최강이 아니고, 그로우한테 맞으면 죽을 걸?」
「죽음」
올빼미씨의 금색 눈이 빙글 천장을 더듬는다.
그리고,
「꿈의 끝이다」
라며 미소짓는다.
몸이 굳을 정도로, 위험하다――.
「죽음을 원한다면 내가 지금 당장 이뤄줄까?」
「그로우 조용히 해」
나는 올빼미씨한테서 시선을 떼지 않고, 베드 사이드로 다가간다.
금색 눈동자――하지만 레그너스씨의 눈은 깊고 깊은 자주빛을 띈 감색이었다.
내가 그 뺨에 손을 뻗자, 올빼미씨는 온화하게 눈을 가늘게 뜬다.
손가락이 올빼미씨의 뺨에 닿기 직전――누군가가 내 손을 잡았다.
에? 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자 도저히 견딜 수 없다는 표정의 비스크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비스크? 왜?」
「확실히 저는 당신을 포기한다고 말했습니다」
「응? 응……」
「그렇다고 해서 눈앞에서 다른 남자에게 닿는 당신을 평온하게 볼 순 없어」
얼이 빠지고 말았다.
나는 올빼미씨를 “남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비스크의 말을 잠시 이해하지 못했을 정도다.
웃어넘기려 했지만 그렇게 하면 연하의 여자와 붙어먹으면서 「걔는 여동생 같은 거고 여자로 보고 있진 않아」라고 하는 무신경한 남자친구 같은 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 꾹 참는다.
「미안, 조심할게」
「부탁드립니다」
「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에스코트로, 그로우가 비스크가 잡고 있던 내 손을 빼낸다.
파스토르는 그런 우리들의 대화를 곁눈질로 보고 「쓸데없긴」라며 한숨을 쉬고 일어선다.
「바보 같은 질투심으로 견제할 틈이 있다면 본론으로 들어가기나 해 “참견쟁이”. 네가 우리들을 불렀잖아」
「잘난 듯이 말하는구나. 내가 멈추지 않았으면 너나 하란이 유혈 사태를 일으켰을 텐데」
「나는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야」
「나는 주먹 쥐었지만」
「네가 멍청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야!」
하란이 각진 보석으로 장식된 다섯 손가락을 바라보며 참견을 하자, 파스토르는 짜증난다는 듯이 하란을 노려본다.
하란은 그런 파스토르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어쨌든 비스크가 멈춰줘서 다행이야. 올리가 스스로 레그너스에게 닿는 건 보고 싶지 않아. 라고 할까, 그로우는 언제까지 올리의 허리를 안고 있을 건지, 라고 생각하고 있어 지금도」
「나는 그 누구도 아닌 비스크 본인으로부터 올리의 호위자로 임명받았다. ――덧붙이자면 협정도 어기지 않았어」
우와아, 강한 패를 내네…….
파스토르는 완전히 창백해졌다.
하란은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비스크가 시선으로 입을 다물게 했다.
그로우의 완승이다. 양식 있는 어른의 웃음이 눈부셔서 기분 나쁘다.
아무리 완승이라고 해도 나를 모델로 쓴 에로 소설을 출판한 죄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우리 공주는 내가 아무리 헌신의 마음을 보여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군」
「지금가지의 축적분의 마이너스가 말이지이」
「하지만, 짖어대는 개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자, 어쩔 거지? 당신을 위해 내 꿈에 나타나, 당신의 꿈에 살고, 아마도 당신을 위해 깨어난 올빼미다. 그렇다면 가야 할 길도 당신이 인도해줘야겠지」
나는 장소를 제공해준 비스크를 힐끔 본다.
시선을 눈치 챈 비스크는 조금 곤란한 듯이 눈썹을 팔자로 하곤 「부디 좋으실 대로」라며 나에게 손바닥을 펼쳐보인다.
나는 다시 베드 사이드에 앉는다.
「올빼미씨는 어떻게 하고 싶어?」
「연결을 원해」
「나와의?」
「세계와의」
금색 눈이 나와 내 뒤에 펼쳐진 세계를 보고 있다.
「무겁고, 괴로워. 선명하고, 눈이 멀 것 같아」
「이상하네. 올빼미씨는 레그너스씨로서 “여기” 있었는데」
「없었다」
「없었던 거야?」
「단지, 존재했던 적이 있다. 나의 누군가가, 과거의 어딘가에서」
「있지 올리. 이 녀석 항상 이런 느낌?」
하란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올빼미씨와의 대화는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난해하다.
「오늘 대화는 꽤 알기 쉽게 해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꿈속의 부조리한 이벤트도 발생하지 않고」
「그 꿈속에서 어땠다느니 하는 것도 말이야, 솔직히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할까」
「가장 부조리하고 엉망진창인 꿈을 꾸고 있으면서?」
놀라서 되묻자, 하란도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본다.
「나 꿈의 내용 같은 거 그다지 기억 안 나니까」
「에? 하지만 꿈속에서 나랑 이야기했던 건 기억하지?」
「뭐어…… 응ー…… 그치만 어렴풋이려나. 무슨 얘기 했는지까지는 기억 안 나고, 지금은 정말 이야기 했는지 아닌지도 애매하다고 할까……」
「정말!?」
「부서져있어」
올빼미씨가 툭 내뱉는다.
금색 눈이 하란을 본다.
「연결이 없어」
「이거, 내 꿈에 대한 거?」
「에ー 그러니까…… 뭐…… 그렇겠지……」
「에에……? 나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거야 평소에」
「조……금 여기선 설명하기 그러려나아…… 다른 사람들의 꿈도 상당하지만」
비스크와 파스토르는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에 대한 꿈이고, 그로우는 나를 죽이는 꿈이고, 전부 누설 엄금이란 말이지…….
하지만 하란은 뭐라고 할까…… 내가 하란을 탓하면서 죽는 꿈을 꾸고 있는 거고…….
「꿈을 볼 건가?」
갑자기 올빼미씨가 평소의 질문을 내뱉는다.
하지만 그 물음은 내가 아니라 하란을 향하고 있다.
하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뭐라는 거야 이 자식」이라는 눈으로 올빼미씨를 내려다본다.
「꿈이라고 알고 있는 꿈이라면, 고통을 느끼지 않고도 깰 수 있다」
「……과연」
「아니,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하란이 꿈을 잊는 건 그 내용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악몽을 꾸었다, 라는 사실만이 남고 꿈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지키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면 하란의 꿈을 고칠 수 있는 거야?」
「꿈을 꿈이라 알 수 있다」
「으ー응…… 그것만으로도 진전한 걸지도……」
「나 지금 위험한 종교에 휘말렸을 때랑 비슷한 감각인데 괜찮은 거야 이거?」
결국 비스크에게 도움을 요청한 하란에게, 비스크는 복잡한 표정을 보인다.
「올리와 꿈에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는 이상, 믿을 수밖에 없는 계통의 종교네」
「비스크도 믿는다는 거야?」
「믿는다고 할까…… 뭐, 체험이 있다, 라고 해야 할까. 파스토르는?」
「나는 올리의 꿈에도 들어갈 수 있어」
자랑하듯이 말하는 파스토르에 대해, 하란은 정신이 아픈 사람을 보는 표정이었다.
그로우는 처음부터 꿈과 현실의 구별이 가지 않는 포지션이기에 아무도 의견을 묻지 않는다.
「그것보다, 딱히 그건 지금은 어찌되든 상관없잖아? 내 꿈이 아무리 위험한 악몽이었다고 해도, 나는 별로 기억하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곤란하지도 않으니까. 그것보다 그 녀석의 앞으로의 처우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지」
「우선 레그너스씨의 저택에는 당분간 돌려보내지 못하는 거지? 그 성격이니까 적이 없을 리가 없고, 이렇게 정신 못 차리고 있으면 죽임 당할 거야」
「그것도 말이지, 딱히 그런 녀석 죽는다고 해도……」
「하란」
내가 조용히 이름을 부르자, 하란이 움찔하고 입을 다문다.
「올빼미씨는 내 은인이야. 나를 깨울 방법을 그로우에게 알려주고, 또 나를 모두와 만나게 해줬어」
「그건…… 아니, 뭐어…… 그럼 파스토르 병원에 입원시켜두는 건……?」
하란의 질문에 파스토르는 싫다는 듯이 얼굴을 구긴다.
「이스쿰의 연구실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나는 보잘 것 없는 동네 의사다. 입원 환자의 침대는 두 개밖에 없고, 그 대부분은 올리가 보내는 죽음의 문턱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거라고 일부러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주길 바랐는데 말이지」
「그치만 너 레그너스의 저택에 연구실 만들었잖아. 거기라면 네가 사는 게 전제고, 레그너스도 돌보면서 덤으로 “자선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받아도 되는 거 아니야?」
반론하려고 입을 연 파스토르가 얼굴을 구기며 다시 다문다.
대신 비스크가 파스토르를 도와준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파스토르의 인내와 헌신이 불가결하다. 죽음의 문턱에 놓인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충분히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을 거야. 거기에 마른 계곡의 마물을 돌보는 것까지 강요한다면, 오히려 아이들을 충분히 케어 하지 못할지도 몰라」
「벼, 별로 못하는 건 아니야. 올리가 하라고 한다면……」
「으응. 하지 않아도 돼. 라고 할까…… 나는 하란이 해줬으면 해」
「나!?」
거의 부외자 얼굴을 하곤 지루하다는 듯이 서있던 하란은 내 말에 얼빠진 소리를 냈다.
「왜, 왜 나야!?」
「레그너스씨랑 장사 했었잖아?」
「그러니까!?」
「하란의 상관은 지금도 여러 사람들이 출입하고 있지?」
「그래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레그너스씨의 요양을 위해 친한 상인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건 그리 이상한 이야기도 아니고, 올빼미씨는 “세계와 연결되고 싶다”라고 했어. 그러니까 틀어박혀 있는 비스크 쪽보다 하란 쪽이 좋지 않을까 해서」
「그치만……!」
「내가 맡아도 된다만……」
「그건 안 되지! 지금 협박하는 거지!」
「하지만 그로우랑 올빼미씨를 같이 두는 건 너무 위험하고……」
하란에게 시선이 쏠린다.
올빼미씨의 시선도 하란에게 쏠리고 있다.
하란은 나와 올빼미씨를 번갈아 보고, 포기한 듯한 한숨과 함께 이마를 누른다.
「……그럼 적어도…… 레그너스의 인맥으로 장사해도 되지……?」
「그건 당연히 괜찮고, 올빼미씨가 인간으로서의 생활에 익숙해지면 레그너스씨의 저택으로 돌려보내도 되고, 덤으로 나도 가끔 올빼미씨 상태 보러 갈게」
「계약 성립」
하란은 반쯤 자포자기인 상태로 천장을 올려다보고는 올빼미씨의 손을 잡는다.
「잘 부탁드립니다, 올빼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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